이상한 교수(농생대 식품공학부 식품생물공학)의 실험실에서는 머리가 좋지 않은 것도, 재능이 없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 이 실험실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성실을 강조한다. 명절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교수가 상주하며 열려 있는 농생대 3호관 202호를 찾아가봤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상한 교수의 연구실 속으로 오후에 찾아간 식품효소생물공학연구실(이하 연구실)은 조용한 분위기 속 연구원들이 각자의 할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해 총 19명이 속한 연구실은 이 교수의 쓰라린 유학 경험으로 인해 늘 배려는 있되, 차별은 없다. 연구실 운영은 한 마디로 ‘자율’이다. 연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연구원 자율에 맞기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도록 한다. 연구실에서 한 유학생이 자신은 어떤 연구실과 협업해보고 싶고, 자신이 해보고 싶은 연구는 무엇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모습에서 연구에 대한 애정을 지켜보는 사람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연구실의 공간은 19명의 연구원을 수용하기에 부족해보였다. 실제로 한 연구원은 “사람이 많아도 실험을 활발히 할 수 없는 구조라 아쉽다”고 말했다. 효소부터
잔상 32代 한줄 버스 밖으로 흩어지는 불빛들은 누굴 닮아 그저 아름다워 손을 뻗어 만지면 안개가 걷히듯 사라졌다 한참을 바라보다 눈을 깜빡이면 너는 잠깐이나마 나의 앞에 있고 다시 깜빡이면 너는 더욱 가까이에 이내 팔을 뻗어 너를 안으면 너의 체온만이 남아있고 이내 나는 눈을 감고 너를 그리지만 너의 잔상만이 머리에 가득했다 같이 취했던 잔 속에 오늘은 혼자 젖어서 웃기만 할 뿐 완전한 너는 없었다 같이 맞이하던 늦은 오후의 햇살은 그저 철 지난 겨울이불만 어루만지고 머릴 마주본 칫솔 사이엔 우리는 잔상으로 남아있다 김경원 안녕하세요. 국어국문학과의 시 학회의 장을 맡고 있는 15학번 김경원입니다. 저희 학회는 매주 1회 시를 보고, 쓰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시로 시작해서 시로 끝나는 시간, 서로의 창작에 조언을 더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시간, 길어질 때는 여섯 시에 시작해 아홉 시에 끝날 때도 있답니다. 그래도 아무도 피곤해 하지 않습니다. 저희 학회는 1년이 지나면 학회에 소속한 학우에게 시명을 정해줍니다. 위의 시에 있는 ‘한줄’ 또한 제가 받은 시명이구요. 매년 새로운 시명이 태어난답니다. 저는 보통 사람의 감정을 주제로 시를 쓰는
<떠나자 기차마블 고정란 규칙 소개> -기자들은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만큼 칸을 이동해 선택되는 역을 여행합니다. -전체 마블 칸은 총 20개로, 모두 경상권의 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블 칸의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개강호 이후 지면에는 마블 칸 전체가 실리지는 않습니다. -마블의 한 바퀴 전부 돌아도 10회 연재가 끝나기 전까지 계속 반복합니다. -중복되는 역이 걸렸을 경우에는 다시 주사위를 던집니다. 함께 떠나 봐요~ ※기차마블 게임판은 경북대신문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됩니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호국의 다리’는 한국전쟁의 상흔을 드러내는 역사적 가치를 지녔다. 더위가 한풀 꺾여 근교로 여행하기엔 수월한 날씨다 싶었다. 동대구역에서 왜관역까지 무궁화호를 타고 20분, 학교에서 시내 가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었는데 역에 도착하니 어느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읍’이라기에 여느 시골을 생각했지만 역 앞의 키 작은 건물들은 프랜차이즈로 빼곡했고, 왜관시장에 장이 서는 날인지 시장 쪽으로는 사람들이 북적댔다. 빗방울이 점차 굵어지기 시작했다. 소나기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성 베네딕도
△인도를 차지한 입간판들 북문 거리 인도 양쪽에 입간판이 서 있어 차도 위로 밀려난 사람들, 차도 위를 걷는 사람들 뒤로 차가 다강고 있다
이제는 자주 듣게 될 말이다. 지난달 5일부터 각 건물마다 번호가 부여됐다. 건물번호 부여 기준에 대해 알아보고 이와 동시에 진행한 건물 공식 명칭 정리와 이에 대한 논란을 살펴본다●
▲제한시간 30초 인질들을 구하라! 지난 24일 본교 상주캠퍼스 10호관 앞에서 상주시에서 진행한 대형복합테러대비훈련이 진행됐다. 군인들이 테러범을 제압하고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학생회의 의무는 무엇인가? 당신은 본인이 노력한 만큼의 대가도 없이 ‘봉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인해 결과보다는 과정에 도취해 ‘열심히 했다’며 생색내고 있지는 않은가?’나는 작년 2학기에 본지에 기자로서 몸담게 되기 전부터 과 학년대표로서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자 활동 약 1년 차에 접어든 지금, 나는 아직도 과학생회에서 부학생회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1년 반에 걸쳐 학생회 활동을 하며 여러 번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 있었다. 내가 최선을 다해 학우들의 권리와 편의 증진을 위해 애쓰고 힘써도 결국 그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나의 노력과 땀보다는 객관적인 결과라는 것이었다. 객관적인 결과만을 바라본 그들의 쓴 소리가 내게 긍정적인 피드백 작용을 한다기보다는, 내 노력을 몰라준다는 생각에 ‘울컥’ 억울함부터 치밀게 했었다. 그리고 그런 쓴소리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은, 스스로가 학생회에게 쓴소리를 할 ‘의무’를 지니게 되는 ‘학보사 기자’의 타이틀을 달게 된 직후부터였다. 관점의 전환은 생각보다 너무 빠르고 쉬웠다. 반대의 입장을 겪어봤는데도 그랬다. 내겐 억울함의 표현이었던 ‘울컥’하는 감정의 표출을 직접 당해보니 달리 느껴
초등학교 때 쓰던 일기. 각종 행사 때마다 찍어둔 사진. 방을 치우다가 가끔 이런 것들을 발견하곤 추억에 젖어 되돌아본다. 짝사랑에 대해 쓴 글, 친구와 싸웠던 일 등 추억이면서 동시에 부끄러운 일들도 떠오른다. 일기를 쓸 때는 즐거웠던 일, 사진을 찍을 때는 가장 예쁜 모습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해서 최대한 꾸며서 쓰게 되었던 것 같다.언론의 기록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자랑스러운 일일 경우 언론의 조명을 받으려 한다. 또, 그렇게 기록되어 지나간 영광의 시간들을 다시 떠올려볼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것은 또한, 미디어의 역할이다. 기록을 통해 후대에 지혜를 전달하고, 스스로도 잃어버리지 않는 기억을 남겨두는 일을 한 것은 인간을 지구상에 군림하는 최고의 왕으로 만들었다.더구나 지금은 별 뜻 없이 사진 찍고 짧은 글을 남겨도 기록이 되는 세상이다. 단지 일회성의 기록으로 보일지라도 그 기록들이 모이고 모이면 방대한 데이터가 된다. 데이터는 나의 추이를 보여주고 나의 추억도 되새겨준다. 누군가는 “기록하는 삶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찾기 때문이다.나날을 기록하는 언론은 아름다움만 남길
사뿐사뿐 근대로 밤산책 대구 중구에 위치한 근대의 거리들은 밤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대구 야행 행사를 통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대구 근대로의 밤 모습을 보러 사뿐사뿐 산책을 떠났다. 대구의 밤거리는 익숙했던 근대로 풍경에 새로운 옷을 입힌 듯했다● ▲대구 야행 때 특별히 개방된 유형 문화재 제24호 선교사 스윗즈 주택의 야경 ▲대구 야행 개막식. 계산성당을 배경으로 시민들이 개막식 퍼포먼스를 위한 노란 풍선을 들고 있다. ▲근대로를 밝히는 청사초롱을 보며 어두움 속의 따뜻함을 느낀다. ▲청사초롱도 이쁘지만 제가 더 이뻐요! ▲손을 잡고 ‘90계단’을 오르는 두 남녀, ‘너도 나처럼 설레니?’ ▲뮤지컬 ‘시간여행 1925’를 공연하는 배우들의 열정적인 목소리에 관객 모두1925년으로 빠져든다.
마스터 클래스(Master Class)란 예술적으로 뛰어난 아티스트가 다수의 학생 또는 관객 앞에서 비교적 우수한 학생들을 한 사람씩 지도하는 형태를 말하는데, 명인강좌라고도 번역된다. 주로 음악분야에서 자주 행해지는 수업으로, 피아노의 거장 프란츠 리스트가 처음 시도한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아이작 스턴이나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도 이런 수업을 선호하였다. 전설의 오페라 디바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1923-1977)는 1971, 1972년 줄리어드 음대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강의한 바 있고, 미국에서는 2010년 마스터 클래스라는 TV 시리즈가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뮤지컬 대본 거미 여인의 키스(1992)로 유명한 테렌스 맥날리(Terence McNally, 1936~)는 마리아 칼라스의 마스터 클래스를 참관한 후 그녀를 주연으로 한 동명 희곡 마스터 클래스를 회상 형식으로 완성시켰다. 배경은 1970년대 줄리아드 음대의 성악교실이다. 맥날리의 희곡 마스터 클래스는 1995년 11월 브로드웨이의 존 골드 씨어터에서 레오날드 폴리아가 처음 연출하여 598회나 공연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그가 나중에 쓴 다른 뮤지컬 대본 풀 몬티(2000)와 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