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가 무슨 에일리언처럼 생겼고, 이름조차 생소한 이 곤충은 엄연히 한국에서 서식하는 곤충입니다. 가뢰는 딱정벌레에 속하는 곤충입니다. 등장 시기가 아주 이른 편으로, 가뢰가 나타났다는 것은 진정한 봄이 시작되었다는 신호와도 같습니다. 따뜻하다 못해 덥기까지 한 4월, 겨울잠에서 깨어난 가뢰들이 활동을 시작합니다. 모습이 마치 여왕개미처럼 보이기도 해서, 인터넷에 여왕개미가 아니냐는 질문이 자주 올라오는 곤충입니다.가뢰는 식욕과 색욕에 충실합니다. 이들의 일과는 하루 종일 밥을 먹고 교미하는 것입니다. 수컷은 암컷보다 덩치가 작습니다. 온종일 암컷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며 교미하려고 애씁니다. 다른 수컷도 마찬가지라 암컷 한 마리에 여러 수컷이 업혀있기도 하죠. 암컷은 그런 수컷을 신경도 쓰지 않으며 온종일 먹이만을 찾아 돌아다닙니다. 나중에 알을 낳을 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가뢰의 먹이는 식물의 잎입니다. 독초만 아니면 뭐든지 갉아먹으려고 하는데, 먹어치우는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교미를 마친 암컷은 수천 또는 수만 개의 알을 가지게 되는데, 배가 굉장히 커지면서 그 무게 때문에 배를 땅에 질질 끌고 다닙니다. 후에 땅을 얕게 파헤치고 이 알들
엊그제 스무 살이 된 것 같은데 벌써 세 번째 스무 살을 보내고 있다. 삼년 동안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느꼈으며, 매일의 실수와 아픔을 통해 배움을 얻었다. 20대에 마주한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이, 그리고 그로 인한 갈등과 고민이 나를 더 나답게, 넓고 깊게 만들어 주고 있다.20대에 얻은 첫 번째 배움은 책임과 태도이다. 맡은 역할이 늘어갈수록 나는 책임과 태도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경북대신문 기자로, 경북대기독센터의 부장단으로, 그리고 아르바이트생으로 살아가다 보니 매일 크고 작은 갈등에 부딪혔고, 내 안의 두려움과 직면해야 했다. 인터뷰 요청은 떨렸고, 꺼내기 어려운 말도 해야만 했다. 피할 수 없는 상황들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고, 그로 인해 일을 미루기도 했었다. 하지만 결국 내게 주어진 일을 해내야만 했고 마침내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됐다. 그 속에 수많은 망설임과 마음 졸이며 보낸 시간이 있었지만 말이다. 두려움과 망설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감당하다 보니 역할을 감당할 자세와 태도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고, 내 안의 두려움에 맞설 용기와 여유 그리고 책임감을 배우게 됐다.두 번째로 감정의 표현과 절제를 배웠다. 20살, 그리고 그 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지난 7일 0시 기준 668명, 8일 700명, 9일 671명으로 사흘째 600명이 넘게 발생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4차 유행에 진입하는 초기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가 700명에 달해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숫자가 아닌 대학가를 바라보면 ‘나만 이렇게 심각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저녁 시간 대학가 술집에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만석인 곳도 있다. 식사 전엔 마스크를 착용하고, 식사 시 최대한 말 없이 먹어야 하지만, 마스크가 옆에 놓여있다는 것과 5인 이상이 한 테이블에 앉지 못한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코로나 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풍경이다. 길거리엔 삼삼오오 모여 흡연을 하며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침을 뱉기도 한다. 본교 센트럴파크에서는 낮에 여럿이 모여 음식을 먹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야외이고 단속하는 사람도 없다 보니 종종 5인 이상이 모이는 경우도 있다. 꼭 필요한 모임이냐고 물어보면 ‘이런 게 대학생활의 재미니까’, ‘그동안 많이 참았으니까’, ‘봄이니까’ 등 명분이 다양하다. 상황의 심
외교춘투(外交春鬪)가 한창이다. 화쟁(花爭)으로 벌나비를 유인하는 꽃처럼 국가도 궁합이 맞는 상대를 찾아 짝짓기에 여념 없다. 특히 2021년의 봄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수렁과 보릿고개를 건너야 하는 시기라 더 예민하고 치열하다. 외교혈전의 선발주자인 미국과 중국은 지난 3월 18일 알래스카에서 첫 고위급회담을 가졌다. 미국 바이든 신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상봉을 위한 준비회담이었다. 대결이 될지 대화가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선제공격했다. 신장지역의 인권문제, 홍콩의 민주주의, 대만독립 문제를 비롯하여 민주주의와 보편적 가치수호를 명분으로 대중국 압박전선을 형성하겠다고 공언했다. EU, 영국, 캐나다 등의 동맹국들을 대오에 도열시키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고는 중국이 세계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를 들어 공개적으로 ‘적’이라 지목했다.기습을 당한 중국은 즉각 맞대응했다. 허를 찔린 양제츠가 원색적인 비난을 길게 토해내면서 미국의 공격을 내정간섭이라 역공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상황과 의회난입사건을 들추며 미국주도의 쿼드와 한미일2+2회담에 맞서 북한, 베트남, 러시아와의 사회주의 동맹
남들과 다를 것 없었다. 어머니 손을 잡고 걸으면 저 차가 어떤 차인지 조잘조잘 이야기하곤 하였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텔레비전을 켜고 로봇이 나오는 만화영화에 빠져들기 일쑤였다. 그 중 제일은 공룡이었다.난생 처음 본 영화 <쥬라기공원>. 네 살짜리 어린 아이는 그 후로 공룡 백과사전을 늘 품에 끼고,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려운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우기 시작하였다.남들과 다를 것 없었다. 누구나 그랬듯이, 으레 그 나이대 남자아이들의 공통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공룡,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서 백악기 말까지 지구에서 가장 번성했던 육상 대형 파충류. 약 1억 9천만 년 동안 지구를 지배한 생물체. 공룡보다 거대한 육상 동물은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룡을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랜 기간 동안 지구를 지배해온 거대한 존재는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상할 수 있다. 학자들이 남겨진 자료를 가지고 추측한 것을 바탕으로, 공룡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떻게 살아갔는지. 상상의 매력은 어린아이를 사로잡기 충분했다. 아이는 그 공룡을 간직해 눈으로 담고 싶어졌다. 어머니를 졸라 공룡 피규어를
지난 1일 2021 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시작됐다.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마라톤 대회이며, 대구광역시와 대한육상연맹이 주최하고 대구광역시체육회와 대구육상연맹이 주관한다. 부문은 ▲엘리트 국제 ▲마스터즈 ▲해외 거주 참가자 3개로 나뉘었다. 모든 부문은 대구국제마라톤대회 전용앱을 통해 마라톤 기록을 저장할 수 있다. 엘리트 국제 부문은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마스터즈 부문과 해외 거주 참가자 부문은 30일까지 완주하면 된다. 마스터즈 부문에서는 기간 내 완주한 마스터즈 중 추첨을 통해 금호강 자전거도로(KAAF공인코스)에서 달리는 기회가 주어진다.해외 거주 참가자 부문을 제외한 모든 참가자에게는 아래 사진과 같이 기념 메달을 포함해 내셔널지오그래픽 티셔츠, 배번호, 에너지바와 마스크, 스페셜카보젤 등의 기념품이 제공된다. 본교에도 2021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있다. 마스터즈 부문에 참가한 이유리(자연대 지구시스템 19), 정예람(예대 국악 19)를 만나봤다● Q. 이번 2021 대구국제마라톤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정: 인생에서 한 번쯤 마라톤을 뛰어보고 싶었는데 언택트 마라톤이라 부담 없이 신청했다. 한 번에…
얇고 부드러운 천으로 가볍게 한 번닦는다. 육안으로 보이는 먼지는 브러쉬로 살살 털어 주어야 한다. 이물질 제거가 끝나면 동그란 플래터 위에 올려놓은뒤 톤암을 들어올려 소리골과 바늘의 위치를 맞춘다. 스위치를 돌려 해당 음반에 알맞은 재생 속도를 선택하면 플래터가 그에 맞춰 회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심스레 레버를 내려 주면, 바늘과소리골이 맞닿으며 음악이 시작된다. 여기까지가 LP, 즉 롱 플레이 레코드(Long Playing Record:장시간 음반)로 음악을 듣기까지의 과정들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글로 묘사해 보니 드는 한 가지 생각은 '참 불편도 하구나.'터치 한두 번으로 원하는 음악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음반을 구매하고 먼지를 털어내고 또 재생 속도까지 직접 설정해 주어야만 겨우 음악을들을 수 있는 이 아날로그 방식은 가혹하리만치 불편하다. 그런데 왜 세상은 이렇게 불편한 방식에 열광하는 것일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릴 뻔한 얇은 플라스틱 알판들이 취미의 수면 위로 둥실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지구 반대편의 뮤지션이 발표한 곡이라도 원한다면야 곧바로 들을 수 있는 세상속에서, LP 수집가들은 기이하게도
어렸을 적 초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지토’라는 초록색 외계인이 나왔다. 지토는 집에 누워서 화면을 보며 수업을 듣고, 의사를 만나지 않고 진료를 받았다. 초등학생의 나에게 지토의 이야기는 공상영화였다. 그런데 2020년, 나는 지토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변화가 그렇듯이 처음의 나는 지토처럼 사는 것이 쉽지 않았다. 어렸을 때는 대단한 과학 기술이구나 했는데 대단한 것은 지토였다.이 새로운 일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고 성급하게 일어났다. 이전에도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듣기도 했지만 그것은 필요의 영역이었지, 필수의 영역이 아니었다. 이제는 화면으로 접하는 일상이 당연해졌다. 먼저,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교수님이 화면에 쓰는 글씨만을 보고, 목소리를 듣기만 하는 것은 버텨야 하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위에는 생활복을, 밑에는 잠옷을 입고 있는 나의 모습은 내가 하는 것의 구분을 모호하게 했다. 내가 하는 것이 집에서 쉬는 것인가? 공부를 하는 것인가? 강의실에서 받은 가르침은 전공과목의 내용뿐만 아니라, 같이 공부하는 학우들의 움직임, 책 넘기는 소리, 교수님의 표정, 누군가의 질문, 교수님의 설명으로 완성되는 하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