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오전 수업이 평소보다 일찍 끝난 후, 나른한 몸으로 건물을 나섰다. 대학생들에게는 너무나 이른 1교시, 교정 안은 새벽 산처럼 고요했다. 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워 해를 가렸지만 먹구름은 아니어서 하얀 천장이 생긴 듯 했다. 이 나무 저 나무로 바쁘게 날아다니는 참새들의 지저귐 소리말고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문득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아도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나무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입고 있는 옷이 서로 삭삭대며 부대끼는 소리만 울려퍼지는 백양로 거리 속에서 문득 더욱 혼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잘 없는데, 그래서 일까. 마음 속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은 이 기분에 대해 호기심이 일었다. 이 감정, 즉 외로움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인간은 자연 속에서 특히 약한 개체에 속한다. 문명이 발달하기 전 수렵이 주된 활동이었던 과거 인류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식량을 구하고 자손을 보호하기 위해 공동체를 구성해 움직였다.육체적 고통 때문에 육체적 위험을 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사회적 고통(공동체로부터의 추방) 때문에 고립의 위험을 피하도록 진화했다. 인류의 조상은 서로의 사회적 유대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본교는 올해 1년 만에 매우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지난해 총학생회 궐위 사태로 암울해보이기만 했던 학생사회는 올해 총학생회의 부활과 내년 학생회 선거운동본부들의 출마로 활력을 되찾았다. 논란 속에 대학평의원회가 설치되고 강사법이 시행됐으며, 새로운 건물들이 캠퍼스에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주요 학생사회 및 학내 사안들을 돌아보고, 2020년 본교의 예상되는 주요 사안들을 짚어봤다● [학생사회] 총학생회칙, 선거시행세칙 개정 지난 4월 2일 상반기 임시 전교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총학생회칙(이하 회칙) 제3조(회원)가 개정되면서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회원 범위가 더욱 확대됐다. 기존 총학의 회원은 ‘본교에 재학 중인 학부생’이었으나, ‘본교 학부과정에 재적 중인 모든 학생’이 총학의 회원이 된 것이다.이번 회칙 개정과 더불어 총학 및 단과대학·학부(이하 단대) 학생회의 구성 과정을 다루는 총학 선거시행세칙에서도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 위원장을 전학대회 대의원으로 편입해, 중선관위가 선거기간 외에도 상시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중선관위 부위원장 2인 중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위치한 731부대 기념관. 약 백 년 전, 이곳에서는 일제의 생체실험이 자행됐다. 죄 없는 사람들과 생화학무기를 실어 나르던 철길, 사람들은 곧 다가올 자신들의 운명을 알고 있었을까? 조재훈(사범대 역사교육 17)
17세기 말, 뉴턴은 두 물체(질량) 사이에는 이들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이들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인 중력이 존재하며, 이 중력으로 인해 모든 별들이 서로 이끄는 힘이 작용해서 저들의 위치에서 운행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마찬가지로 18세기 말, 쿨롱은 두 개의 전기를 띤 물체(전하) 사이에는 이들 전하량의 곱에 비례하고 이들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인 전기력이 존재하며 이 전기력으로 인해 두 전하는 서로 밀거나 당긴다는 것을 알아냈다. 중력과 전기력은 서로 떨어진 두 개의 질량과 두 개의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데, 질량이나 전하가 무한히 멀리 떨어지지 않는다면 언제나 존재하는 힘이다. 그래서 이와 같은 힘을 ‘원격으로 작용하는 힘’, 혹은 ‘원격 상호작용’으로 부른다. 그러나 비틀림 저울과 같은 간단한 실험 장치로 확인되는 이 두 가지 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떻게 서로 떨어진 두 개의 물체 사이에 힘이 작용해서 끌거나 밀게 되는지, 그것도 아주 멀리까지 힘이 작용하게 되는지’ 하는 의문이었다. 다시 말하면 ‘두 물체 사이에 아무런 끈이나 막대기가 없는데 어떻게 밀고 당길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생겨나기
길었던 1년도 마무리돼가고 어느새 12월이 성큼 다가왔다. 완전히 겨울이 됐음을 알리듯 알록달록 들었던 단풍들도 하나둘 떨어져가고 대부분의 학우들이 두꺼운 코트나 롱패딩을 입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기말고사도 어느새 한 주 앞으로 다가와 학생들은 각자 나름의 계획과 방법으로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 없다. 경북대신문 제1637호 1면에서는 2020년 학생대표자 선거가 종료됐음과 함께 ‘스케치’ 선거본부가 2020년 총학생회로 당선됐음을 알리고 있다.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각 단과대의 투표율과 득표율을 표로 정리해 나타낸 점이 좋았다. 총학생회 선거가 전자투표로 진행됐기 때문에 투표하기가 더 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투표율이 절반도 되지 않아 연장투표를 통해 겨우 당선이 확정됐다는 것이 의외였다. 총학생회가 1년간 학생들을 대표해 학교를 이끌어 나가야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만큼 선거에 대한 더 많은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새로운 총학에서는 학생들이 총학생회에 충분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면에서는 새로운 호반우 캐릭터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는데 새로 뽑힌 호반우 캐릭터의 의미와 이름에 대해
본교 생활관에 산 지도 만 3년이 다 됐다. 첫 생활관이었던 긍지관.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 4명이 개강 첫날 방에서 처음 만나 어색해 하며 문화관 식당에서 아침을 먹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두 번째 생활관이었던 진리관. 운 좋게 진리관에서 가장 넓은 3인실에 배정됐고, 입담 좋은 형들을 만나 자기 전마다 방에는 웃음이 넘치곤 했다. 그리고 지금은 향토관의 조용한 새벽이 지나가고 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20대 초반 대학 생활에 생활관은 포근한 보금자리가 돼 줬다.그러나 최근 본교 생활관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달 내내 제기됐던 제44대 ‘위더스’ 관생자치회에 관한 논란과 이에 대한 관생회 회장의 무책임한 답변은 많은 관생들을 마음 상하게 했다. 관생회는 첨성관 소송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관생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쪽문 확장 문제는 관생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했다. 지난달 13일 첨성관 지하식당에서 열린 관생총회에서 관생회 회장은 관생회칙 위반 등 논란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관생회 회장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올해 관생회가 해온 업적들을 관생에게 설명하기에
지난 20대 총선 이후 ‘협치’라는 단어가 한동안 세간에 맴돌았다. 국회에서 과반수를 얻은 정당은 없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서로 120여 석을 나눠 가졌으며, 그 사이의 다른 정당들도 적지 않은 의석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이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해야 했다. 협치는 그렇게 이야기되기 시작했다. 당시 국회의장이던 정세균 의원은 협치에 대해 ‘각자의 주장에서 벗어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사람들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양보해 가는 ‘협치’를 하길 바랐다.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광화문에는 수많은 촛불과 태극기가 지나갔고, 여러 번의 단식과 한 번의 필리버스터가 있었다. 그동안 우리는 성향이 다른 정치인들이 ‘협치’하는 사례를 얼마나 보았는가?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서로 싸운 사례에 비해 얼마나 많았을까? 정확한 통계를 낼 수는 없되 그들의 타협을 보며 흐뭇해했던 기억이 없는 것을 생각해 보면 협치보다는 대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다.누구를 집어 탓하기도 어렵다. 한 정당이 어떤 정책을 제안하면 다른 정당은 깊이 검토도 하지 않은 채 반대에 나서고, 제안한 정당은 반대 의견을 들을
지난 11월 21일, 프랑스에서 아일랜드로 가는 화물 컨테이너 안에서 16명의 이주민이 살아 발견됐다는 말에, 필자는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다. 두 달 전 벨기에 제브뤼헤에서 영국 에섹스로 이송된 냉동고에서 사체로 발견된 39명의 베트남인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발 뉴스를 찾아보면, 지난 한 달 “대형화물차(lorry)에서 발견된 이주민”에 대한 소식이 예사롭지 않다. 19일에는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가는 컨테이너에서 25명이, 6일에는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가는 컨테이너에서 아동을 포함한 20명이, 4일에는 그리스 냉동차에서 41명이, 지난 10월 30일에는 벨기에를 지나는 냉동차에서 12명의 이주민이 경찰에 의해 발견되었다. 출신 국가도 이란, 수단,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베트남 등 다양하다. 이들은 왜 화물차에서 발견되는 것인가?전쟁과 빈곤으로 난민과 이주민의 숫자는 늘어나는데, 1951년 UN 난민협약을 기초로 한 거버넌스 시스템은, 빈곤에 쫓기는 “경제난민”을 난민의 법적 정의에서 제외하고도 늘어나는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난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10개국 중, OECD 가입국은 터키(1위)와 독일(8위) 단 두
‘악플’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악플은 악성 댓글(리플, reply)의 줄임말로, 인터넷상에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작성된 악의적인 댓글들을 일컫는다. 특정 인물을 향한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 저주 등이 이에 포함된다.악플은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직후부터 꾸준히 사회적 문제로 거론됐다. 단순히 누군가를 모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그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름이 잘 알려진 연예인이나 정치인, 공인의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에 대한 공격까지 받게 된다. 인신 공격적 악플은 당사자에게 모욕감을 주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만들며, 대인기피증이나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 스트레스 장애 등 여러 정신적 피해를 입힌다. 심할 경우 최근의 몇몇 연예인 사례처럼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그런데도 현재까지 악플이 근절되지 않은 데에는 미약한 처벌이 한몫했다. 현행법상 사실 적시 혹은 허위 적시 명예훼손으로 인정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과 5천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 악플 작성자를 고소하더라도 벌금형 1~300만 원 정도로 그치는 실정이다. 악플 작성자가
대구는 음악의 도시로, 매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대구국제오페라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음악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역의 음악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뮤지션들이 음악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울, 수도권으로 올라가야만 하는 중앙 집중 현상은 여전하다. 혹시 당신도 음악을 하려면 서울에 가야한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지역 뮤지션들을 위한 아카데미가 개최된다면? 지역 뮤지션들을 위해 앨범 발매는 물론 쇼케이스를 열어주는 곳이 있다면? 바로 대구시에 그런 곳이 있다. 지금부터 그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음악창작소란? 음악창작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역콘텐츠진흥팀이 주관하는 사업이다. 음악창작소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음악인들의 자유로운 활동 공간을 지원하며 다양하고 실험적인 음악창작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음악창작소로 ▲서울 ▲부산 ▲대구 ▲광주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전국에서 총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대구음악창작소 1) 비전과 슬로건지역 대중음악산업의 거점공간인 대구음악창작소는 대중음악산업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함으로써 자생력을 가지고 음악의 꿈을 빚어내고자
▲올해 5급 공채 일반 행정직에 합격한 본교 이성식(좌) 씨와 박인혜(우) 씨가 카메라를 향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5급 공채 일반 행정직에서 본교 박인혜(행정 15), 이성식(행정 14), 김동하(약대 약학 12) 씨가 합격했다. 특히 박인혜 씨는 본교 행정학부가 개설된 이래 첫 수석 합격자다. 행정고시는 ▲제1차 선택형 필기시험(PSAT) ▲제2차 논문형 필기시험 ▲제3차 면접으로 나눠 진행된다. 3명의 합격자 중 박인혜, 이성식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행정고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박인혜(이하 박): 행정학부에서는 1학년을 대상으로 논술대회나 PSAT 모의고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시험을 쳤을 때 생각보다 결과가 좋았다. 이후 교수님들이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모아 행정고시를 쳐볼 것을 설득하셨고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이성식(이하 이): 사기업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에서 느껴지는 성취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후에 직업을 가진다면 공무원이 하고 싶었다. Q. 합격했을 때의 소감은? 박: 많은 경우 2차 시험만 합격하면 3차 면접의 경우 무난히 통과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합격했다는 느낌을 받은 건 2차 합격 이후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본교 자연과학대학 본관에서 자연과학대학 2차 콜로키움(이하 콜로키움)이개최됐다. 콜로키움에서는 ▲과학으로 탐사하는 심해 ▲노벨 생리의학상 해설 ▲아벨상 해설 ▲노벨 화학상 해설을 주제로 한 강연이 진행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김웅서 원장은 ‘심해, 과학으로 도전한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원장은 “심해는 우주보다 가기 어려운 곳이자 내려갈 때마다 새로운 생물들이 발견되는 신비로운 곳”이라며 “심해탐사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양신산업 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노벨 생리의학상 해설을 맡은 본교 조동형 교수(자연대 생명과학)는 ‘산소농도에 따른 세포반응’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저산소 환경은 암의 전이를 더 빠르게 만들기 때문에 저산소 상태에서도 버티게 하는 저산소유도인자인 HIF-1α를 억제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노벨상의 연구내용”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암 치료제를 개발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019년 아벨상 수상자’를 주제로 발표한 이민기 교수(자연대 수학)는 “카렌 울렌백 명예교수(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수학과)는 기하학을 해석학을 통해서 분석한 연구를 인정받아 수상한 것”이라며 “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