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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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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고맙습니다>라는 드라마를 챙겨보게 됐다. 미혼모인 주인공이 에이즈에 걸린 딸아이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돌보며 작은 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요즘 드라마답게 인터넷을 통해서도 활발한 피드백이 이뤄진다. 특히 ‘에이즈 바로 알기’라는 게시판이 있어 관심이 갔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 함께 운영하는 이 게시판은 사실 다른 시청자 게시판에 비하면 참여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에이즈에 대한 일반의 오해를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실제 에이즈란 병에 맞닥뜨렸을 때의 대처방안 및 건강관리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설명이 들어 있다. 실제 누리꾼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질문게시판도 마련했다. 그러한 노력으로 말미암아, 적어도 이 게시판을 이용하는 이들만큼은 에이즈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줄여나가는 것 같았다. 새삼 인터넷과 TV 드라마의 힘을 느꼈다.

인터넷은, 적어도 포털 사이트의 뉴스 댓글만 봤을 때는 온갖 험담과 극단적인 집단 심리가 드러나는 위험한 매체다. 또 드라마는 대체로 시청률을 위해 다소 자극적으로 제작돼 시청자가 무의미하게 눈물을 쏙 빼거나 폭소를 터뜨리게 만들려 한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어떤 프로그램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의 편견을 똑바로 바라보고 거기에 대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노력은 TV 방송이나 인터넷 게시판이라는 매체를 통해,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교훈적인 색조를 띠지 않고 이용자의 머릿속에 스며든다.

이처럼 사회의 편견을 깨려는 매체의 시도는 최근 이곳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깝게는 사회면에서 다룬 성서공동체FM의 라디오방송 ‘담장 허무는 엄마들’도 그 일환이다. 장애인과 그 부모들이 만들어나가는 이 방송은 그 구성 방식의 자치성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편견의 대상이 돼 온 이들 자신이 직접 스스로를 알리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 프로그램 이외에도 성서공동체FM의 방송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주민들, 혹은 이주노동자처럼 소외받아 온 사람들이 직접 방송을 제작하며 자신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누군가의 고정관념을 자극하고, 불편하게 하는 작은 목소리들이 심심치 않게 우리 귀에 들려온다. 이 목소리들은 상황에 따라 외면당하거나 홀대받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변화의 불씨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자신들을 향하는 편견을 깨기 위한 사회의 크고 작은 움직임들에 대학생들이 더 많이 신경 쓰고 불편해하길 바란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그 일원이 됐으면 좋겠다. ‘다양성 있는 사회’란 정의 내리기 어려운 단어지만, 태생적 환경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밖에 없었던 목소리들이 윤색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들려오는, 그리고 그것이 존중받는 사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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