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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

■시행령의 문제점-“보호 법안에 노동자 보호 없어”

시행령 수정·법안 통과, 반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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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많은 이들의 우려 속에 통과돼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비정규직 법안. 관련 시행령 또한 지난 20일 입법이 예고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안 내용에 노동자·고용주 모두 불만

고용주 측은 비정규직 법안에 파견 허용 업종을 늘리고 기간제 근로자 사용 제한에 예외 규정을 두는 등 계속해서 노동 유연성을 확대해 달라고 주문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노동계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남용을 방지하자는 법안 자체의 취지를 들어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결국 노동부는 지난 20일 합법적인 파견 노동 업종을 3개 늘리는 등 비정규직이 이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행령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경영자 측은 파견 허용 대상자의 확대 폭이 예상보다 적다며 불만을 표했다. 반면 노동계는 파견 업종이 일부 확대된 것과 박사 학위자 출신의 전문직 특례 조항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년만 지나면 정규직?

기간제법에 대해 정부는 계약 기간상 2년이 지나면 무기 계약 근로자로 전환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이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김대용 씨는 “이 법안이 7월부터 시행될 경우,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고용주는 노동자가 2년을 채우기 전에 그들을 해고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매년 재계약을 통해 계약 기간을 연장해 오던 노동자들까지도 한꺼번에 정리 해고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7월부터 이 법안이 시행된다는 말에 많은 기업들이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애초에 계약을 짧게 체결하는 등 고용 불안성을 더 높이기도 했다.

파견제 노동자에 대해서는 현행 26개 업종 1백38개 직종을 29개 업종 1백87개 직종으로 늘려 불법 파견되고 있는 업종 몇몇을 합법화했고, 이후 불법으로 파견되는 사례가 적발되면 처벌을 강화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의 처벌은 적발 건수로 매겨지는 데다 적발시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가로 처벌 수위가 낮게 결정됐다. 오히려 합법적인 파견 노동자 수만 더 늘어남으로써 파견된 회사와 실제 고용된 회사에 이중으로 착취당하는 비정규직을 양산할 위험이 생긴 것이다.

현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도 마련됐지만, 그 내용이 애매해 양측이 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 게다가 차별당한 노동자 당사자만이 노동위원회에 재소할 수 있고 노조 측에서 이를 대신해 줄 수 없어, 실제 4~5년씩 걸리는 법정 공방을 개인의 힘으로 감당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시행령 수정”과 “법안 시행 반대”

민주노총은 ▲기간제 노동자 사용 사유 제한을 분명히 명시할 것 ▲파견제 합법화 업종 수를 줄이거나 불법 적발시 처벌을 강력히 할 것 ▲특수고용직의 노동자성을 인정해 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대용 씨는 “현행 시행령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실효성이 없고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오히려 비정규직이 양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법안 내에서의 문제점 지적에 그치지 않고 법안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지현 사무처장은 “현재의 비정규직 법안으로는 전체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을 80%라 가정했을 때 이를 70%로 줄이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안 내부 규정을 구체화하는 게 아니라 비정규직 법안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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