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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헌법, 국민에게 친근한 정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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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 주목 받고 있다. 탄핵안 사건과 수도권 이전 논란을 거치면서 현행 헌법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 헌법의 역사와 의미를 짚어 보자.

‘통치 위한’ 개헌의 역사
‘국왕도 법대로 하도록’ 규제하는 헌법이 만들어진 것은 유럽의 시민 혁명 때부터다. ‘영국 명예혁명’을 시초로 하여 ‘미국 독립 혁명’과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져 온 정신이 드러난 인권선언문은 헌법이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졌음을 명확히 보여 준다.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은 1948년 제헌 국회에서 만든 제헌 헌법이다.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과 일본의 메이지 헌법을 본뜬 이 헌법은 제정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으며 기본권 보장에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영록 교수(조선대 법학)는 “제헌 국회의 중심 세력은 보수 우익 세력이었다. 당시 반공 이데올로기를 우선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해방 이후의 여러 쟁점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충분히 수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헌법이 어렵사리 제정된 뒤에도 아홉 차례에 걸쳐 개정됐다. 그러나 그것은 시민의 권리보다는 위정자의 욕심에 따른 경우가 많았다. 조홍석 교수(법대 법학)는 “박정희 대통령 때만 해도 두 번의 개헌을 거쳤는데, 두 번 모두 연임이나 종신 집권을 위한 것이었다”며 “통치 구조에 관한 부분이 우리 헌법에서 가장 많이 고쳐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곧 ‘헌법’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됐고, 그것을 실현하고자 1987년 6월 민주 항쟁을 시작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시민들은 마침내 대통령 직선제의 결과를 얻어냈고, 시민의 염원을 담은 오늘날의 헌법이 탄생하게 됐다.

생활 속의 ‘헌법재판소’
헌법이 새롭게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2004년 대통령 탄핵안 사건 때부터이다. 국회가 제출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하자, 사람들이 헌법재판소의 존재를 크게 느끼게 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국가 최고법인 헌법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 법정과 분리돼 만들어진 특별 재판소이다. 탄핵안 제출 사건 외에도 국가보안법 문제, 수도권 이전 문제 등이 속속 불거지자 사람들은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새삼스레 인식하게 됐다. 이후 정당이나 단체뿐만 아니라 개인이 헌법 소원을 청구하는 일도 종종 생겨났다. 최근 청각 장애인 4명이 함께 ‘청각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해 달라’며 헌법 소원을 신청한 일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어느 30대 여성은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탈 수 있게 해 달라’며 헌법 소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박진완 교수(법대 법학)는 “헌법재판소의 활동이 많아지는 것은 바로 헌법이 예전에 비해 사람들에게 친숙한 ‘생활 규범’이 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도 헌법 재판 제도를 활성화하는 것뿐 아니라 재판관의 해석 윤리를 확립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 구현 위한’ 개헌의 목소리
이처럼 헌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헌법 조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예전부터 우리 헌법은 장애인?여성?외국인 등 소외 계층의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 받아 왔다. 최근에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선거법의 조항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는 선거 후보자에게 금품?물품을 받은 유권자가 해당 금액의 5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최근 검찰은, 과태료를 낮추고 자진 신고했을 때는 경감?면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무부에 제안했다.

통치 구조에 대한 논란도 다시 불거져 나왔다. 대통령의 임기를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주장이 그것이다. 조홍석 교수는 “5년 단임제의 경우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국정을 책임 있게 운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년 중임제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 교수는 “헌법학자들은, 아직 민주화가 완전히 뿌리내리지는 않아, 4년 중임제가 다시금 독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노동3권(노동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이 헌법에서 보장된 것은 선진적인 사례이다. 노동3권이 헌법 차원에서 보장된 예는 무척 드물다. 그런데 우리 헌법에는 그러한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 독재 하에서 독과점 대기업의 이해를 우선시했던 인습이 아직도 남아 있어, 종종 무시되곤 한다. 그 때문에 오히려 헌법의 규범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며, 일각에서는 ‘결사의 자유’ 아래 세부 항목으로 교섭권과 행동권을 명시하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진완 교수는 “헌법의 규범과 현실이 일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해석을 통해 보완해야 하며, 그조차도 어려울 때는 과감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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