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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대구의 원동력, 서문시장 100년의 역사

서문시장은 대구 중구 대신동에 있는 재래시장으로, 대구 최대 규모의 시장이다. 6개의 지구 내 4,000여 개의 점포에서 약 2만 명의 상인들이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서문시장이 올해로 현 위치로 이전한 지 100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서문시장 방문과 대구교육박물관에서는 열리는 '대구 큰 장, 서문시장 - 장터에 담긴 100년의 역사‘라는 기획전시 관람을 통해 서문시장에 스며든 깊은 역사를 알아봤다● 


상권의 형성과 서문시장의 대두


서문시장의 형성
조선 후기, 분업화를 통해 재화 생산이 더욱 촉진되며 장시*가 전국에 1천여 개가 넘을 정도로 상업이 크게 성행했다. 이 장시 중 서문시장은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시장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서문시장은 처음부터 전국적인 큰 장터였던 것은 아니었다. 17세기까지 서문시장은 대구읍성 성벽 북문 밖에 자리 잡은 ‘대구장’이라고 불리는 작은 장시였다. 대구장이 번성한 것은 대구 자체의 성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경상 좌·우도가 통합되고 경상감영이 들어서면서, 대구는 정치·경제적 요충지로 발돋움했다. 대구의 성장으로 교통망이 확대되고, 대구장의 거래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17세기 후반, 대구장에 노동과 자본이 크게 유입되며 기존의 북문 밖에서 더 큰 공간이 있었던 서문 밖으로 이전했다. 이 때문에 대구장은 성곽 서쪽에 있는 시장이라는 뜻의 ‘서문시장’으로 불리게 됐다. 
*장시 : 조선시대 15세기 후반경 전라도 지방에서부터 개설되기 시작해 성행하던 조선시대의 물품 거래 장소


 ▲『조선자료 사진』 속 서문시장 (자료출처: 대구교육박물관)


서문시장의 이전과 성장
개항 이후 일제의 식민자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서문시장에 큰 변화가 생긴다. 일제에 의해 철도가 부설되고, 대구읍성이 철거되면서 대구의 도시공간은 더욱 확대됐다. 이에 따라 성문 밖에 위치한 시장들은 외곽으로 이전하게 됐다. 서문시장 또한 읍성 서문 밖의 자리에서 그 서남쪽에 있던 지금의 위치로 터전을 옮기게 됐다. 1922년 9월 28일에 공설 시장 개설 허가를 받아 1923년 4월에 지금의 위치로 이전한 것이다. 당시 대구부*는 ‘시구 개정 사업’에 따라 약 39만 원의 예산으로 천황당못을 매립하고, 그 주변 약 4,544평 규모의 자리에 5개 지구를 정비해 서문시장을 새로이 조성했다. 초창기 서문시장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동문시장에 비해 거래액이 절반가량도 미치지 못했지만, 점차 성장해 경상북도 전체 정기시장 거래액의 70% 안팎을 차지했다. 
*대구부 : 일제강점기 당시 설치되었던 부로, 현재 대구광역시의 전신

섬유의 본거지, 서문시장

일제가 만들었던 대구 내 섬유공장을 기반으로, 정부는 대구 내 섬유산업을 육성했다. 1960년대 들어, 제일모직과 섬유복합단지, 한국 나일론 등 7개의 대형 섬유공장이 대구에 건설됐다. 이로써 대구는 섬유 도시의 기반을 갖추게 되고, 이와 함께 서문시장은 전국 최고의 포목* 판매시장으로서 위용을 갖추게 된다.

*포목: 베와 무명을 아울러 이르는 말
참고문헌 : 향토와문화 104호‘서문시장 이전 100년’ (DGB 대구은행)


서문시장의 오늘날


시설의 현대화, 서문시장의 새로운 불꽃

몇 번의 대형 화재 사고 이후 2010년, 2지구를 재건축 당시 상가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주차장도 만들어 장내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고, 장애인·노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하며 소수자를 배려하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개통은 젊은 세대까지 서문시장으로 유입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로써 서문시장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얻게 됐다. 
현재 서문시장은 2016년 화재로 전소한 4지구를 2025년까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 조합(이하 4지구 조합)은 작년 7월 21일 대구시의 교통영향평가 재심의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오늘날의 서문시장


관광특구, 서문시장
2016년 6월 서문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야시장을 개장하면서 매일 저녁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야시장은 월·수·목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금·토요일은 오후 7시부터 11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서문시장 야시장을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했다. 또한 지난달 13일, 한국관광공사는 서문시장을<2023~2024 한국관광100선>에 선정했다.
하지만 잠재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재방문율이 높은관광지로서 성장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서문시장은 야시장, 가요제 등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시장의 주목적인 상거래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본교 송섭규 교수(생환대 관광)는 “서문시장이 관광지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이 서문시장에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와 서문시장 내에서 추억할 만한 경험의 존재 여부를 연구해야 한다”며 “관광객 유인을 위한 다양한 경험 거리를 만들고, 이를 상시 운영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서문시장이 가지고 있는 각종 먹거리와 함께 관광객이 서문시장을 추억하고 다시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를 겨냥한 스마트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급한다면, 상인뿐만 아니라 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도 전통 재래시장을 초월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문시장에는 씨앗호떡 등 수많은 먹거리가 있다.

서문시장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그 공간을 삶의 터전으로 여겨 온 상인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문시장 신화상회 최연자 사장


▲서문시장 신화상회 최연자 사장이 한복을 소개하고 있다.

Q, 서문시장에서 장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A. 이곳에서 한복 장사를 시작한 지 올해로 41년이 됐다. 나는 어릴 때부터 한복을 좋아했다. 한복 장사 전에도 사람들이 한복을 예쁘게 입는 방법이나 좋은 한복이란 무엇인지 나름대로 고민했다. 이후 결혼한 뒤 우연히 한복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 일은 내게 너무 잘 맞는다. 사람들이 한복을 예쁘게 입게끔 해줄 수 있다는 자부심도 있다. 옛날에는 비단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몰라서 원가에 비해 비싼 돈을 들여서 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내가 결혼했을 당시와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가게를 찾아줄 때, 결혼했던 추억도 생각나고 모두 내 자식 같아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서문시장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한 문장으로 정리해달라.

A. 서문시장은 국내 최고의 한복 시장이다. 이곳은 국내 어디보다 한복이 많고 가격도 싸다. 이곳을 애용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한복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방문해달라.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황선탁 회장


Q. 서문시장 100년 역사의 비결은 무엇인가?

A. 서문시장에서는 이불이나 원단 포목, 한복 등의 거래가 활성화됐다. 특히 이불과 메리야스는 전국 모든 재래시장을 통틀어 최고의 품질을 취급한다고 자부한다. 또한 대구의 성장 과정에 있어서 큰 역할을 했기에, 서문시장의 역사도 꾸준히 조명되는 것 같다.


Q. 시장의 과거와 현재는 어떻게 다른가?

A. 옛날에는 전국적으로 농수산물과 면직물 거래가 성행했다. 특히 포목과 주단*1950년대 당시 대구에 있는 모든 시장 총매출의 4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대구 경제의 핵심이었다. 그 당시에는 서문시장과 달성공원 주변에 수많은 메리야스공장과 면방직 공장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상권을 형성했다. 오늘날의 서문시장은 직물 산업뿐 아니라 각종 먹거리장터 및 문화공연이 활성화되면서 관광지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주단: 명주와 비단을 아울러 이르는 말

 

Q. 최근 서문시장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A. 서문시장의 고질병이었던 주차시설 부족과 고객지원센터 노후화 문제의 해결을 윤 정부에 직접 요구했다. 또한 작년의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제작한 서문시장 마크를 기증받았다. 새로운 마크를 바탕으로 장바구니를 제작하고 고객에게 나눠드리고 있다. 최근에는 키오스크의 도입도 추진 중이다. 시장 규모가 커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힘들지만, 각 입구에 키오스크를 설치한다면 고객들이 훨씬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Q. 서문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말이 있는가?

A. 서문시장의 상인들은 민심이 최고다. 또한 상가연합회에서도 고객들과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고의 서비스 제공을 약속할 테니 서문시장을 많이 애용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허창영 기자 heocy227@knu.ac.kr
편집 김승화 기자 ksh22@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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