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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등교육 예산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정부는 매년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조성하여 전국의 시도교육청에 분배한다. 지금까지 이 돈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지원하는 데 사용되었다. 최근 정부는 11조 원 규모의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하는 계획을 수립하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일부인 3조 원 정도를 이 특별회계에 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 여당, 대학 그리고 야당, 교육청 등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 논란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러한 계획을 발표한 배경에는 대학의 재정난과 이로 인한 대학 교육의 파행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신입생 충원율이 낮아지고, 몇 년째 등록금까지 동결되어 대학들의 재정 수입은 크게 줄어들었다. 게다가 ‘OECD 교육지표 2022’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정부가 지원한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4,323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OECD 38개 회원국 중 32위에 해당한다. GDP 대비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 비율도 2019년 기준 0.6%로 OECD 평균인 0.9%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지역 대학을 시작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는 대학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도 유치원과 초·중·고교 지원 예산은 지속해서 증가한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2022년 11월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5.9% 증가하는 동안 6세부터 17세 사이의 학령인구는 연평균 2.1% 감소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공교육비 지원금은 초등교육 1만 3,341달러, 중등교육 1만 7,078달러로 OECD 평균 지원금보다 높아졌다. 또한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년 6조 원 내외, 2020년엔 4조 3,870억 원의 이월액과 불용액을 발생시켰다. 물론 이는 정부가 자초한 면도 크다. 예산의 1/4 정도를 회계연도 중간에 지급함으로써 교육청과 초·중·고교에서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이월액과 불용액의 범위 내에서 그 일부를 고등교육 지원금으로 전용해도 된다고 판단한 듯하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계획은 고등교육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대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초·중등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투자할 부문이 여전히 많은데도 여기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다면 대학 교육은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고등교육 예산으로 전용하려고 하기보다는 이 예산이 원래의 목적에 맞게 쓰이도록 집행하고, 관리하고, 감독하는 데 더 힘써야 할 것이다.
야당의 반대로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이지만 혹시라도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정부와 대학은 새롭게 마련된 고등교육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법안의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이 일을 계기로 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고등교육 예산 정책에 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대학이 심각한 재정 위기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며, 4차산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대학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교육 예산 정책도 백 년의 대계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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