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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

망 사용료, 기업 싸움에 소비자 등 터진다?

*CP: Contents Provider, 소비자에게 영상, 정보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 포털 사이트, 스트리밍 서비스 등 광범위한 범위를 가진다.
**ISP: Internet Service Provider, 개인이나 기업에 인터넷 접속 서비스, 웹 사이트 구축 등을 제공하는 회사를 말한다. 예) KT, SKT, LG U+


최근 몇 년간 망 사용료와 관련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망 사용료로 사업 유지비용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화질을 제한하며 망 사용료 분쟁의 불씨를 키웠다. 또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싸움은 재판으로까지 이어져 단순한 여론전에서 법적 분쟁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국회에서도 12월 1일 현재까지 7개의 법안을 발의하며 정치권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올해 9월 7일 ‘오픈넷’에서 진행한 망사용료법 반대 서명에 현재까지 약 27만 명(지난 1일 기준)이 참여했고, ‘망사용료법 때문에 글로벌 콘텐츠 제공 회사가 국내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망 사용료란 무엇인지, 왜 이토록 첨예한 대립을 이어오고 있는지에 대해 짚어보고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1.망 사용료란?


망 사용료는 CP*가 ISP**망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에 대한 사용료를 말한다. 우선 ‘망’이란 인터넷망을 뜻하며 KT, SK와 같은 통신사가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연결한다. 그리고 망을 설치하는 통신사가 ISP이며, 넷플릭스, 구글과 같은 콘텐츠 제공사를 CP라고 부른다.
고속도로 통행료에 비유해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ISP는 고속도로를 만들고 관리하는 도로공사이다. 도로공사는 차량에게 톨게이트 비용을 받아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데 사용한다. 그런데 ‘넷플릭스’라는 고속도로 중간에 있는 아울렛이 인기가 많아졌다. 넷플릭스로 가는 차들이 고속도로에 몰려들자 도로공사인 ISP는 고속도로 차선을 늘렸다. 도로 폭을 늘리니 도로공사의 부담이 커졌다. 도로공사인 ISP는 “넷플릭스 방문 차량을 감당하기 너무 힘들다. 넷플릭스 때문에 통행량이 늘었으니까 고속도로 차선을 늘리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 않나?”라며 넷플릭스에게 트래픽 비용을 지불하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도 만만치 않다. “우리 아울렛에 오는 차량들은 이미 톨게이트 비용을 냈는데 우리가 왜 또 내는가?”라며 트래픽 비용 지불을 거부한다.
여기서 톨게이트 비용이 ‘망 접속료’에 해당하고 통행량에 의한 추가적 비용이 ‘망 사용료’에 해당한다. 망 사용료는 최근에 등장한 개념이다. ISP가 CP에게 추가적 비용을 지불할 것을 요구하면서 ‘망 사용료’라는 개념을 들고 왔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 CP는 이미 망 접속료를 해당 국가 ISP에게 내고 있기 때문에 ‘망 사용료’라는 추가적 비용을 낼 의무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CP와 통신사의 트래픽 구조
망 사용료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CP가 어떻게 트래픽을 발생시키는지, ISP가 어떤 구조로 트래픽을 처리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인터넷 네크워크는 모든 PC를 1 : 1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의 PC를 일대일로 묶으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ISP는 수많은 사용자를 묶어서 연결한다. 국가마다 ISP가 존재하는데, CP는 해당 국가 ISP에 ‘망 접속료’를 지불한다.
ISP는 사용자 수와 보유 인프라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하위 등급의 ISP는 상위 등급의 ISP를 이용할 때, 더 좋은 인프라를 사용하므로 ‘트랜짓 비용’을 지불한다. 그런데 우리가 해외 CP콘텐츠를 이용할 때, 우리나라 ISP는 해외 ISP와 콘텐츠를 주고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상위 ISP를 사용하므로 트랜짓 비용이 발생한다. 즉, 글로벌 CP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면 트래픽이 증가하고 트랜짓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트랜짓 비용을 줄이고 해외 콘텐츠를 국내에 원활하게 서비스하기 위해 CP는 캐시서버를 설치한다. 캐시서버는 기업 내에서 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따로 모아두는 서버로 콘텐츠를 미리 저장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그러면 ISP는 트랜짓 비용이 줄어들고, CP는 콘텐츠를 더 빠르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캐시서버를 통해 트랜짓 비용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ISP의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트랜짓 비용이 줄었지만 해외 CP가 국내에서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기 때문에 국내 ISP는 CP에게 ‘망 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2. 망 사용료를 둘러싼 논쟁


CP vs ISP
먼저 ISP의 입장에 대해 살펴보자. ISP는 ‘받아야 할 것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트래픽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과 넷플릭스가 돈을 내지 않는다며 ‘무임승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CP들도 국내 ISP 기업에 망 사용료를 부담하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CP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망 중립성’이라는 개념을 들고왔다. ‘망 중립성’이란 ISP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모든 트래픽을 그 내용이나 유형, 기업, 이용자 등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즉, ISP의 주장이 인터넷망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어 ISP의 요구가 ‘이중 청구’라고 주장한다. 이미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접속하는데 비용을 지불하고 있고 자신들이 캐시서버를 설치해 트래픽 감소에 기여하는 등 트랜짓 비용을 줄였다며, 망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ISP와 CP의 논쟁은 결국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2019년 11월,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협상을 하다가 진전이 없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중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방통위의 중재안이 나오기 전인 2020년 4월 넷플릭스는 법원에 SK브로드밴드에 낼 망 사용료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법원은 당사자끼리 해결할 문제라며 기각했다. 넷플릭스는 항소했고 이에 SK브로드밴드가 반소(소송 중 피고가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는 것)로 맞서며 현재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11월 28일에 열린 소송 7차 변론에서도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추가 재판은 내년으로 넘어갔다. 이들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움직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국내 사업자와 역차별 개선을 이유로‘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망 사용료법)’ 입법을 추진하려 했다. 현재 여야 7명의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정기국회 중점법안에서 ‘망 사용료법’이 제외됐고 망 사용료법 2차 공청회 역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20·30세대의 반발 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법적 공방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섣불리 입법을 추진하기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진행이 더뎌지며 망 사용료 논쟁의 해결이 더욱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망 사용료법이 통과된다면?
망 사용료법이 통과된다면 넷플릭스를 비롯한 CP사들은 큰 비용을 ISP에 제공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1심에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부담해야 하는 망 사용료가 2020년 기준 272억 원에 달한다는 추정치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망 사용료 법이 통과되면 KT, LG 유플러스도 CP사에게 망 사용료를 요구할 것이다. 결국 넷플릭스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다른 CP사들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망 사용료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시에는 ISP가 계속 증가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또 국내 CP사들이 ISP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도 국내 CP사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해외 CP사들에게 망 사용료를 강제하지 않는 것이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망 사용료법이 통과되지 않고, 해외 CP사들에게 망 사용료를 강제할 수 없게 되면 국내 CP사는 이 ‘역차별’을 주장하며 현재 내고 있는 망 사용료를 ISP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ISP에 부담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3.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망 사용료 분쟁이 어떻게 끝나든 소비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30일부터 트위치는 실시간 방송 화질을 1080p(픽셀)에서 720p로 낮춘다고 공지했다. 또 VOD 기능을 중단하며 차츰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위치는 이러한 서비스 중단이 네트워크 요금 및 시장의 비용 증가와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망 사용료에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글도 다르지 않다. 구글 측은 망 사용료를 내게 된다면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크리에이터와 나누는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망 사용료에 부담을 느낀 타 플랫폼 역시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전과 달리 질이 떨어지는 콘텐츠만을 접할 수밖에 없다. 또한 CP사들이 콘텐츠 이용 금액을 높이며 망 사용료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망 사용료를 내게 되더라도 ISP가 트래픽 해소를 위한 인프라 투자에 나설지도 의문이다. 최근 이동 통신 3사는 5G 인프라 투자가 약정한 수준보다 미달한다는 이유로 정부에게 전파 대역을 박탈당하거나 사용기간이 축소됐다. 가격은 높으나 서비스 품질은 그대로라는 비판 또한 이어져 왔다.
반대로 망 사용료법이 통과되지 않았을 시, ISP는 늘어난 트래픽으로 인한 비용을 혼자 부담해야 한다. 국내 CP사와 갈등이 벌어지게 되면 ISP의 비용적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통신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며, 소비자가 내야 할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결국, 피해는 콘텐츠 이용자인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망 사용료 논란, 어떤 결론이 나오든 소비자의 피해가 없도록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라성현, 『망 사용료는 망 중립성 위반인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2


김윤지 수습기자
정준명 수습기자
편집 전하연 기자 jhy21@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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