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7 (일)

  • 구름많음동두천 3.6℃
  • 구름많음강릉 10.1℃
  • 구름많음서울 7.0℃
  • 구름조금대전 5.5℃
  • 흐림대구 8.3℃
  • 흐림울산 11.6℃
  • 구름많음광주 11.5℃
  • 흐림부산 13.5℃
  • 구름조금고창 8.4℃
  • 흐림제주 16.7℃
  • 구름조금강화 6.5℃
  • 흐림보은 2.2℃
  • 구름조금금산 2.3℃
  • 흐림강진군 9.2℃
  • 흐림경주시 6.4℃
  • 흐림거제 11.9℃
기상청 제공

문화기획

신라 황금문화와 유리의 길을 찾아서

실크로드, 일명 비단길은 19세기 후반부터 오아시스를 연결한 사막의 길이자, 한(漢)으로부터 비단이 이동한 길을 의미했다. 실크로드는 다양한 문화권의 정신적, 물질적 상호 교환의 장이었으며, 전란의 땅을 거쳐 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평화를 전제로 이뤄졌다. 또한 서로의 관습을 존중하는 상호 대화를 통해 이어갔다. 
남북한의 분단, 중앙아시아의 찬란한 문명의 십자로였던 아프가니스탄 전란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실크로드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게 된다. 1992년 한국은 중앙아시아, 중국과 역사적인 수교를 맺었다. 본교 박물관은 뜻깊은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신라 황금문화와 유리의 길을 찾아서> 특별전을 개최했다. 특별전은 실크로드를 주제로 ▲유리의 길 ▲신라 황금문화, 총 2부로 10월 19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본교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1부.  유리의 길


1부 유리의 길 전시는 로마와 사산조 페르시아, 이슬람 문화의 유리 공예품 등 눈길을 사로잡는 공예품에서 중국, 한국, 일본으로 전래한 실크로드 문화까지 전시돼 실크로드의 문명교류를 보여준다.

이슬람에서 온 유리
이슬람의 유리 공예는 로마와 사산조 페르시아의 유리 공예 전통을 계승·발전시키면서 고도로 발달한 이슬람 화학과 유리 제작 기법을 결합하여 9세기경에는 독자적인 양식으로 발전했다. 7세기 이래 이집트와 시리아 등 지중해 주변과 이라크·이란 등을 중심으로 이어지며 유라시아 전역으로 유통됐다.


▲이슬람 유리기

로마에서 온 유리
로마의 유리 공예품은 초기에 틀을 이용하는 주조 기법으로 제작됐으나 기원전 1세기 후반 무렵에 대롱불기 기법이 발명돼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후 로마 제국 각지로 생산 거점이 옮겨지면서 유리 공예품은 중요한 실크로드 교역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황남대총 남분과 사봉총에서 출토된 그물 무늬잔은 독일 묄른, 카자흐스탄 카라아가치 고분에서 보이고, 요녕성 북연 풍소 불묘에서 신라고분 출토품과 제작기법이 유사한 로마 유리기 5점이 부장돼 초원길을 경유했음을 알 수 있다. 4, 5세기 신라 고분에는 다수의 로마 유리기가 부장됐다. 로마 유리기는 흑해 연안의 교역을 장악한 훈족의 중계에 의해 유연과 연, 고구려를 통해 신라로 들어온 것이다.



▲전기 로마 유리기와 후기 로마 유리기

사산조 페르시아의 유리공예
사산조 페르시아는 226년 파르티아를 멸망시키고 서아시아의 대부분을 지배한 이란의 왕조이다. 651년 이슬람 제국에 의해 멸망됐다.
사산조 페르시아의 유리공예는 유리를 냉각시킨 후 돌과 같은 상태에서 가공했다. 특히 그릇 표면에 균일한 원 무늬를 잘라내거나 돌출시킨 유리그릇이 활발히 제작됐다. 사산조의 유리는 실크로드를 통한 원거리 교역에 의해 유라시아 각지에 전해졌다. 신라에는 5세기 후반 돌연 로마 유리기의 수입이 단절되면서 사산조 페르시아 유리기가 이입됐다. 이는 훈 제국 멸망하면서 초원길이 단절돼 사막길을 통해 이입된 것이다.


▲사산조 페르시아 유리기

2부.  신라 황금문화


2부 신라 황금문화 전시는 신라 황금문화의 원류를 찾을 수 있는 대표적 유물인 카자흐스탄 이식고분군에서 출토된 황금인간과 아프가니스탄 틸레아테페 금관부터 신라 금관, 금동신발, 금동 허리띠장신구 등 고대 기술 복원을 복원해 제작된 복원품을 선보인다.

초원길로 들어온 신라 황금문화
4~5세기 신라의 돌무지덧널무덤에는 화려한 금관을 비롯한 황금 장신구가 다수 부장됐다. 돌무지덧널무덤의 구조는 초원길의 알타이산맥에 위치한 파지리크 고분군 등과 유사하여 신라 묘제의 기원이 유라시아 초원 지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라의 황금 장신구와 금관 장식의 나무·사슴·새의 조형들은 카자흐스탄 이식쿠르간의 황금장신구·러시아 호흐라치고분의 사르마타이 금관·아프가니스탄 틸리아테페 금관·중국 내몽골 서하자 금관 등 초원 기마민족 문화에서 그 계통을 찾을 수 있다.
신라는 4세기 전엽 낙랑 멸망 이후 고구려와 직접 교류했으며, 고구려에 이입된 초원 기마민족 문화를 선택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라의 황금문화는 신라가 유라시아를 향하여 열린 진취적인 국가였음을 보여준다.

한반도에 들어온 실크로드 문화
실크로드는 사막길, 초원길, 바닷길이 존재하고, 비단뿐만 아니라 도자기, 향료, 종교, 민족 등이 동서로 오갔던 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막지대는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문물이 집산하고 교통이 발달했으며 도시가 형성되는 곳이었다. 실크로드의 사막길은 이러한 오아시스를 연결하는 길이다.
유라시대의 초원 지대는 동쪽의 중국 대흥안령에서 몽골, 신강 북부, 카자흐스탄, 남러시아,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 다뉴브 강 종류 유역에 이른다. 초원길은 유라시아 대륙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가장 오래된 길이면서 약 8,000km의 가장 짧은 코스다. 초원은 사막이나 산맥이 없어 이동이 자유로워 유목국가가 세워지면 그 영역 내는 교통이 활발해지고 상업 활동과 같은 문명교류가 촉진됐다. 신라·가야에 전해진 서진과 전연의 문물은 당시의 국제 관계를 볼 때 고구려를 경유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서진과 전연의 문물은 신라, 가야를 경유하여 일본열도까지 이입돼 동아시아의 국제교류를 잘 보여준다.
침향, 유향, 대모, 야광패 등은 유라시아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한 교역품으로서 한반도가 유라시아 해상 실크로드와 연결된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왼쪽부터) 아프가니스탄 틸리아테페 금관, 경주 서봉총 금관, 경주 황오동 34호분 금동관


▲금동대향로
1993년 부여군 능산리사지에서 출토된 백제 금동대향로는 동아시아 고대 금속공예의 백미로 완결성과 뛰어난 조형미를 자랑한다. 한편 금동대향로의 도상에 보이는 코끼리·악기·산·수렵 등은 사산조 페르시아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소그드인들에 의해 북조에 전래해 백제에 이입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통해 백제와 유라시아의 교류를 상징하는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천마도 장니
1973년 경주시 천마총에서는 천마도가 그려진 2장의 장니가 출토됐다. 장니는 말 탄 사람의 옷에 진흙이 튀지 않도록 말의 배 양쪽에 늘어트린 네모난 판이다. 천마도 장니는 신라에 유입된 유라시아 기마 문화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연주무늬직물
직물은 실크로드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유라시아 동서 교류를 상징하는 품목이다. 중국 한나라에서 로마로 견직물이 전해졌으며 남북조시대부터는 사산조 페르시아에서 유라시아 동부로 전래했다. 대표적인 직물의 문양은 페르시아만의 진주를 연결하여 만든 연주문이다.

김홍영 기자 mongnyoung@knu.ac.kr
편집 전하연 기자 jhy21@knu.ac.kr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