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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론

강사법 시행 3년과 강사제도의 현황

대학 강사는 교원이었으나 1977년 박정희 유신정권에 의해 그 지위를 박탈당했다. 강사들의 비판적 지성이 비윤리적인 권력에 위험 요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교원 지위를 박탈당했음에도 강사들은 대학에서 실질적인 교원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강사들은 불안정한 신분으로 40여 년을 보냈다. 그동안 신분이 개선되기는 커녕 갈수록 심각한 고용 불안과 열악한 생활 수준에 내몰리게 되었다. 결국 강사들의 죽음으로 이어지자 지난 2010년 10월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는 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그들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해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고 2013년까지 시간당 강의료를 두 배로 인상하는 고등교육법(강사법)을 개정하였다. 
개정된 강사법은 2014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학들은 강사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2012 ~ 2013년 동안 법 개정 취지를 왜곡하여 강사들을 대량 해고했다. 입법 취지와 반대로 법이 시행될 위기에 처한 것이었다. 그래서 강사들은 7년 동안 4차례에 걸쳐 강사법 시행을 유예시키면서 실질적인 고용안정과 생계보장을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하였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12월 협의체로 구성된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가 합의안을 도출하여 개정 강사법이 확정되었다. 
2019년 8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고등교육법(강사법)의 대강은 다음과 같다. 대학은 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공개채용에는 신규임용 포함 3년까지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고 평가 기준을 충족하면 3년까지 임용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강의 시간은 매주 6시간 이하를 원칙으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9시간까지 가능하게 했다. 강사법 개정은 강사들의 고용안정과 임금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행 3년이 지난 현재 대학들은 강사법을 악용하고 있다. 이 법은 강사들이 6시간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퇴직할 경우 대학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들은 강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5학점 미만으로 강의를 배정하고 있다. 강사들의 처우 개선이라는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재정 절감 명목으로 강사들의 강좌 수를 줄이거나 전임교원에게 더 많은 강의를 강요하고 있다. 
게다가 대학은 다른 학교나 기관, 기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겸임·초빙교원으로 위촉하고 있다.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면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은 교원으로 카운팅 되더라도 실질적인 전임교원이 아니다. 강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9시간 이상 강의를 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강사들의 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학 재정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 없이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강사들에 대한 고려 없이 편성된 재정 구조 때문에 강사들은 여전히 직장 건강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하고, 퇴직금과 방학 중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강사법에 따라 2022년 2차 공채를 진행한 결과 엄청난 수의 강사들이 해고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국회와 교육부에 강사제도개혁 6대 요구안을 제시하고 대정부 협상 투쟁을 결의하였다. 
① 먼저 교원제도 개혁이다. 대학은 전임교원들에게 과도한 책임시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연구력 저하와 학생들의 교육부실로 이어진다. 전임교원에게 최대 시수제를 적용하여 대학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여야 한다. 
② 비전임교원 제도 개혁이다. 대학의 비전임교원에는 강사, 겸임교원, 초빙교원 등이 있다. 대학은 법적 교원인 강사 대신 법적 교원이 아님에도 교원확보율에 포함되는 겸임·초빙교원을 채용하고 있다. 전임교원 확보율이 대학의 평가지표에 반영되고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적 교원이 아닌 겸임·초빙교원을 교원확보율에서 제외하고 강사가 포함되어야 한다. 
③ 고용안정 및 재임용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 강사들은 해마다 재임용 절차를 거쳐야 하고 3년마다 반복적으로 공채를 준비해야 한다. 이는 강사들의 교육과 연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강사가 지속적으로 전념할 수 있도록 고용 및 재임용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 
④ 강사 참정권 및 대학기구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참정권과 각종 대학기구 참여권을 보장하여 강사를 대학 공동체의 일원으로 대우하여야 한다. 
⑤ 방학 중 임금을 전면 지급해야 한다. 고등교육법에는 강사에게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문화되어 있음에도 현재 일부만 지급하고 있다. 
⑥ 강사 월급제를 도입해야 한다. 국가는 강사에게 연구비를 기본급으로 지급하는 월급제를 도입하여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강사에게 강의시수와 무관하게 퇴직금을 지급하고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조덕연 경북대분회장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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