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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

핼러윈은 왜 MZ세대의 문화가 됐나?

지난달 29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에서 북편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게 되면서 국내 역사상 가장 큰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일각에서는 영미권 문화인 핼러윈 문화를 지나치게 맹목적으로 따랐던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국내 MZ세대에 핼러윈데이가 주목받았던 이유를 분석하고,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해보자●

1. 핼러윈(Halloween)의 유래와 특징
핼러윈 문화는 아일랜드의 켈트족으로부터 비롯됐다. 켈트족에게 10월 31일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이날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되기에, 켈트족은 이승과 저승 사이의 경계가 약해져서 영혼이 이승으로 돌아온다고 믿어 축제를 벌였다. 로마제국이 켈트족을 정복하고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교황 보니파체 4세는 11월 1일을 모든 성인의 날(All Hallow Day)로 정하고 그 전날을 ‘All Hallows Eve’라고 명명했다. 이 말이 지금의 '핼러윈(Halloween)'의 어원이 됐다. 핼러윈은 유럽의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원주민 문화와 다시 융합돼 오늘날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핼러윈의 주된 특징은 사탕과 의상이다. 아이들이 유령이나 마녀 등으로 분장하고 집마다 초인종을 누르며 ‘trick or treat’이라고 외치는 문화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집 창문에 모형 거미줄을 걸고 마당에는 호박에 구멍을 파고 등불을 넣은 'Jack-O' Lantern'과 해골 인형을 세워두는 등 마을에서 가장 무서운 집을 꾸미기 위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2. 핼러윈은 왜 국내 MZ세대의 주목을 받을까?
우리나라에서 핼러윈 문화는 MZ세대 최대의 명절로 자리 잡았다. 핼러윈데이가 찾아오면, 이태원·강남역 등에서 각종 영화·드라마 캐릭터로 분장하고 술집이나 클럽을 출입하는 MZ세대를 많이 볼 수 있다. 과거에 핼러윈을 즐겼던 본교의 한 학생은 “핼러윈은 나에게 일종의 일탈”이라며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면서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소소한 기쁨을 느끼고,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핼러윈 문화는 2000년대 초 국내에 유입된 후 영어유치원 및 학원의 확산으로 원어민 교육이 급증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SNS 인증샷’ 문화와 만나 개성 있는 코스튬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축제로 발전했다. 본교 정지연 교수(생환대 관광)는 “나이가 어릴수록 주변의 평가에 민감해, 외부 자극에 크게 반응한다”며 “SNS나 대중매체에서 핼러윈 등의 이벤트에 핫스팟을 방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면, MZ세대는 또래와의 소속감과 연대감을 느끼기 위해 그들과 비슷한 경험을 해야만 한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분석했다. 

3. 핼러윈 문화, 상업주의라는 비판도 
한편, 핼러윈 문화가 상업주의와 무분별한 외래 문화 수용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유통·식품업계는 핼러윈을 앞두고 1~2달 전부터 다양한 관련 의상과 소품 등을 판매하며 소비 욕구를 유발한다. 놀이시설 또한 다양한 핼러윈 행사를 열어 방문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숙박업계도 웃돈을 붙여 파티 장소를 제공한다. 몇몇 인플루언서는 핼러윈 파티에서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SNS에 업로드하며 구독자 유입을 유도한다. 
이민재(생과대 아동 21) 씨는 “핼러윈 문화는 우리나라에서 SNS와 상업주의가 만나 남에게 보여주기식의 문화가 됐다”며 “이런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극에 민감한 MZ세대를 표적으로 핼러윈과 같은 이벤트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며 “기업은 모두가 핼러윈에 특정한 경험을 하는 것처럼 홍보해, 고객이 이에 동조하지 않을 시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감성마케팅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기업이 고객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불안감을 조장하며 감성마케팅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소비자 스스로 유의미한 경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업의 과도한 상술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부추겼다는 시각이 있어, 당분간 적극적인 마케팅을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 이태원 핼러윈 참사,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우리나라는, 모두가 선호하는 유행을 지나치게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공동체 내에서 일체감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사회영향이론에 따르면, 다수가 특정 행동을 보이면, 처음에 다른 생각을 가졌던 사람도 그 행동에 동조하게 된다. 특히 MZ세대와 같이 주변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정 교수는 “MZ세대가 핼러윈에 즐길 수 있는 많은 활동이 있음에도 어느 순간 이태원에 가는 것이 정답처럼 여겨진 것은,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에도 분명 기인하고 있다”며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을 국가와 교육기관에서 강조해, MZ세대가 창의성을 발휘하고 동조행동을 덜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MZ세대가 문화를 향유하는 방식 자체를 비판하는 반응보다는 이런 문화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에서 인원 과밀을 너무 쉽게 경험해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 씨는 “이번 사고를 통해 안전불감증을 극복하고, 더욱 성숙한 우리나라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허창영 기자 heocy227@knu.ac.kr
신정윤 수습기자
편집 조현진 기자 jhj20@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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