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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상을 파고든 마약, 우리나라도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저는 20살 마약 중독자입니다. 빠져나올 수 없는 올가미에 걸렸습니다. 오늘도 마약을 찾아 헤매고 있는데, 제 인생이 무너졌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마약에 중독된 20대 대학생의 호소 글이다. 병원에서 프로포폴 마약 주사를 맞은 뒤 중독된 학생은 이후 하루가 멀다고 마약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마약에 중독된 뒤에 평범한 하루는 생각할 수도 없다. 젊은 청소년들이 마약 위험성에 대한 무지로 정신이 황폐화돼 살려달라고 구원을 요청하고 있는 시대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청소년 마약 사범 증가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범률이 높은 범죄 특성상 10·20세대의 범죄 증가는 향후 사회적 확산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10대, 20대 젊은 층의 중독이 최근 5년간(2017~2021년) 2,231명에서 5,527명으로 2.5배 큰 폭으로 증가했고 검거되지 않은 이들까지 더하면 최소 20배 이상의 중독자가 존재한다. 최근 경찰이 한 ‘텔레그램 마약방’을 수사하던 중 총책임자가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과거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릴 만큼 마약류를 접하는 일이 어렵고 흔치 않았다. 1970년대 부산에서 처음 시작된 히로뽕(필로폰)이라는 마약은 폭력 조직을 통해 유통됐다. 한때 부산이 마약 도시의 오명을 썼던 이유이기도 하다. 마약의 주 거래 장소는 고속도로나 갓길이었다. 그러나 인터넷과 IT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SNS, 텔레그램, 트위터 등에서 가상화폐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손쉽게 거래가 이루어진다. 텔레그램에 ‘아이x’, ‘빙x’, ‘얼x’ 등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 광고가 등장한 지 오래이며, 지금도 소셜미디어상에는 마약 광고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이는 마약 전과가 없는 일반인들이나 사이버 공간에 익숙한 10대들도 호기심에 범행을 저지르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에서의 마약 거래는 마약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의 약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한 매체에서 올린 독일 음악 ‘코카인 2021’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영상이 유행처럼 퍼지면서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유명 영화배우와 걸그룹 멤버까지 참여하면서 화제가 됐는데, 이는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마약이 우리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마약이 연예인, 부유층 자녀 등 일부 계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서 막아야 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로울 수 있다. 
염산, 클로로포름, 활성탄 등 유해화학물질로 제조된 필로폰에 중독된 자는 전체 마약류 중에 90%이다. 필로폰은 천연마약이 아니다. 또한 마약은 정신과 육체를 황폐화하는 독극물이다. 필로폰 등 마약을 술과 함께 투약하면 중추신경계 뇌가 손상되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마약류의 중독은 수술로 고칠 수도, 약을 먹거나 상담을 통해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학으로는 완치가 되는 처방이 없으므로 교육을 통해 사전 예방과 계몽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특히 10·20세대 마약 범죄가 늘고 마약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약의 심각성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 나와 우리 국정원과 공조수사를 벌이는 미국의 DEA가 바로 재범자 관리와 마약 유통, 관리 감독, 국제 공조까지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컨트롤타워다. 우리나라도 마약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실에 마약 관련 분산된 정부 기관을 통합 관리 할 수 있는 마약대책위원회를 신속히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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