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3 (월)

  • 흐림동두천 21.2℃
  • 흐림강릉 22.1℃
  • 서울 22.9℃
  • 흐림대전 25.8℃
  • 흐림대구 29.1℃
  • 흐림울산 26.0℃
  • 흐림광주 29.8℃
  • 흐림부산 24.3℃
  • 흐림고창 28.4℃
  • 맑음제주 28.5℃
  • 구름많음강화 22.7℃
  • 흐림보은 25.3℃
  • 흐림금산 27.0℃
  • 구름많음강진군 29.3℃
  • 흐림경주시 29.2℃
  • 흐림거제 24.6℃
기상청 제공

사설

느린 만큼 진중한 종이 매체의 힘

2022년의 현대인은 정보의 바다에 산다. 학업, 업무, 금융거래 등 일상 속의 모든 일을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서 처리하고, 이 과정에서 무수한 정보의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한다. 어떤 정보는 더 멀리 헤엄치도록 돕는 힘센 조류 같기도 하지만, 어떤 정보는 귀찮은 파랑에 불과하기도 하다. 정보가 마냥 귀하지만은 않은 시대, 사람 손으로 한 글자씩 필사한 종잇장으로 정보를 얻던 시대와는 180도 뒤집힌 듯 다른 시대다. 이런 가운데 종이라는 전통적인 매체는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그 힘을 잃었다. 가만있어도 온 사방에서 정보가 자연히 흘러들어오는데, 01로 빼곡하게 기록된 삶에 구태여 종잇장까지 추가할 여유도, 이유도 없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종이의 경쟁력이 사라졌음에도 아직 종이를 찾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원하는 정보만 쏙 뽑아내기가 어렵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대도, 디지털로 훨씬 쉽고 빠르게 정보를 찾을 수 있어도, 종이 매체는 여전히 많은 이의 손을 타고 있다. 책 분야에서는 여전히 종이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종이 신문의 열독률은 90년대 말 이후로 급격하게 추락했지만, 2021년에도 우리 국민의 13%, 670만 명은 종이신문을 꾸준히 읽었다. 이들은 왜 종이를 찾는 걸까?

종이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크게 꼽는 장점은 전달력이다. 2011년 미국심리학회 실험 심리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종이의 촉감은 독자의 메타인지에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화면 너머를 바라볼 때보다 종잇장을 직접 넘기며 활자를 찾아낼 때 이해의 정도가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또 종이 신문의 경우, 숙련된 전문 편집자들이 인쇄 직전까지 사투를 벌인다. 지면은 한정돼 있고, 한 번 인쇄된 것은 되돌릴 수 없으니 더욱 신중해야만 하는 것이다. 활자 하나, 그림 하나가 모두 치밀한 계산을 통해 자리 잡은 것들이다. 편집자가 판단한 핵심 정보와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으나, 짧은 시간 안에 내가 속한 사회의 주요 정보를 습득하는 데는 단연 종이 신문이 효과적이다.

물론, 독자들에게 종이 매체의 장점을 호소하기 위해서는 출판자의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를 얻는 데 디지털보다 종이가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확실한 팩트체크, 너무 자극적이거나 왜곡되지 않은 표현, 비판적 시각을 유도하는 정보 구성 등으로 매 순간 자기검열이 필요하다. 꽤 많은 시간을 기다려 받은 종이 위에 다양성 적고 무게감 가벼운 정보만이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다면 독자는 훨씬 빠르고 편한 디지털 매체로 눈을 돌릴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완벽한 매체가 아니다. 어쩌면 종이와 상호보완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 매체에서 큰 호응을 얻은 뉴스 정보는 대체로 신문에 실으려고 가공한 지면 출고용 기사다. 포털사이트의 뉴스 페이지에서 인기 기사를 조회하면 많은 경우에 무슨 신문 몇 면, 며칠 발행인지가 표기돼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용할지, 선택은 독자의 몫이고 설득은 정보 생산자의 몫이다. 종이 매체와 종이 신문의 매력이 독자들에게 더 와닿기를, 종이 신문이 정보의 바다 가운데 믿고 정박할 만한 항구가 되기를 소망한다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