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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유변

독자도 언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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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꿈을 꾼 지도 어느덧 9년. 기자로의 경험을 쌓기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해 왔지만, ‘기자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외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작년 가을 3학년 2학기라는 비교적 늦게 경북대신문에 들어온 나는 언제나 기자의 사명에 대해 고심했다. ‘올바른 기자란 무엇일까?’, ‘더욱 훌륭한 기사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는 무엇일까?’ 하면서 말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Washington Post.>의 기자 봅 우드워드는 “최고의 저널리즘은 경영층에 저항할 때 이루어진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공정성과 정확성이 담긴 보도를 하기 위해서는 가끔 사회에 잠식된 무소불위의 권력에 대해 도전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또한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을 지녀야 하며, 독자들에게 양심적이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양심적인 보도’가 단순히 기자만의 몫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양심적인 보도’라는 개념이 너무나 막연하지 않은가? 기자가 단순하게 사실을 보도하기만 하면 되는가? 그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겨를도 없이 나는 항상 배운 대로, 시키는 대로 수동적인 글을 끄적였다. 어렵사리 신문 발행을 마쳐도 체인 빠진 자전거 페달을 밟는 듯한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그 의문들을 해소하지 못한 탓이었다. 며칠 전 그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나는 기획 기사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거나 학교에 있는 여러 취잿거리를 알려주는 사람, 인터뷰에 참여하는 사람, 내가 쓴 기사를 읽은 사람 등 여러 사람과 소통해왔다. 그것이었다. 독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나는 사람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었고, 정보를 알려야 하는 기자의 사명감 또한 절실히 느꼈다. 
‘양심적인 보도’는 편집국 내부에서의 대화를 넘어 기자와 독자 사이에 열린 대화가 형성될 때 만들어진다. 물론 언론은 결코 독자들이 원하는 뉴스만을 제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가 독자에게 ‘양심적인 보도’를 할 의무가 유의미하기 위해서는 기자와 독자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선정적이거나 단순 관심끌기용 기사를 남발하여 언론이 타락하는 상황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니. 나는 언론을 너무 기자만의 세계로 바라본 것이 아닐까. 기자의 훌륭함은 기사의 내용과 흐름을 완벽하게 가져가는 데 있다고 착각한 것이 아닐까. 취잿거리를 받은 후 완성된 글쓰기에만 급급했던 터라 언론의 진짜 존재 이유를 잊어버렸다. 
언론에는 기자가 있고 독자가 있다.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며 더욱 명백해지고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이 바로 언론에 대한 독자의 역할이다. 어디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된 만큼 독자가 언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거 단순한 언론의 수용자였던 독자는 이제 더욱 주의 깊고 비판적인 소비자가 된다. 사회의 구성원,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언론 보도 과정의 일부였다. 실제로 종종 지인들이 학교신문에서 다루었으면 하는 사안을 취잿거리로 제안한다며 이야기해줄 때가 있다. 넘쳐나는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특정 사건의 본질을 요구하거나 여론을 형성하는 방식을 통해 독자들은 보도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독자는 세상을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분야의 본질을 알 권리가 있다. 반대로 기자는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알 권리가 있다. 이 두 가지의 권리가 모두 보장되기 위해서는 기자와 독자와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소통은 더 나은 언론 환경과 정보화 사회에 굉장히 중요한 열쇠다. 


허창영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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