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3 (금)

  • 흐림동두천 23.8℃
  • 흐림강릉 15.4℃
  • 흐림서울 24.6℃
  • 흐림대전 21.0℃
  • 흐림대구 17.6℃
  • 흐림울산 17.2℃
  • 흐림광주 19.7℃
  • 흐림부산 18.2℃
  • 구름많음고창 21.0℃
  • 흐림제주 18.6℃
  • 구름많음강화 23.6℃
  • 흐림보은 19.5℃
  • 흐림금산 20.5℃
  • 흐림강진군 21.0℃
  • 흐림경주시 17.5℃
  • 흐림거제 18.6℃
기상청 제공

사설

2급 감염병 코로나

URL복사
2019년 11월 17일 최초 감염 보고가 되었던 코로나19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 질병 경계수위 “Pandemic”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달 25일 대한민국 질병관리청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2급 감염병으로 수준 조정하였다. 2020년 1월에 1급 감염병으로 지정한 이후 2년 3개월 만의 변화이다. 그에 따라 코로나19는 이제 결핵, 수두, 홍역, 콜레라 등과 같은 수준의 감염병이 되었다. 독감이 4급 감염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되었어도 코로나19의 심각성은 여전하다고 판단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평균 사망률은 1.44%인 데에 비해, 우리나라 사망률은 2022년 3월 26일 0시 기준 0.13%에 그친다는 점, 621,328명이라는 최다 확진자 수를 기록한 지난 3월 16일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이런 단계 조정은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다.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고, “코로나블루”라는 신종 우울증까지 급증하고 있는 사태에 맞서 코로나19의 경계수준을 더 오랜 기간 1급으로 유지한다면 자칫 사회 전반의 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 등과 같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이나 돌파 감염과 같은 현상에 전혀 손쓸 방도를 찾지 못한 대한민국의 방역은 현재의 확진자 급감 추세를 국가의 방역 및 거리두기 정책의 성공으로 보기 어렵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코로나19의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 발생 가능성, 2023년 코로나의 재유행 가능성 등, 반복되는 악몽 같은 예측들도 쏟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억압되었던 여러 소비 형태들이 “보복”의 형태로 왜곡되어 급증하는 양상도 보인다. 그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혼돈의 시대가 도래하였으며, 말 그대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강요받고 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20세기 해체철학의 발생과 더불어 인간 이성에 대한 확실성에 기댄 근대적 주체는 환상이며, 인간은 불확실성 위에 선 위태로운 존재이며, 언제든 외적 강제에 의해 무너질 수 있는 나약하고 분열된 주체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인간이 결정하고 선택하는 많은 경우가 실은 사유에 의한 이성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인 감정에 의한 충동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이런 인간 주체에게 코로나19로 빚어진 여러 사태는 충분히 우리의 생활양식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는 돌아갈 “예전”은 없으며, 포스트코로나시대의 뉴노멀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기준!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태를 겪으면서, 방역과 거리두기 같은 국가 통제의 한계도 경험했고, 인간 주체의 나약함도 실감했다. 함께 마주 앉아 식사하고, 함께 손을 잡고 산책하는 소소하고 작은 자유가 통제당하면서 평범했던 일상을 유지할 수 없을 때, 인간 주체가 느껴야 했던 박탈감은 상상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인간은 공동체의 이익보다 ‘나’라는 개인의 손해에 더 민감하다는 사실도 경험했다. 지금 코로나19의 경계수준이 하향 조정되었다는 것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기준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국가의 힘만으로 공동체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개인에게 공동체를 위한 희생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도 우리는 실감했다. 이런 돌아갈 데 없는 시대에서 대학은 어떤 위치에 서서 무엇을 해야 할까?
지난 2년간 대학은 수업은 비대면 중심으로, 모든 사적 모임이 제한되었고, 학과의 행사나 대학 전체 축제 등과 같은 집단 활동을 아예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이 되면서,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정책은 폐기 수순을 밟게 되므로, 모든 대학의 행사나 활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리라 기대한다. 대학 운영 정상화는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풀리는 것과는 다른 의미가 되어야 한다. 다시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고, 마스크를 벗는 일상의 회복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한계와 박탈 위에서 새로운 생활양식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단순한 대학 운영 정상화가 아니라 지금까지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던 수업의 권리를 되짚어보고, 코로나19사태 속에서 대학 당국이 대응하지 못했던 지점들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대학은 가장 대표적인 지성의 공동체이다. 그 안에 머물면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들은 사회라는 큰물의 흐름에 그냥 흘러가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지난 2년간 경험한 것이 기관의 한계와 개인의 자기중심성이었다면, 적어도 대학에서는 기관의 한계를 보완해 줄 방안을 교수자와 학생이라는 개인들이 만들어내고, 대학 당국은 대학을 구성하고 있는 교수자와 학생들이 어떤 위기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제대로 가르치고 바로 배울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제시할 필요가 있다. 분명 코로나19가 만든 위기지만, 이 위기에 대처해온 여러 방안은 새로운 생활양식이 되어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위기의 대응책이 될 것이다. 대학의 이런 노력은 다른 사회 집단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대학이 이 사회에 보여야 하는 자세일 것이다.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