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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놀이터

5월 가정의 달 추천 영화, <어느 가족>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5월을 가정의 달로 공식화하여 아주 많은 행사를 주최해왔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족 신문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가족 신문에 차마 게재할 수 없는 기삿거리가 많았다. 그 이유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만드는 가족 신문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을 검색해 보면, 엄마 아빠 그리고 자녀들이 서로를 안아주며 활짝 웃는 모습만이 나온다. 물론 그런 가족도 이 세상에는 많이 존재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가족도 분명히 존재한다. 사실 가족이라는 존재를 떠올려 보았을 때, 마냥 행복하고 좋았던 순간만을 떠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가족에게 화가 나기도, 실망하기도 했을 것이다. 가족은 그만큼 가까운 존재라서 조그마한 말로도 행동으로도 서로에게 쉽게 상처 입힐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가족 영화를 한 편 추천하고 싶다. 가족 영화는 ‘가족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하거나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이며 영화 장르 중 하나이다. 권선징악이라는 주제와 함께 행복하고 완벽하게 맺힌 결말로 끝나는 영화 몇몇이 스쳐 지나간다. 그렇지만,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가족 영화 단 한 편을 추천하라고 하면, 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라는 영화를 추천할 것이다. 제7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인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다음 해인 제72회 수상작이 그 유명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는 영화이다.
<어느 가족>은 말 그대로 도쿄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이다. 발목이 부러져 일을 나가지 못하게 된 일용직 노동자 오사무, 세탁업체에서 일하는 그의 아내 노부요, 바에서 일하는 아키, 남자아이 쇼타, 집주인이자 죽은 남편의 연금으로 가족을 지탱하는 노부인 하츠에가 그들이다. 그들은 사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가족과는 거리가 멀다. 피 한 방울 섞여 있지 않지만, 한 집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낸다. 사회에서 고착화되어 있는 가족의 형태는 아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어딘가 우리의 삶 한 면과 맞닿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가족의 삶이 재밌기도 하면서 슬프기도 하니까 어느 가족의 더 자세한 삶이 궁금한 학우들은 영화를 보기를 바란다. 첨언하면 요즘은 영화보다 영화 리뷰 영상이 인기가 더 많지만, 제발 영화로 봐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티빙, 웨이브, 왓챠에서 볼 수 있다). 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가족이란 무엇인가?’인 것 같다.
무엇이 우리를 가족으로 만들고, 무엇이 우리를 남으로 만들까? 과연 혈연만이 진정한 가족을 이룰 수 있을까? 가만 생각하면 가족이라는 존재는 참 묘하다. 그렇게 무려 물보다도 진한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가족보다 친구가 더 소중할 때가 있다. 혹은 반려동물 심지어는 물건까지 (요즘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터넷에서도) 나에게 마치 가족 같은 존재가 있다. 우리는 남이지만 더 가족 같은 관계자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기도 하고, 때로는 관심을 아예 거두기도 하며, 또 때로는 알 수 없는 책임감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들을 감히 가족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이 세상에는 다양한 가족과 함께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경북대 학우들의 다양한 가족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 본다. 올해 가정의 달에는 행복에만 확증 편향된 가족 신문은 만들지 말고, 어느 가족의 명대사인 “이건 비밀인데 우린 가족이야.”라는 말 한마디를 나의 가짜 가족 구성원들에게 건네 보는 건 어떨까?
이 기회를 빌려 나의 룸메이트에게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 “이건 비밀 아닌데 우린 가족이야!”
여담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촬영하고 연출한 영화가 올해 6월 8일에 개봉한다. 영화 제목은 <브로커>인데, 강동원, 배두나, 송강호, 이주영, 이지은 배우가 참여한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관한 내용으로,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을 잇는 또 다른 가족 영화가 될 것 같다. 중간고사가 끝난 지금, 할 것이 없고 가족 영화에 관심이 간다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한 편쯤 꼭 보았으면 좋겠다.


최성주(IT대 전자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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