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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론

안타까운 참사는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올해도 어느덧 4월, 바야흐로 봄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코로나에 지친 몸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싶었던 것일까, 벚꽃들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곳마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이 모여 있다. 매년 어김없이 만나는 봄꽃들이지만 마주할 때마다 새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8년 전, 2014년 봄. 당시에도 봄꽃들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으리라. 4월 16일의 세월호 참사를 우리는 기억한다. 그날 이후 벌써 8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당시 희생자를 추모하며,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이날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했다. 문뜩 그날의 참사를 헛되이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다. 국민안전의 날 외에도 매년 많은 기념일을 시행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그런 날이 있는 것조차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다. 참사의 가슴 아픈 교훈을 잊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당장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매년 크고 작은 안전사고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워하면서도, 우리에게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누구나 안전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모두가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비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안전은 공기와 같다. 당연한 듯이 숨쉬고 있는 공기가 부족하게 되면 그 소중함이 느껴지듯이 안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것은 안전과 연관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안전은 그 범위가 넓고 또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개인이 지닌 욕구와 동기부여의 이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의 욕구에 대한 이론에서 빠지지 않는 유명한 그의 욕구위계 이론은 인간의 동기를 다섯 단계로 나누고 가장 기초적으로는 생리적 욕구, 다음에는 안전의 욕구, 사랑 및 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 마지막으로 가장 고차원적인 상위 욕구를 자아실현의 욕구로 보았다. 그가 제시한 욕구이론은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한계점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간의 동기에는 위계가 있어 각 욕구는 하위 단계의 욕구들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상위욕구로 나아가기 때문에, 고차원적인 자아실현을 위해서는 그 하위단계의 생리적, 안전, 소속, 존중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학을 다니고 취업을 준비하는 여러분의 노력들이 자아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자기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안전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학생들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대중교통의 안전, 길을 걸어 다닐 때, 등산을 하거나 물놀이를 할 때, 생활을 하고 있는 일상의 모든 환경들이 안전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우리의 안전은 한 번의 교육이나 잠깐의 생각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유념하면서 몸에 배어 있어야 지켜낼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192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의 참사를 계기로 2008년 개관되었다. 이곳에는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사고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복원된 중앙로역사 화재현장과 참사 당시 뼈대만 남고 타버린 1079호 사고전동차가 전시돼 있다. 
올해로 14년차가 된 시민안전테마파크는 현재까지 180만 명의 체험인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중 초등학생의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 체험객이 많은데 체험을 하고나면 부모님들의 반응이 한결같다. “아이들을 위해 체험교육을 하러 왔다가 오히려 내가 더 도움이 되었다”라고 하신다. 막상 체험해보니 긴급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 얼마나 침착해야 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학생 체험객의 반응도 비슷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뻔한 안전체험으로 생각했다가 체험하고 나서는 “막상 체험해보니 생각보다 무섭고,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대표체험시설인 지하철 안전체험교육에서는 실제 같이 실감나는 상황에서 어른들도 당황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참사의 가슴 아픈 교훈을 잊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는 공기와 같은 안전의 소중함을 몸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안전의식이 몸에 배어야 한다. 봄의 아름다움은 핸드폰에 소장하고, 국민안전의 날 교훈은 우리 마음속에 저장하자. 
안타까운 참사는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광성 관장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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