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3 (월)

  • 흐림동두천 22.2℃
  • 흐림강릉 20.9℃
  • 천둥번개서울 23.2℃
  • 흐림대전 24.7℃
  • 흐림대구 26.5℃
  • 구름조금울산 25.2℃
  • 흐림광주 25.4℃
  • 구름조금부산 24.6℃
  • 흐림고창 25.6℃
  • 맑음제주 25.5℃
  • 흐림강화 22.8℃
  • 흐림보은 22.0℃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4.5℃
  • 흐림경주시 24.7℃
  • 구름많음거제 24.5℃
기상청 제공

대학기획

2022 글쓰기 기초학력 진단평가 실시! 그 결과는?

본교 교양교육센터는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 대상 기초학력 진단평가에 글쓰기 부문을 추가해 실시했다. 
이는 신입생들의 문해력을 비롯한 기초 학업 능력을 파악하여,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평가 종료 후 진행된 교양교육센터의 결과 분석에 따르면, 학생들은 전반적인 영역에서 50% 이하의 저조한 성취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이렇게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학습에 필수적인 문해력과 학습한 내용을 자기화하여 전달하는 능력 등 대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전반의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논의되고 있다. 기초 글쓰기 능력 부진은 글쓰기 강의 수강뿐 아니라, 학부 강의 수강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 학생들이 대학 교육을 통해 받아들인 지식을 자기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지식 생산자로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글쓰기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교육혁신본부 교양교육센터에서는 문해력을 비롯한 기초 학업 능력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2022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하였다. 이미 여러 대학에서 글쓰기 능력 평가를 실시하고,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2017년 일부 단과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신입생 글쓰기평가”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이후 차츰 규모를 확대하여 신입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측정해 왔다. 카이스트 역시 교양필수 ‘논술’ 교과목의 수강 여부를 결정하는 ‘논술레벨 테스트’를 매 학기 실시하고 진단평가 결과를 활용하여 수준별 분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는 관련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리, 물리 분야에서 진단평가를 실시해 왔는데, 여기에 올해 최초로 글쓰기가 포함되었다. 이번 글쓰기 진단평가에 응시한 신입생은 총 3154명으로 전체 신입생의 70%에 달한다. 신입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는 온라인으로 실시되었으며, 평가 종료 후 자신의 성취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시험 시간은 60분이었으며, 문제는 선다형, 연결형, 서답형 등으로 출제되었다.
진단평가 문항은 문해력, 논리력, 구성력, 문장력, 어휘력 등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출제되었다. 우선 문해력 영역은 주어진 자료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론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문항을 설계하였다. 하나의 자료만이 아니라, 복수의 자료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논리력 영역에서는 주어진 자료에서 개념과 개념, 문장과 문장 간의 논리적 관계를 이해하고 그 적절성을 판단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구성력 영역에서는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선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 효과적으로 글의 흐름을 구성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문장력은 한국어 문자의 특성 및 어문 규정 숙지 및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제를 출제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휘력 영역에서는 어휘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맥락에 맞게 구사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였다. 
평가 종료 후, 교육혁신본부에서는 신입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전공별, 영역별로 분석하였다. 각 단대별, 전공별로 성취도를 분석해 본 결과, 전공 특성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으며, 학생들의 기본적 학습능력과 진단평가 결과의 상관성이 드러났다. 그리고 어휘력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학생들의 성취도는 5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결과가 성적에 반영되지 않아 신입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응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출제 당시 예상했던 것에 비해 전반적으로 성취도가 낮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해력과 구성력 영역의 성취도가 눈에 띄게 낮았다. 각 영역에 포함된 문항의 난이도 차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흥미로운 것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사전 모의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와 비교하여 차이가 뚜렷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교육혁신본부에서는 문항의 난이도를 조정하기 위해 진단평가 참여 학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사전 모의테스트를 실시하였다. 공과대학, 경상대학, 인문대학 세 단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각 영역의 점수는 비교적 고르게 드러났다. 이 가운데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은 문장력이었으며, 문해력과 구성력 영역은 다른 영역과 비교하여 눈에 띄는 점수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신입생들의 진단평가 결과 문해력과 구성력이 현저히 낮았던 것이다. 이는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그간 문해력 저하 현상을 논할 때 주로 주목되었던 것은 어휘력 부족이었다. MZ세대의 문해력 저하를 지적할 때 곧잘 거론되었던 사례가 바로 이태 전의 “사흘대란”이다. 기사에 실린 “사흘”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못 이해해 기사의 오류를 지적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리고 사흘이라는 말이 검색어 순위에까지 오르면서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또한 지난해 방영되어 큰 관심을 받았던 EBS 다큐멘터리 “당신의 문해력”에서 강조되었던 것 역시 어휘력이었다.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한자어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텍스트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각 영역·문항별 성취도를 분석해 본 결과 문해력의 저하를 곧 어휘력 부족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가에서는 문해력과 어휘력 영역을 구분하여 문항을 설계하였는데 어휘력은 다른 영역에 비해 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휘력을 별도의 영역으로 독립시켜 측정해 본 결과 우리 대학의 신입생들은 비교적 까다로운 한자어의 의미도 대체로 이해하고 있었다. 물론 어휘력의 부족이 문해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은 틀림없지만, 문해력을 그저 낱낱의 어휘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문해력 영역에서 가장 오답률이 높았던 것은 (가), (나) 두 개의 글을 제시하고, (나)에서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를 해석, 평가하는 문제였다. 개인적으로 출제 당시에는 이 문제의 난도가 높다고 판단하지 않았고, 오히려 학생들에게 너무 쉽게 느껴지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런데 한 가지 자료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 문제에 비해 이 문항의 오답률이 현저히 높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해력을 좀 더 폭넓게,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휘력에만 초점을 맞추어 문해력 저하 문제에 접근하면,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학생들에게 영어 단어를 외우듯 한자어나 고유어를 외우도록 하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문해력은 자신이 읽은 것을 다른 것과 연결하는 능력인 동시에 주어진 자료를 통해 정보의 의미를 구성해내는 능력이기도 하다. 문해력과 구성력 영역에서의 성취도가 다른 영역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는 것은 이처럼 정보의 의미를 스스로 판단하고, 구성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글쓰기 교과에서는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향후 교과 운영 및 비교과 프로그램 구축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대학글쓰기 강의에서 텍스트의 의미를 파악, 효과적으로 요약하고, 주제와 목적에 맞게 글의 논리를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훈련을 강화할 것이다. 또한 기초학력이 낮은 학생들에게 글쓰기 집중 지도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기초학력을 증진시키고, 대학 강의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글쓰기도움터의 상담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되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문해력과 구성력은 통합적인 사고 능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대학 내에서 이루어지는 학술 활동 전반의 근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 학생들의 필요와 대학의 현실에 맞는 교육 과정을 구축하기 위해 대학 차원에서의 좀 더 거시적인 대응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학기 초 실시한 글쓰기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학생 평균 성취도를 영역별로 나타낸 도표이다.

김도경 초빙교수
(교육혁신본부 교양교육센터)


정다은 기자 jde20@knu.ac.kr
편집 전하연 기자 jhy21@knu.ac.kr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