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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황제의 곤충이야기

괴물 거미 타란툴라

8개의 다리를 가진, 곤충보다 더 많은 다리를 가진 거미는 대중들에게 있어 매우 극심한 혐오를 받는 동물입니다. 국내의 작은 거미에도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벌벌 떠는데, 크기까지 거대하고 색도 화려한 타란툴라라면 어떨까요. 열대지방으로 여행을 가면 태어나서 이런 괴물 거미는 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기사의 주인공은 거대한 괴물 거미 타란툴라입니다.
타란툴라는 고온다습한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거미입니다. 괴물 거미, 거대 거미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큰 크기가 인상적인 동물로서 가장 큰 타란툴라는 다리를 쭉 폈을 때 30c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합니다. 징그러운 형상의 거미가 크기까지 크다니, 시각적으로 이미 쇼크입니다. 더불어 온몸이 털로 덮여 있고. 털의 색깔마저 화려하니 영화 속 괴물 같은 섬뜩한 인상마저 줍니다. 다행이게도 타란툴라는 추위에 매우 취약해 겨울이 지켜주는 한반도에는 타란툴라가 서식하지 않습니다. 본래 서식지인 동남아시아나 남아메리카 등지에서는 가정집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해서 자택, 심지어 호텔 방 내부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작은 거미도 집에서 나오면 무서운데, 색도 화려하고 크기가 거대한 거미가 집에서 나온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타란툴라는 종에 따라 다양한 생활방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거미집처럼 화려하게 거미줄을 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몸이 너무 크고 무거운 나머지 거미줄에 매달려 있을 수 없기 때문이죠. 타란툴라의 거미줄은 마치 솜같이 거칠고 가벼우며 질깁니다. 이것을 자기 보금자리 주변에 벽지나 카펫을 까는 것처럼 도배를 하여 자신의 집을 완성합니다. 어떤 종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수피가 벌어진 틈 사이에 집을 짓고, 어떤 종은 땅굴을 판 뒤에 집을 짓고, 어떤 종은 돌 틈이나 나무 그루터기와 같이 지면과 가까운 곳에 집을 짓기도 합니다. 타란툴라의 거미줄은 질기기 때문에, 한 번 도배해 놓으면 보금자리를 외부의 충격에서 아주 튼튼하게 보호해줍니다. 이렇게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고 그 속에 숨어 있다가, 먹잇감이 근처를 지나가면서 거미줄을 밟는 진동을 감지하고 번개같이 튀어나와 공격합니다. 타란툴라의 독니는 몸과 걸맞게 아주 커서 500원 동전만큼 클 수도 있습니다. 덤으로 무거운 몸을 빠른 속도로 덮치는 힘과 맞물려 독니로 찍으면 한 번에 먹잇감의 몸을 관통할 수 있습니다. 독을 넣어 먹잇감을 독살시킨 뒤 소화액을 분비하여 먹잇감을 천천히 녹이고 빨아먹습니다. 독특한 식사방법 탓에 거대한 타란툴라가 작은 귀뚜라미 한 마리를 먹는데 30분에서 1시간 넘게 걸릴 수도 있으며, 도마뱀이나 개구리, 생쥐 따위의 큰 먹이를 잡았다면 며칠 내내 소화시켜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식사시간은 길지만 소식가라 1주에 한두 마리 정도를 먹으며, 반년 동안 굶어도 멀쩡히 활동할 수 있습니다. 
타란툴라는 특유의 외모 때문에 먼 과거부터 단단히 오해를 사버린 동물입니다. 타란툴라라는 단어는 물리면 죽을 때까지 춤을 추게 된다는 미신이 있어, 이탈리아어로 춤을 춘다는 의미의 타란텔라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동양에서도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아, 지금 사람들에게도 타란툴라를 보여주면 십중팔구는 독거미라고 부르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거미는 독을 가지고 있어 모든 거미가 독거미이며, 모든 타란툴라는 독이 벌보다도 약합니다. 같은 독충인 전갈의 경우 사람을 죽일 정도의 맹독을 지닌 종이 있고 사망 사례도 존재하지만, 타란툴라에게 물려 사망했다는 사례는 현재까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크기가 작은 동물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니 살아가는 데 전혀 문제는 없습니다. 약한 독이어도 독은 독이라서, 물리면 끔찍한 고통과 붓기를 동반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후유증이 남을 수는 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물려도 죽지는 않지만 죽을 만큼 아프다. 이것이 타란툴라의 독입니다. 거대한 크기와 강력한 힘을 얻은 대신 독을 포기한 경우라고도 볼 수 있겠죠. 오히려 맹독을 가진 거미는 의외로 3~5cm 정도의 아주 작은 크기를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타란툴라는 엄청난 겁쟁이라 사람을 잘 물려고 하지 않습니다. 게임 속 몬스터마냥 사람과 만나기만 하면 공격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몸을 만지거나, 괴롭히거나 해서 타란툴라가 목숨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면 그제서야 자기방어의 목적으로 뭅니다. 때문에 타란툴라를 다룰 때는 천천히, 조용하게 다뤄주면 물리지도 않고 맨손이나 팔에 쉽게 올려놓고 관찰할 수가 있습니다.


김건우
(생환대 생물응용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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