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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신문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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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순간은 언제나 무섭다. 선택의 순간에서 나는 대부분 완전한 하나를 고르기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일부만 가져가더라도 최대한 두 가지를 모두 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곤 했다. 그러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얻을 때가 많았다.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조언도 많이 들었지만 오롯이 선택했을 때 감당해야 할 책임의 크기가 두려웠고, 한 번의 선택이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영향을 줄까봐 무서워서 쉽게 고치지 못하던 안 좋은 버릇이었다.
그리고 작년 한 해 경북대신문의 편집국장을 맡게 됐다. 편집국장을 한 단어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않고 ‘선택’이라는 단어를 고를 것이다. 기자로 기사를 쓸 때는 신문을 한 번 발행할 때 얼마나 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존재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 기사를 잘 쓰고, 조직을 잘 이끌면 될 줄 알았던 편집국장의 자리는 모든 업무가 선택의 연속이었다.
신문 발행의 과정은 일단 기사 아이템 선정으로 시작한다. 기자들과 다음 호 신문에 넣을 기사 아이템을 찾고 회의를 해서 기획서를 만든다. 아이템도 함께 찾고 의견도 함께 나누지만 기획서에 넣을 아이템을 선택하고 기사 가치에 따라 배치를 결정하는 건 최종적으로 편집국장의 몫이다. 아이템이 선정되고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도 기사 작성에 있어 뭔가 일이 생겼을 때 선택을 바라는 질문들이 들어온다.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가끔 읽고도 모른 척 선택의 순간을 회피했다가 몇 분 뒤에 답장을 보낼 때도 있었다. 교열을 하고 면배치를 하면서도 선택의 순간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이 문장을 뺄 건지 넣을 건지, 표제는 어떤 걸로 할 건지, 만평 주제는 뭘로 할 건지 등등.
편집국장이 되고 초반에는 이런 선택의 순간들이 너무 힘들었다. 내 선택이 신문에 피해를 주진 않을지 많이 고민했고 교열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들었다. 어김없이 신문을 내는 주간은 돌아왔다. 내가 맡은 일이니 책임감에 믿음직스럽진 않았지만 결국엔 나를 믿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많은 선택을 했고 내가 했던 선택이 옳았을 때도 틀렸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그래도 신문은 나왔다.
선택하는 것도 연습이 되는 건지 나중엔 점차 더 자신감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선택의 과정을 함께하고 잘못됐을 땐 바로잡아줄 수 있는 기자들, 선배들, 선생님, 교수님이 계셨다. 잘못된 선택이라면 바로잡거나 대안을 찾으면 되는 거였다. 바로 잡을 수 없을 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실수를 기억했다가 다음 신문에선 그러지 않으면 되고. 1년 동안 편집국장을 하면서 신문에 엄청난 피해가 생기거나 신문이 펑크 나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 선택을 조금 더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신문을 끝으로 1년간의 편집국장도,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았던 2년간의 경북대신문사 생활도 끝이 난다. 올해 이제 4학년이 되어 진로에 대한 고민도 좀 더 심층적으로 하고 있고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당분간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아가기 위해서 선택해야 할 것들이 많아질 예정이다. 앞으로 있을 많은 선택의 순간들에서 언제나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신문은 나왔으니까! 예전처럼 선택을 회피하기보다는 부딪쳐 볼 것이다. 그래도 나아갈 테니까!


김민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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