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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인간과 AI’ 그리고 '해양오염’을 옷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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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제28회 부산패션디자인경진대회 & 부산컬렉션’이 개최되었다. 300여 명의 작품이 출품됐고, 그 중 40개의 작품만이 1차 심사에 합격해 실물심사를 받았다. 그 치열한 경쟁을 뚫었으며, 대상부터 금상, 동상(박예지, 유현지 - 생과대 의류 17)과 특선(최지혜, 이시현 - 생과대 의류 17)까지 이번 대회의 상을 다수 수상하였다. 그 중에서도 대상, 금상을 수상한 본교 패션왕 황주연(생과대 의류 17) 씨와 이수정(생과대 의류 18) 씨의 수상 후일담을 들어 봤다.●



'기계화 된 세상에 피어나는 생명’ - 황주연



▲모델이 착용하고 있는 대상 수상작



▲수상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황주연 씨(왼쪽)



Q. 부산패션디자인경진대회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A.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매년 열리는 공모전인데 졸업 작품을 그냥 두기에 아까웠다. ‘한번 내보자!’하는 마음에 졸업 작품을 좀 더 보충해서 출품하게 됐다.


Q. 출품한 작품은 어떤 옷인가?


A. 제 작품은 원피스랑 자켓으로 돼 있다. 주제는 메카닉 플라워로 기계화된 세상 속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을 표현하고자 했다. 원피스에는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들을 표현했다. 자켓에는 여민 부분에 DNA 사슬 구조를 추상화해 곡선으로 나타낸 후 가죽 소재와 홀로그램 원단을 사용해 생명체가 기술과 융합돼서 변화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Q. 디자인 결정에 있어 영감 받은 것이 있나


A. 추상화한 것이라 어디서 영감을 받았다기보단 상상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졸업 작품 주제가 처음에 충돌이었는데, 그때 인간과 AI의 충돌을 아이디어로 잡았다. 그 충돌에서 벗어나 AI 기계화된 세상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생명을 주제로 정했고 이를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했다.


Q. 출품작을 만들 때 어떤 과정을 거쳤나


A. 만드는 데는 시간으로 따지면 1년은 걸린 것 같다. 그 중 디자인 수정만 거의 8개월이 걸렸다. 진짜 수십 번을 바꿨다. 디자인만 정해지면 만드는 건 금방이다. 주제를 옷을 통해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원피스만 하려 했는데, 좀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주제를 다 표현하지 못한 느낌이 들어 자켓을 추가했고, 자켓 모형을 변형해 부수적으로 철사를 이용한 DNA, 이중 나선 구조를 표현해 유기적인 곡선처럼 보이게 했다. 더불어 자켓에 슬릿(좁고 긴 트임)을 넣어 통과하는 느낌을 살렸고, 그 위에다가 생명체를 추상화한 것들을 추가적으로 부착했다. 스터드(장식용 금속 단추)랑 아일렛(구멍 모양의 금속성 틀) 등도 뚫어 디테일을 더했다. 옷 전반적인 부분은 재봉틀로 하고 원피스나 코트 뒤에 달려 있는 디테일 들은 재봉틀로 잘라서 모두 손바느질했다.


Q. 수상이 발표될 당시의 심정은 어땠나?


A. 진짜 상상도 못했다. 대회장에 갔을 때 예쁘고 퀄리티가 좋은 옷들이 많아서 스스로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가 죽었었다. 시상이 진행되는 동안 뒤에서 대기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수상하러 나가는데 제가 호명이 안됐다. 작년 대회 영상을 봐서 대상과 금상 수상자가 수상 소감과 질의응답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대상 순간에는 머리가 하얘졌었다. 그냥 계속 떨리고 기쁘면서도 어안이 벙벙했다.


Q. 본인 작품의 어떤 매력이 상을 받게 된 요인이라고 생각하는가?


A. 일단 아까 말했듯이 DNA 구조를 옷을 통해 표현한 그 자체가 독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실루엣적으로는 제 옷이 조금 단조로운데 디테일들이 비어 있는 부분 거의 없이 잘 살아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단조로운 게 단점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실루엣도 많이 바꾸려고 노력했었다. 교수님께도 계속 여쭤봤었는데 제 옷에는 실루엣이 큰 게 안 어울린다는 피드백을 주셔서 단조롭게 가는 대신 디테일을 많이 살리는 방향으로 작업했다.


Q. 대회에 참여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는가?


A.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만드는 시기에 거의 다 밤을 샌다. 집이 시지인데 학교 근처에 방을 구해서 동기들이랑 같이 살았다. 밤을 새는 일은 정말 수도 없이 많았고, 디자인이 계속 바뀌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잘 모른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사실 디자인이 평상복이랑 너무 달라서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마네킹에 옷을 입혀 보는 것과 사람에게 입혀 보는 게 정말 다르다. 졸업 작품 룩북 촬영을 위해 모델이 입은 걸 보니까 힘들게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예쁘다 괜찮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다. 또 사다리 모양 DNA를 만들어서 달았는데 기발하면서 이상해 보이지 않아서 새로운 걸 내가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Q. 받은 상금은 어떻게 사용할 생각인가?


A. 사실 상금을 받자마자 어느 정도는 남겨서 교환 학생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4학년 2학기인데 우선은 휴학을 했고, 코로나만 괜찮아지면 내년에 한 학기 동안 교환 학생을 가려고 한다. 처음에는 마지막 학기라서 포기하고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마지막 기회이고 안하면 너무 후회될 것 같아 휴학을 하게 됐다. 유럽 쪽으로 갈 생각인데, 의류 전공은 거의 없어서 미술 쪽으로 관련된 분야 가려고 생각중이고, 전공 때문이 아니더라도 교환학생을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Q. 앞으로의 계획, 목표를 말해달라.


A.  우선은 교환 학생을 가서 견문을 넓히고 돌아와서 취업하거나 인턴으로 들어가 실무적인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그 후 저만의 아이덴티티와 무드를 담은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단순하지만 디테일이 살아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


'Pvc 패션의 양면', 만족감과 해양오염' - 이수정



▲모델이 착용하고 있는 금상 수상작



▲금상을 수상한 이수정 씨(오른쪽)



Q. 이 대회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A. 런웨이에 제 옷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 동기이고, 교수님께서 대회 참가를 추천해 주셔서 하게 됐다.


Q. 출품한 작품의 주제나 사용한 옷감이 궁금하다.


A. 주제는 아름다움만 추구하기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사회적인 이슈를 담으려고 했다. 바다와 해양 오염 사이에서의 충돌을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했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pvc패션이 우리한테 주는 만족감과 독이 될 수 있는 부분 이렇게 상반되는 두 부분을 충돌의 이미지로 옷에 담았다. pvc 원단을 주 원단으로 사용해 투명한 코트를 만들고 그 안에는 바다에서의 쓰레기처럼 보일 수 있는 그물들을 가죽 끈으로 형상화했다. 또 종이에 마카로 플라스틱 배출량이 높은 브랜드들이나 관련된 키워드 등을 재밌게 그려 스캔한 것을 원단에 프린트해 코트 위에 붙였다. 그게 작업이 좀 오래 걸렸다.


Q. 만드는 과정은 어땠나?


A. 졸업 작품으로 1년에 걸쳐서 만든 옷을 이번 공모전에 이렇게 내본 건데, 1년 중에 한 6개월을 고민하는 과정에 있었다. 교수님께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조금 있었는데, 결국에는 서로 맞춰가고 많이 배우면서 실질적인 작업은 남은 6개월 동안 해서 완성해냈다. 남은 6개월의 앞선 3개월 동안은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치며 아까 말씀드린 종이의 그림만 계속 그렸고, 그 후 나머지 3개월 동안 좀 더 디테일한 부분들을 잡아나갔었다.


Q. 수상이 발표될 당시의 심정은 어땠나?


A. 2차 심사를 1박 2일간 걸쳐서 했는데 첫날에는 리허설을 해야 되니까 다른 참가자들의 옷을 보게 됐다. 근데 다른 학교 학생 분들이 갖고 오신 옷들이 다 실루엣이 엄청 크고 원단도 화려해서 같이 간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들 기가 죽었었다. 빛을 받으면 되게 반짝거리고 눈에 확 튀는 옷들이 너무 많았고, 실제 옷에 쓰이는 소재가 아닌 일반적인 플라스틱 공 같은 공구품들도 사용해 실루엣을 크게 만든 거에 무척 놀랐었다. 그랬는데 우리 학교 학생들이 상을 많이 받아서 놀랬다.


Q. 본인 작품의 어떤 매력이 상을 받게 된 요인이라고 생각하는가?


A. 주최 측에서 나온 심사기준은 따로 없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주제가 괜찮아서 상을 받게 된 것 같다. 2차 심사를 할 때 심사위원 분들이 옷들을 실내에 모아두고 정밀하게 심사한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판가름 난 것 같다.


Q. 대회에 참여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는가?


A.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2차 심사 당시 첫 날에 리허설을 한다고 들었는데 사정 상 리허설이 없었다. 결국 대회 당일 리허설 없이 본 무대를 해서 당황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또 옷이 부피도 크고 무게도 있다 보니 옮기는 게 힘들었다. 그 외엔 전반적으로 다 괜찮았다. 완성된 작품을 심사장에 들고 갔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부분은 따로 없었다.


Q. 본인만의 옷에 대한 철학이 있나?


A. 양산형 의류보다는 실제로 산업에 적용되긴 어렵겠지만 제가 바라는 의류산업은 자기의 개성이나 생각을 담아 제작하고 또 거기에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같이 제작을 하고 싶다. 요즘도 시간 나면 제가 입을 옷을 만들고 있다. 제가 입을 옷을 만들면서 맞춤화 된 옷이 진짜 좋구나 하는 걸 느낀다. 저비용으로도 맞춤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다.


Q. 받은 상금은 어떻게 사용할 생각인가?


A. 현실적으로 대답하자면 마음 같아서는 집에 공업용 재봉틀을 중고로 하나 사고 작업실도 마련하고 싶은데 이 상금으로는 많이 모자란다. 그래서 지금은 일단 부모님께 드리고 남은 상금은 재료비에 사용할 것 같다. 직접 만들고 있는 옷에 필요한 것들을 살 예정이다. 또 취업을 위한 자기계발 비용에 쓸 생각이다.


Q. 앞으로의 계획, 목표를 말해달라.


A. 제 인생 계획은 20대 젊은 어린 나이에 하고 싶은 것 하고 20대 후반 30대쯤 들어서서부터는 안정된 직업을 가지는 거였다. 그래서 공인회계사 준비를 해 볼까 했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그렇게 멀리까지 계획을 세우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지금 1차적인 목표는 의류를 직접 생산하고 제조하는 라인에 흥미가 많아 그것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다. 나중에는 그런 샘플실을 운영하거나, 대기업 샘플실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가지게 되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공인회계사의 꿈은 살짝 접었고, 이쪽 길로 길게 나아갈까 싶기도 하다.



박은겸 기자 peg19@knu.ac.kr 

정예은 기자 ann8078@knu.ac.kr 

양호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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