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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획

신라, 유라시아로 나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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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실크로드에 대해서 들어봤는가? ‘비단길’이라고도 불리는 실크로드는 고대부터 유라시아 대륙을 이어온 원거리 교역망이며, 이 곳에서 수많은 국가들의 문화교류가 있었다. 만약 실크로드에 관심이 있다면 본교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개교 75주년 기념 특별전 ‘신라, 유라시아로 나아가다’를 관람해볼 것을 추천한다. 전시 기간은 5월 28일부터 11월 8일까지다. 이번 특별전은 실크로드 속에서 글로벌 국가로 성장한 신라의 모습을 비추어 국제화 및 다문화 사회 속에서 우리의 현재, 그리고 미래 사회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더욱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도록 약간의 맛보기를 준비했다●


우리나라와 실크로드


실크로드에서 ▲초원길 ▲사막길 ▲바닷길이 모두 연결된 국가는 중국과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러나 중국 학계에서는 실크로드를 고대·중세에 중국 황하·장강 유역에서 시작되는 길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실크로드의 동쪽 종착지를 중국으로 인식하고, 한반도는 문명의 교통로인 실크로드와 연결되지 않는 변방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라와 발해가 각각 바닷길과 초원길을 통해 직접 유라시아 세계와 교류한 점을 볼 때 중국 학계의 관점은 인정하기 어렵다.

일본 학계에서도 사막길과 바닷길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을 근거로 자신들이 실크로드 동쪽 종착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역시 신라와 발해를 경유하지 않는 일본의 문명화는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일본이 본격적으로 실크로드와 통한 것은 무로마치 막부부터 가능했다. 실크로드는 특정국가 중심주의가 아닌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인 것이다.


한반도에 들어온 실크로드 문화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천마도 장니는 신라에 유입된 유라시아 기마 문화를 상징한다. 백제 금동대향로의 도상에 보이는 코끼리·사자·악기는 사산조 페르시아에서 기원하는 것이다. 이는 앞서 중국과 일본 학계의 주장하는 것과 달리 이미 삼국시대부터 유라시아 국가들과 교역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통일신라 기와와 벽돌에 보이는 보상화문·사자·가릉빈가·쌍조문양도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왔다. 보상화문은 서아시아에 기원을 뒀으며, 사자문은 그리스, 페르시아에서 창안돼 중앙아시아를 통해 전래됐다. 가릉빈가문은 고대 인도에서 탄생한 상상의 동물이며, 쌍조문은 페르시아에서 전래된 지상과 천상을 오가는 새를 묘사한 것이다.


신라에서 일본 왕실로 보내지다


일본 쇼소인은 8세기 나라 시대를 중심으로 ▲페르시아 ▲당나라 ▲신라 ▲일본의 고대 유물 9천여 점이 소장된 일본 왕실의 보물창고이다.

쇼소인 소장품에 대해서 몇몇의 확실한 신라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견당사(일본에서 당나라로 파견한 사절단)에 의해 전래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칠곡 송림사 전탑 내 사리장엄구의 발견으로 쇼소인의 사산조 페르시아 유리공예품이 신라를 경유했음이 확인됐다. 경주시 월지 발굴에 의해 금동제 가위, 이슬람 유리공예품 등도 신라산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도 쇼소인의 소장품들 가운데 다수는 유라시아에서 전래된 후 신라에서 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쇼소인은 8세기 일본열도에 영향을 준 신라 문화를 상징한다.



실크로드는 어떻게 개척됐을까?


초원을 가로질러


유라시아의 초원 지대는 동쪽의 중국 대흥안령에서 출발해 ▲몽골 ▲카자흐스탄 ▲남러시아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 다뉴브강 중류 유역에 이른다. 이는 유라시아 대륙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가장 오랜된 길이다.

초원길은 스키타이에 의해 개척된 후 흉노와 몽골 등 유목 국가들의 교역과 이동 및 정복 활동에 이용됐다. 초원은 사막이나 산맥이 없어 이동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유목 국가가 세워지면, 그 영역 내는 교통이 원활해지고 상업 활동과 같은 문명교류가 촉진됐다. 이로 인해 고대 스키타이부터 13세기 몽골까지 여러 민족이 차례로 나타났고 이들은 실크로드를 통해 문화교류를 활발히 했다.



▲초원길의 경유지! 카자흐스탄 이식쿠르간



오아시스를 지나서


사막 지대는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문물이 집산하고 교통이 발달했으며 도시가 형성됐다. 사막길은 이러한 오아시스를 연결하는 길을 말한다. 사막길의 중앙에는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험준한 파미르고원이 자리 잡고 있다. 파미르고원 북부를 지나는 길은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사마르칸트에 도달하며, 남부를 지나는 길은 도중에 북인도로 남하하는 길과 서쪽으로 나아가 아프가니스탄에 도달하는 길로 나뉜다.

사막길은 초원길이나 바닷길에 비해 포괄 범위가 매우 넓다. 그 주위에서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 ▲파르티아 ▲사산왕조 페르시아 ▲아랍-이슬람제국 등 수많은 왕조와 민족이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오아시스로의 여정 시작! 중국 신강위구르자치구 교하고성



바다를 건너서


바닷길은 지중해에서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지나 인도양과 태평양에 이르는 길을 말한다. 바닷길은 말과 낙타에 비해 운송 속도가 빠르고, 대량의 화물을 동시에 운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기원전 1세기 로마는 인도양 계절풍의 정보를 알아낸 후 아테네에서 홍해를 지나 인도양으로 향하는 직항로를 개척했다. 이로써 로마의 동방에 대한 원거리 무역은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이후 조선술·항해술의 발전과 함께 바닷길을 통해 동방의 비단·도자기·향료 등을 대량 수입했다. 또한, 아프리카 북부에서부터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 ▲한반도 ▲일본 연안에는 선박의 정박과 교역의 중개지로서 항구 도시가 발달했다.



▲대륙과 동방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 기점! 중국 산둥성 펑라이성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온 유라시아 문화




▲(전기 로마유리기) 로마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시리아, 알렉산드리아, 쾰른 등 로마 제국 각지로 생산 거점이 옮겨졌고, 로마의 유리 공예품은 중요 실크로드 교역 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왼쪽부터 불좌상, 건축 조각품) 유라시아를 잇는 중간 지대인 간다라 지역에서 번성한 간다라

미술은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은 불교 미술이며, 사막길을 건너 신라로 들어왔다.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공예품들) 사산왕조의 유리는 실크로드를 통해 유라시아 각지에 전해졌다. 신라에는 5세기 후반 돌연 로마 유리기의 수입이 중단되면서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유리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슬람에서 온 유리와 도자기) 로마와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유리 공예 전통을 계승한 이슬람

 문화는 신라를 거쳐 일본까지 전해졌다.



이동윤 기자 ldy19@knu.ac.kr

편집 조현진 기자 jhj20@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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