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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황제의 곤충이야기

해충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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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벌레들이 있고, 그 중 사람의 생활이나 몸, 정신에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벌레를 우리는 해충이라고 부른다. 해충이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방안에서 튀어나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바퀴벌레? 불빛에 꼬여 방충망을 비집고 들어오는 깔따구? 자려고 누웠는데 귀에서 이이이잉 소리를 내며 우리의 피를 탐하는 모기? 이들은 모두 해충이다. 생각만 해도 짜증나는 해충들, 이것들이 지구에서 싹 사라져준다면 얼마나 편할지 생각해보았는가? 해충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먼저 해충이라는 개념부터 짚어본다. 해충이라는 개념은 인간의 이중적 잣대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일반적인 해충은 그 범위와 경우에 있어 변수가 매우 심해, 명료하게 구분 지을 수 없는 개념이다. 나비를 예로 들어보자. 성충은 꽃의 수분을 도와 인간에게 열매를 만들어주니 익충이다. 그런데 유충은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이다. 그럼, 나비는 익충인가 해충인가? 흔히 익충이라고 배워 온 무당벌레도 그렇다. 성충은 농작물의 해충인 진딧물을 포식한다. 익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무당벌레를 잡으니 방어용 분비물이 손에 묻어 심한 불쾌감을 느꼈다. 인간에게 불쾌감을 주었으니 해충의 자격을 갖추었다. 그럼, 무당벌레는 익충인가 해충인가? 

이런 애매한 기준 때문에, 익충인지 또는 해충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종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인간에게 질병을 매개하는 바퀴벌레나 모기, 가끔 대발생하여 인류를 식량난에 빠뜨리는 메뚜기처럼 일방통행으로 해를 끼치는 벌레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벌레들은 해충이라 칭해도 틀리지 않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진정한 해충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우리가 소위 해충이라 부르는 개념에 얼마나 다양한 벌레가 포함되는지를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해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직·간접적으로 인간과 관련된 것에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절지동물을 PEST라고 지칭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비록 혐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해충이지만, 해충은 지구에서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다양한 학자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어 정답이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대표적 해충, 모기를 생각해 보라. 암컷 모기는 흡혈을 하지만, 흡혈을 하지 않는 수컷 모기는 꽃가루나 화밀을 섭취하고 살아간다. 즉, 꿀벌처럼 꽃의 수분을 도와 열매를 맺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모기의 유충, 장구벌레는 올챙이 따위의 양서류, 송사리 따위의 어류의 주식이 된다. 모기의 성충도 마찬가지로, 개구리나 도마뱀, 새, 물고기 등등, 수많은 동물의 주식이 된다. 모기의 개체수가 많은 만큼, 그들을 포식하며 살아가는 상위 포식자도 많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모기가 한순간에 사라진다고 하면, 모기를 주식으로 삼고 살아가는 수많은 동물들은 대체 먹이를 찾아야 하지만, 대체 먹이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수많은 곤충 중 고작 몇몇 종이 멸종한다고 해서 생태계가 요동친다는 추측은 비약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적지 않다. 모기를 주로 먹는 동물들의 식단을 조사해보았을 때, 모기의 비중은 극소수라는 것을 근거로 꼽는다. 모기 하나만 놓고 봤을 때는 애매할 수 있으나, 범위를 해충 전체로 넓혀보면 의견은 서로 일치된다. 세상에는 특정 종만 포식하며 살아가도록 진화한 천적이 많기 때문이다. 무당벌레처럼 특정 종류만 편식하는 성향이 강한 경우라면 더더욱 해충이 없어서는 안된다. 먹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딧물이 없어질 경우, 그들을 주식으로 삼는 무당벌레의 몰락도 예정될 수순이다. 이것은 일부의 경우가 아니다. 바퀴벌레를 사냥하는 데 특화된 는쟁이벌, 나비와 나방 유충을 전문으로 사냥하는 나나니벌, 하루에 깔따구, 파리, 모기 따위의 소형 날벌레를 수백 마리 해치우는 잠자리 등등, 생태계라는 것은 톱니바퀴와도 같아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굴러가지 않는 어려운 것이다. 인간에게나 하등 쓸모없고 귀찮은 벌레들이겠지만, 자연 생태계에서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모두가 중요한 구성원이다.



▲인류의 식량난을 초래하는 메뚜기



▲인간에 질병을 매개하는 바퀴벌레



김건우

(생환대 생물응용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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