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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록관-우리가 몰랐던 경북대 이야기

9. 사범대학부설학교와 교생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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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
‘교육실습생의 준말인 ‘교생’은 많은 사람들에게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일 것이다. 교생선생님을 주제로 한 많은 영화, 드라마를 통하여 겪었거나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며 교생선생님을 만나본 경북대학교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의 여러 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되는 약 4주간의 교생실습은 사범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 중 하나이다. 그래서 사범대학 졸업생이라면 누구에게나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했던 교생 실습의 추억이 있다. 정장이 어울리기엔 너무 앳된 대학생들이, 수업할 때 실수나 하지 않을까 가슴 졸이며 시간 날 때마다 판서 연습도 하고, 학생들은 관심을 갖지 않을 자기소개를 몇 번씩 중얼거렸던 풋풋한 추억이다.
빽빽하게 매일의 실습소감을 담은 이 교생실습일지의 주인공도 아마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실습일지가 작성된 1956년에는 요즘과 달리 5주~6주되는 교생 실습 기간 중에 1주~2주를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약칭 사대부초)에서 실습했다. 중·고등학교로 진출하는 사범대 학생이 초등학교로 교생 실습을 가는 것도 색다른 일이지만 전국적으로 사범대학에 부설초등학교가 있는 곳도 우리 대학교와 서울대학교뿐인 점도 신기할 따름이다. 사범대학에 부설초등학교가 있게 된 데에는 우리 대학의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다.
경북대학교는 1946년에 대구사범대학, 대구의과대학, 대구농과대학을 모체로 설립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1946년에 이 세 학교가 국립대학으로 승격되었고, 1951년에 통합하여 경북대학교로 개편된 후 1952년에 국립대학교로 출범한 것이다. 
부설초등학교는 1937년에 대구사범학교 부속보통학교로 개교하였다가 우리학교가 출범하는 1952년에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국민학교’로 개칭되었다. 이 후에 사범대학 일부가 대구교육대학으로 분리되어 나갔지만 부설초등학교는 그대로 남아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부설중학교와 부설고등학교는 각각 1947년과 1951년에 개교하였다.
지금은 졸업생 대부분 고인이 된 사범학교 시절에는 졸업생들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로 모두 진출이 가능했다. 이후 경북대학교로 승격된 이후에도 한동안 사범대학 졸업생이 초등학교의 교사가 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부설초등학교 교생 실습과정을 그대로 유지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업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던 50대 후반의 한 선배는 “사대부초에서 교생 실습하면서 수업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 수업을 계기로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얼마나 훌륭하고 학생들을 잘 다루는 분들인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중·고등학생에겐 너무 당연한 개념들을 기초부터 가르치려고 하니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지, 수업준비를 하는 것이 중·고등학교보다 몇 배는 더 어려웠다”며 지금도 초등학생은 가르칠 자신이 없다고 한다. 그 수업을 통해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의 교육방식이 굉장히 다르고 초등 수업에는 그에 필요한 전문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아마도, 이 일지의 주인공도 같은 경험을 한 것 같다. 4학년 2반을 대상으로 수업한 학습지도안에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소풍을 소재로 거리의 측정과 시간 계산 방법을 가르친 기발함이 묻어 있었다. 더욱이 소풍갈 때 기찻삯을 계산하는 과정을 통해 세 단위의 덧셈과 뺄셈을 연습시키고, 곱셈과 나눗셈을 가르쳤으니 아이디어의 신선함과 함께 교생의 고민이 가슴에 와 닿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다. 한문과 학생이 수학을 가르치기 위해 실제로는 이 일지에 적힌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아마 그 고민들이 주인공이 더 훌륭한 교사가 되는 밑거름이 됐으리라.
초등학교 실습이 거의 끝나갈 무렵으로 보이는 ‘1956년 5월 24일’에는 그 동안의 실습을 통해 발전된 모습을 스스로 느끼는 점과 아직도 초등학생에게 맞는 용어 사용이 잘 되지 않는 어려움이 솔직하게 기록되어 있다. 아쉽게도 ‘5월 25일’의 일지는 빈칸으로 남겨져있는데 초등학교 실습의 최종적인 소감이 어떠했을지 궁금하다.
필자의 경우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에서 약 4주간의 교생실습을 했는데 실습이 끝나는 날 담임을 맡았던 반 학생들과 몇 차례 수업을 들어갔던 학생들과 작별인사를 하며 속으로 눈물을 삼켰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교생실습일지의 마지막에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다짐을 적었던 것도 떠오른다. 아마 이 교생실습일지의 주인공도 마지막 장에 그런 내용을 적지 않았을까?
경북대학교가 배출한 수많은 교사들 모두 교생실습을 통하여, 참스승이 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배움을 얻었을 것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교생실습 기간이 단축되고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깊은 고민을 던져줄 교생실습이 빨리 정상화되어 예비교사들의 교생실습일지가 꽉 채워지길 바란다.


▲사대부속 국민학교 실습록 표지


▲실습록 일지 부분 첫 페이지(실습 첫째 날)

박진원
(사범대 생물교육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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