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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취미가 궁금해요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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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보리차야?”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최초의 음주다. 당시 보리차였어야 할 그 노란 물은 쓰고, 목을 따갑게 하고, 맛도 없었다. 탄산이 싫어 콜라도 먹지 않던 내게 그 느낌이 더욱 부정적으로 다가왔고, 당최 왜 마시는지 모르겠는 이 액체를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마시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2016년 1월 1일 00시, 어느 곳에 가도 당당히 암행어사 행세를 할 수 있는(하고 싶은) 나이가 되자 그전의 기억들은 말소가 되었다. ‘나도 어른이야’라는, 지금 생각해 보면 입증할 필요가 없는 사실을 만천하에 증명하고 싶었나 보다. ‘노란 물’사건 이후로 음주를 하지 않은, 음주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어른이 주제에 말이다.
20년간 열심히 관리한 내 간의 성능이 궁금했는지, 1월 1일부터 매일매일이 제품 테스트 기간이었다. 하지만 내 몸속에 있는 친구는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이 해독을 깔끔하게 해버렸고, 서로 누가 이기나 하는 티키타카를 끊임없이 이어갔다. 그렇게 3년 정도를 굴리다 보니 재미도 없고 흥미도 떨어졌다. 유야무야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간 홍콩에서 나는 첫 칵테일을 마셨다. 당시 눈앞에 보이는 바다와 야경이 마음을 사로잡은 건지, 메인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하는 밴드가 기분을 고취시킨 것인지는 몰라도 나만을 위해 준비된 칵테일 같았달까. 집에 와서도 기억나는 경험에 처음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시작했다.
이 칵테일이라는 세계는 알면 알수록 더 다양한 종류가 있었고, 내 취향에 맞는 것들을 찾아 스며들어갔다. 이렇게 빠져든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야기’라는 것에 가장 매료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목적을 위해 어떤 논리들이 필요한지 알아야 시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물건을 사도 성능보다 이야기가 담긴 물건을 선호한다. 내 이름이 새겨진 물건이나, 만드는 과정에 내가 참여한 물건, 혹은 타자의 이야기들이 담긴 물건들처럼 말이다.
대부분의 칵테일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하다못해 판촉을 위해서 만들어진 이야기도 꽤나 의미 있게 담는다. 술을 마신다는 개념보다 새로운 맛과 향, 이야기를 찾아간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어 깊이 꽂힌 것 같다. 나는 이 행위가 그저 취하며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맛과 향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남길 바랐다. 그렇게 바텐더 자격증을 따기에 이르렀다.
내 취향을 찾아가며 항상 느낀 아쉬움이 있다. 칵테일을 잘 모르는 사람이 메뉴를 고를 때 종류가 너무 많고, 또 어떤 맛인지 상상하기 힘들어 선택이 힘들단 점이다. 생각보다 실패 확률이 꽤 높고, 맛보다 분위기로 먹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취미 생활이 많지 않던 당시의 내게 세상이 무언가 주고 싶었는지, 운이 좋게도 나는 취향에 딱 맞는 칵테일을 단번에 접했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이렇게 글까지 쓰고 있다.
자신의 취향이 무엇인지 잘 모른 채로 아무런 칵테일이나 마시고 ‘칵테일 별로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맛없는 냉동 삼겹살집 가서 ‘나는 삼겹살을 싫어하나 봐’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사실 이 글이 줄 수 있는 약간의 시사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신에게 맞는 칵테일이 적어도 하나는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추어 엄청나게 많은 칵테일들이 만들어졌다. 마치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만일 독자분들이 예전에 칵테일을 마셔봤었는데 별로였다면, 이것도 인연이니 누군지도 자세히 모를 나를 한 번 믿고 조금만 더 도전해 보길 바란다.
P.S. 혹자가 읽었을 때 ‘이게 무슨 취미냐?’, ‘그냥 술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일반적인 행위도 본인이 어떤 노력을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가에 따라서 멋진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여러분들도 즐겨 하는 것이 있다면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멋진 취미로 탈바꿈해보면 좋을 것 같다.

권남우
(IT대 전자공학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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