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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것, 데이트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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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집에 가보니 집안이 어두워진 것 같았다. 남편은 어둡지 않다고 말하며 나를 나무란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오늘, 내일, 일주일 뒤에도 나에게만 어두운 상황이 계속됐다. 남편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처음 내가 어둡다고 느꼈던 집 안은 점점 어두워 보이지 않았고,  집의 밝기조차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나를 바로 잡아준 남편이 고마웠다. 앞으로 나를 도와줄 남편에게 의지해야겠다. 위 상황은 ‘가스라이팅’이란 심리적 조작으로, 데이트 폭력 양상 중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가장 알아차리기 힘든 폭력 중 하나다. 연인과 함께 보내는 오늘, 당신은 무사한가●

급증하고 있는 데이트 폭력 사건, 사고

지난해 6월 서울시 강서구에서 교제할 당시 찍은 불법 촬영물을 지워주겠다는 명목하에 피해자를 불러내 감금 후 여러 차례 강간하고 흉기로 위협한 ‘강서구 데이트 폭력 사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의 피의자는 연인이었던 피해자를 상대로 오랜 기간 강간, 폭행, 협박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피의자는 ‘징역 5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제한’을 구형받았다. 그러나 피의자가 성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검찰이 재판부에 청구한 신상정보 공개와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세간에 알려져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피의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는 청원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전국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017년 1만 4136건, 2018년 1만 8671건, 2019년 1만 9940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것을 알 수 있다. 대구시도 마찬가지다.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구에서 접수된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016년 231건, 2017년 259건, 2018년 291건으로 집계됐다.  
데이트 폭력은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 정서적, 경제적, 성적, 신체적 폭력을 말한다. 데이트 폭력은 한 번의 폭력으로 끝나지 않고 오랜 기간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를 폭행하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가해자의 반복적 행동은 사랑하기 때문에 때리고 집착하는 것이라고 믿게 만든다. 그래서 피해자는 ‘때리는 것만 빼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돼 데이트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 

데이트 폭력의 종류


통제
· 누구와 함께 있는지 항상 확인
· 옷차림을 제한
· 내가 하는 일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두게 함
· 일정을 통제하고 간섭
· 휴대폰, 이메일, SNS 등을 자주 점검

신체적
· 팔목이나 몸을 힘껏 움켜쥠
· 세게 밀침
· 팔을 비틀거나 머리채를 잡음
· 폭행으로 삐거나 살짝 멍/상처가 생김
· 뺨을 때림

성적
· 나의 의사에 상관없이 가슴/엉덩이/성기를 만짐
· 내가 원하지 않는데 몸을 만짐
· 내가 원하지 않는데 애무를 함
· 나의 기분에 상관없이 키스
· 내가 원하지 않는데 섹스를 강요

언어적, 정서적, 경제적 
· 욕을 하거나 모욕적인 말
· 위협을 느낄 정도로 소리 지르기
·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너 때문이야’ 라는 말
· 나를 괴롭히기 위해 악의에 찬 말
· 내가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느낄 정도로 비난

출처: 한국여성의전화

10명 중 6명이 겪는 데이트 폭력, 대구여성의전화와의 인터뷰


여성폭력상담 및 피해자 지원 전문 기관인 대구여성의전화에서 실시한 대구 · 경북의 데이트 경험이 있는 만 18세 이상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63.1%가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형별로는 ‘통제폭력’이 94.3%로 가장 많았다. 통제폭력은 상대방이 가는 곳과 만나는 사람을 일일이 확인하려고 하는 것으로 전 세대에 걸쳐 골고루 나타난다. 반면 데이트 폭력을 겪는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 상담 기관을 찾는 경우는 매우 적다고 한다.
‘여성 인권지킴이’로서 폭력 없는 세상과 성적으로 평등한 사회를 위해 노력 중인 대구여성의전화와 데이트폭력의 현황에 관한 인터뷰 내용이다.

Q. 실제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신고 추이는 어떻게 되는가?

A. 신고 접수는 해마다 느는 추세다. 피해 경험 당사자 또는 주변 지인, 경찰, 해바라기 센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담과 지원 문의가 있다.

Q. 데이트 폭력 신고자의 나이대나 폭력 양상은 어떻게 되는가?
A. 신고 주층은 20대이다. 그러나 넓은 연령층에서 전(前), 현(現) 남자친구에 의한 데이트 폭력에 대한 문의가 있다. 또한 데이트 폭력 중 협박이 가장 많이 접수되고 스토킹, 폭행, 강간, 강제 추행 등의 신고도 접수된다.

Q. 대구여성의전화에서는 데이트 폭력 신고가 접수된 이후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하는가?

A. 강간, 강제추행, 디지털 성폭력 사건지원으로는 법률상담, 변호사선임지원, 경·검 조사 신뢰관계인 동석, 재판 모니터링 및 신뢰관계인 동석, 기관의견서 제출(검찰, 재판과정에서), 심리상담,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Q. 대구여성의전화에서 일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과 가장 보람된 순간은?

A.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데 피해자가 처벌 의지가 없는 경우나 공소시효가 지나 피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경우, 피해자가 어린 나이에 여러 가지 피해를 겪은 경우 등 안타까운 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 가장 보람찬 순간은 피해자가 ‘피해를 보기 전보다 더 잘 지내고 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이다.


데이트 폭력에 관한 사회학과 육주원 교수와의 인터뷰

Q. 최근 우리나라에서 데이트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주로 상대방을 통제하고픈 욕망에서 발생한다. 대부분의 연인은 일상적인 젠더 각본에 따라 연애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연인이라면 이렇게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따르다보면 상대와 본인의 유대 관계를 소유의 관계로 여기게 되고 상대가 소유에 어긋나는 순간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발생한다.
데이트 폭력이란 단어도 최근에 만들어졌는데, 사랑하는 사이에서 일어난, 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적인 문제로 보여지기 때문에 폭력이라 여겨지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사회의 불평등한 성별 구조와 성에 관한 고정관념이 뿌리 깊이 박혀있어 벗어나서 생각하기 어렵다. 해결 또한 여전히 힘들다.

Q. 젠더 사회학 관점에서는 데이트 폭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나?

A. 데이트 폭력은 학술적으로 흥미롭게 다뤄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평등해지려는 노력이 커질수록 마치 우리는 자유로워진 것 같지만, 데이트 폭력과 같은 미시적인 젠더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는 기존의 권력자들이 일시적으로 제도적 평등이 올라가면 위축감을 느껴 오히려 약자들을 더 통제하고 억압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우리 사회의 데이트 폭력을 막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A. 우선, 제도적으로 한국 사회 자체가 데이트 폭력 관련 범죄의 형량이나 판결 측면에서 상당히 관대한 편이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제도와 관련된 기관의 성 인지 감수성을 높여 폭력을 선제적으로 막는 것도 중요하다. 
미시적, 문화적 영역에서는 많은 사람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트 폭력은 가해와 피해가 불분명한 너무나 일상적인 폭력이기에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정하는 것조차 힘들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폭력의 원인을 자신에게로 돌려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고립돼간다.
따라서 피해자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폭력을 당한다고 느끼면 명확하게 의사를 표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위험해 보이는 지인을 가장 현명하게 구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Q. 최근 우리나라에서 데이트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주로 상대방을 통제하고픈 욕망에서 발생한다. 대부분의 연인은 일상적인 젠더 각본에 따라 연애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연인이라면 이렇게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따르다보면 상대와 본인의 유대 관계를 소유의 관계로 여기게 되고 상대가 소유에 어긋나는 순간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발생한다.
데이트 폭력이란 단어도 최근에 만들어졌는데, 사랑하는 사이에서 일어난, 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적인 문제로 보여지기 때문에 폭력이라 여겨지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사회의 불평등한 성별 구조와 성에 관한 고정관념이 뿌리 깊이 박혀있어 벗어나서 생각하기 어렵다. 해결 또한 여전히 힘들다.

Q. 젠더 사회학 관점에서는 데이트 폭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나?

A. 데이트 폭력은 학술적으로 흥미롭게 다뤄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평등해지려는 노력이 커질수록 마치 우리는 자유로워진 것 같지만, 데이트 폭력과 같은 미시적인 젠더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는 기존의 권력자들이 일시적으로 제도적 평등이 올라가면 위축감을 느껴 오히려 약자들을 더 통제하고 억압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우리 사회의 데이트 폭력을 막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A. 우선, 제도적으로 한국 사회 자체가 데이트 폭력 관련 범죄의 형량이나 판결 측면에서 상당히 관대한 편이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제도와 관련된 기관의 성 인지 감수성을 높여 폭력을 선제적으로 막는 것도 중요하다. 
미시적, 문화적 영역에서는 많은 사람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트 폭력은 가해와 피해가 불분명한 너무나 일상적인 폭력이기에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정하는 것조차 힘들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폭력의 원인을 자신에게로 돌려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고립돼간다.
따라서 피해자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폭력을 당한다고 느끼면 명확하게 의사를 표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위험해 보이는 지인을 가장 현명하게 구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데이트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은? 


① 위험신호 알아차리기 / 지지자원 모색하기

· 자신을 지지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요.

·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담소에 가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② 증거 수집, 폭력의 흔적 남기기

· 지금 당장 사법제도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나중을 위해서라도 증거를 모아두세요. 

· 상대방이 폭력(언어적 정서적 성적 신체적)을 행사한 날짜, 시간, 장소, 가해자의 행동, 상황 및 구체적인 피해내용을 6하 원칙에 따라 자세히 기록해 두세요.

· 몸에 멍이나 상처가 있는 경우 사진을 찍으세요. 병원에 가서 데이트폭력으로 생긴 상처임을 반드시 밝히고 필요시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여 진료기록을 남깁니다. 

· 폭력의 흔적(상처, 부서진 물건 등)을 찍은 사진, 동영상, 문자나 메일, 통화 및 대화 녹음, 연락기록, 메신저 기록 등을 저장해 두세요. 

· CCTV 영상은 삭제될 수도 있으니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해 두는 게 필요해요. 

· 주변인에게 폭력피해를 호소한 기록도 증거로 사용될 수 있어요. 


③ 안전한 장소 

·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112에 신고하고 상담소에 도움을 청하세요. 상담기록과 신고기록 은 피해를 입증하는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요. 


출처: 한국여성의전화


대구여성가족재단 
☎053-219-9970
대구해바라기센터
☎053-556-8117

《대구시 데이트 폭력 피해 지원 기관》


대구여성의전화 및 부설 기관 
☎ 053-471-6484~6486

1) 여성인권상담소 ‘피어라’
: 가정폭력, 성폭력, 데이트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 여성폭력 피해 경험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일상의 삶을 회복하도록 지원.
(의료지원, 상담지원, 법률지원, 예방교육 등)

2) 쉼터 ‘이다음’
: 가정폭력 및 데이트 폭력 피해경험자들을 위한 숙식 및 보호, 의료지원, 법률지원, 치유회복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 자립지원(교육 및 주거), 동반자녀지원 

3) 가정폭력 및 성폭력 상담원 교육훈련원
: 가정폭력, 성폭력 전문 상담원 양성 교육훈련원

▶ 가스라이팅 확인을 위한 간단한 체크리스트이다.

□ 애인과 말할 때 ‘내가 너무 예민한가?’ 자주 생각한다
□ 애인의 눈치를 보거나 불안한 적이 많다
□ 나는 애인에게 자주 사과하는 편이다
□ 애인은 나보다 잘난 사람이라서, 애인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 내 물건을 사는데도 애인이 좋아할지 먼저 생각해 본다
□ 주변 사람에게 애인을 좋게 포장해서 말하거나, 애인의 나쁜 행동을 변명한다
□ 무언가 결정할 때, 자주 애인에게 물어본다
□ 애인에게 ‘이런 얘기를 해도 될까?’ 망설여진다
□ 애인을 만난 후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 애인은 다정한 사람이지만, 불만을 선뜻 말하기 어렵다

출처: 연애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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