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1.4℃
  • 구름많음강릉 19.5℃
  • 구름많음서울 21.6℃
  • 맑음대전 21.5℃
  • 구름많음대구 18.3℃
  • 흐림울산 16.3℃
  • 맑음광주 22.9℃
  • 구름많음부산 20.0℃
  • 맑음고창 22.5℃
  • 흐림제주 18.1℃
  • 흐림강화 20.1℃
  • 구름조금보은 19.2℃
  • 맑음금산 19.6℃
  • 맑음강진군 23.6℃
  • 흐림경주시 17.2℃
  • 구름많음거제 19.9℃
기상청 제공

대학기록관-우리가 몰랐던 경북대 이야기

7. 경북대학교의 상징, 대학본관

URL복사


건물은 상징하는 힘이 있다. 대학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꼽으라면 교표와 함께 본관 건물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꼭 그 건물에서 근무하였거나 자주 지나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디어를 통해 각인된 본관의 모습은 그 대학의 인상을 좌우하는 상징이다. 
경북대학교의 본관은 캠퍼스 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라는 타이틀과 함께 고전적인 모티브를 차용한 건축 형태를 통해 권위 있는 대학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1960년에 준공된 이 건물은 지금의 박물관과 더불어 학교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입증하고 있는 귀중한 물리적 실체이다. 지금의 본관이 건축되기 전에는 목조의 단층 건물을 본관으로 사용했었다. 대학기록관에 소장된 개교 초기의 여러 행사 기록 사진들에 구 본관건물이 배경으로 잘 등장하지 않는 것에 비해 당장 1960년부터는 새 본관이 각종 행사의 중요한 배경으로 선택되는 것은 건물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상징성은 이 건물을 기획하고 설계할 때부터 깊게 고려되었을 것이다.
본관의 설계는 조자용(趙子庸, 1926-2000)이 맡았다. 그는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1947년 도미하여 반더빌트대와 하버드대학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 시기의 선구적인 유학생 출신으로서 귀국 후부터 다수의 주요 건물의 설계를 맡았었다. 우리 본관을 비롯하여 계명대 대명캠퍼스와 동산병원의 본관, 계성학교 체육관 등을 설계하였는데, 서양의 양식건축의 수법을 잘 활용하였고 구조공학 전문가로서 쉘구조 등 당시로서는 도전적인 구조개념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후에는 서울 정동의 주한 미대사관저인 하비브하우스(1974)의 작업에 참여하는 등 건축의 색채가 바뀌는 모습을 보이다가 2000년 타계하기까지 말년에는 민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경북대학교 본관은 분명히 서구 양식건축의 형태적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정면의 중앙현관 입구부는 그리스 로마 신전의 정면을 차용하였고, 높은 진입 계단으로 지면과 분리한 주출입구의 구성 또한 신전 양식의 변용이라 할 수 있다. 원래는 기단부인 부분을 지면층으로 공간화한 것이다. 이는 모두 고전주의 시대의 모티브를 받아들인 것이다. 건물 중앙부에 돔을 얹은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서양건축사 수업시간에도 고전모티브의 차용 사례로 본관 건물을 들어 설명하곤 한다. 
이 건물은 연세대, 이화여대, 고려대 등의 석조 고식양식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다. 경희대 본관의 직설적인 장식 사용도 우리 본관에는 없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조자용이 설계한 계명대 대명캠퍼스 본관과도 다른 디자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신전의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한 모던한 감각의 정면, 충분한 채광이 가능한 창문을 고려한 입면 구성, 최상층 원형 회의실로 사용되는 돔, 특히 돔의 하부를 유리로 마감하여 돔이 갖고 있는 구조적 성격의 형태를 해체하여 반전시킨 장면은 건축가의 뛰어난 감각을 잘 드러낸다. 어쩌면 건축가로서 조자용이 자신의 건축관을 진화시켜가는 중요한 단계를 증명하는 건물이 바로 경북대학교 본관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점점 가벼운 소재와 형태의 경쾌한 건축이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대학본관과 같은 무게감 있는 시대의 건축은 그 존재감이 더욱 강하다. 캠퍼스의 한가운데에 정박하여 대학이라는 오랜 전통을 표상하는 고전적 모티브와 새로움을 탐색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함께 보여주는 본관은 경북대학교의 역사와 지향을 웅변하고 있다.


▲본관의 설계자 조자용에게 감사장을 수여하는 장면. 뒤로 막 준공된 본관이 보인다.
(1960년. 대학기록관 자료)

조재모 교수
(공대 건축학부)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