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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록관-우리가 몰랐던 경북대 이야기

3. 경북대학교 학칙의 역사 - 졸업 학점이 180학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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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우리는, 상징과 이미지의 시대에 살고 있다. 경북대학교의 심벌마크와 엠블럼에 있는 상징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경대인이 얼마나 될까? 우리대학의 심벌은 둥그런 원 안에 첨성대와 여섯 개 별이 있고 꽃잎이 감싸 안고 있는 모습이다. 첨성대는 신라문화의 긍지를 의미할 것이고, 꽃잎은 우리대학 곳곳에 심어져 있는 학교의 꽃인 감꽃을 상징할 것이리라. 그렇다면 첨성대 위에 있는 별 여섯 개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대학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기존의 대구사범대학, 대구농과대학, 대구의과대학이 각각 국립대학으로 승격한 해를 개교년도로 삼는다. 이를 기점으로 2021년도는 개교 75주년이 되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존의 세 대학을 모체로 하여 국립 경북대학교로 통합 개편되고 국회 승인 후에 정식으로 설립 인가가 난 것은 1951년 10월 6일이고, 기존의 사범대학, 농과대학, 의과대학 이외에 문리과대학, 법정대학을 신설하여 1952년 5월 28일에 문교부장관이 참가한 개교식을 통해 정식으로 경북대학교가 출범하였다. 또 그 이듬해에 대학원이 설치되었다. 따라서 첨성대 위의 별 여섯 개는 바로 대학원을 포함하여 국립대학 설립당시의 5개 단과대학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점점 기록물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 시기에, 우리 대학의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대학기록관을 찾아 대학의 정체성과 철학을 볼 수 있는 설립 당시의 학칙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설립당시의 우리대학의 학칙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1955년 4월 11일부터 시행된 경북대학교 학칙만이 『경북대학교 20년사』에 수록되어 있는 것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립 당시의 학칙을 찾기 위해, 우리대학의 어두운 역사를 드러낸다는 이유로 전임총장 때 출판되지 못해 금서로 묶여 있는 『경북대학교 70년사』 편찬위원 등에게 수소문해봤다. 그들도 그것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였지만 찾을 길이 없었다는 답만 돌아왔다. 아쉽지만 1955년 학칙을 통해서 우리대학의 모습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우리대학은 학사학위 4,060명, 석사·박사학위 각 45명의 정원으로 출발하였다. 우리대학의 목적을 1955년 학칙 제1조에 “전문학술에 관하여 심오한 이론과 응용방법을 교수연구하는 동시에 널리 지식을 교수하고 인격을 도야하여 국가사회의 각 방면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한다”고 되어 있다. 현행 2021년도의 학칙을 비교해서 살펴보자. “전문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방법을 교수하며, 학술연구를 진작시켜 국가와 사회의 각 부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나아가 국가의 발전 및 인류의 번영에 기여함을 교육목표로 한다”고 되어 있다. 대동소이하다. 다만 현재 학칙에서는 초창기 학칙에서 인격을 도야하는 것을 빼버리고, 인류의 번영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을 뿐이다. 왜 인격도야를 삭제했을까? 초창기 학칙이나 현재 학칙에서 경북대학교의 교육철학을 볼 수 있는 것은 학칙에서 단 이것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고등교육법 제28조에 “대학은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의 차용일 뿐이다. 
경북대학교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교육철학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이상하다. 우리대학 정문 앞을 지날 때면 진리, 긍지, 봉사라는 교시탑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진리, 긍지, 봉사라는 교육철학을 반영한 내용은 초창기 학칙에는 없고, 현행 학칙에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중간에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대 교시는 “진리, 긍지, 봉사”이고, 부산대 교시는 “진리, 자유, 봉사”, 전남대 교시는 “진리, 창조, 봉사”라고 비슷한 용어로 바뀌는 그 시점이 아닐까 추측해볼 뿐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우리대학 교시조차도 현행 학칙에는 반영되지 않은 실정이다. 
지금 학칙에는 없지만, 초창기 학칙에는 인격을 도야한다는 목적으로 국어, 영어, 중국어, 독어, 철학, 문화사, 체육, 교련을 교양필수과목을 지정하고, 선택과목을 계열별로 수강하게끔 하고 있다. 교양학점이 지금보다 훨씬 많고, 졸업학점은 논문을 포함하여 무려 180학점 이상이어서 반드시 학기마다 22학점에서 24학점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고, 전 학기 성적이 B학점 이상인 학생에게 28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다고 하였다. 지금 학생 입장에서는 경악할 수준이다. 
또한 초창기에는 2학기제로 운영하고 있었다. 1학기는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2학기는 10월 1일부터 그 다음 해 3월 31일까지이다. 3월인 지금은 방학기간인 셈이다. (이는 미군정 이후 9월 2학기제에서,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교육법을 제정하면서 1950년부터 다시 4월 신학기제로 바뀐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이때 일본 식민지 시절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5.16 군사쿠테타 정권이 1, 2월에 방학을 하여 난방비를 절감한다는 이유로, 4월 1일 신학기를 3월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에 모두 3월 신학기제로 모든 대학이 바뀌었고, 우리대학 학칙도 그 후 이를 따르고 있다) 금년도 우리대학 신입생이 미달되는 상황에서 보면, 초창기 대학에 가기 어렵고, 지식에 메말라하던 상황을 반영한 청강생 제도도 보여 격세지감이다. 
어울리지 않는 옷은 벗어 던져야 하듯이, 학칙도 변화하는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의 기본철학과 원칙은 지켜야 한다. 그것은 바로 대학은 시대를 선도하면서 어떤 일체의 권위에도 굴복하지 않고, 개인의 자유과 권리를 인정하면서 각자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신을 제어하는 가장 자율적인 공간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우리 대학은 불합리한 기성체제에 순응하는 도구적 인간만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 아닌지 반성하고,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공간에서 각자 스스로 자율적 주체로 서는 법을 가르쳐야 된다. 그래야만 세계를 주도하는 첨성인, 미래를 선도하는 경북대의 교육철학이 완성될 것이다. 이를 학칙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본다.


▲학칙 표지


▲학칙 첫 장

이시활 연구원
(영남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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