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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현메아리

겸손과 가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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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겸손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자주 듣는다. 특히 유교 문화가 일반적으로 퍼져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런 경향이 크다. 겸손함이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고 자신을 낮춤으로써 역으로 자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자세나 행동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지나치면 좋지 않다. 요즘은 삶을 살면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기계적으로 겸손해 하는 이들도 많다. 물론 겸손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좋고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겸손한 자세가 무조건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겸손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여러 종교나 사회에서 이상적인 태도나 모습으로 그렸다. 서양의 기독교에서도 겸손은 좋은 자세로 여겨졌고, 동양의 유교에서도 겸손은 바람직한 자세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때론 너무 기계적이고 주입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겸손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런 교육을 받은 탓인지 가끔 우리는 겸손이 지나쳐서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지 못할 때도 있다.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운이 좋은 경우 굳이 자신이 말하거나 드러내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가치를 인정해주고 알아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대학을 갈 때도, 회사에 취직할 때도, 심지어 다른 사람을 만날 때도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야 할 때가 있다. 겸손이라는 자세는 좋지만, 그 자세가 자신의 가치를 가리고 숨기기만 한다면 곤란하다.
그렇다면 겸손하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런 방법이 확실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 방법은 항상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겸손하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제안을 해보려 한다.
내가 생각할 때 가장 이상적인 겸손한 자세의 기준은 “사람 앞에서는 겸손하고 사람을 제외한 것들 앞에서는 자신감을 내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예시를 하나 드는 것이 좋아 보인다. 어떤 축구선수에게 축구를 배우는 소년이 있다고 한다. 소년이 좋은 플레이를 하자 그 축구선수가 “이 정도면 국가대표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칭찬을 했다고 치자, 이때 소년은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겸손해서 좋아 보인다. 이때 소년이 “네 열심히 한다면, 국가대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면, 과연 이런 대답을 했다고 그 축구선수가 기분 나빠할까?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물론 이 기준이 절대적으로 모든 사람한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이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평가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항상 겸손한 것보다는 어떤 기준을 세우거나 판단에 따라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앞으로 가끔은 자신의 행동에 자신감을 표하고 자신을 조금 더 인정해주는 것은 어떨까?

박인기 (인문대 사학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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