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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모기라는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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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고 가을은 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집 안 구석구석 숨어 있는 모기들과 전쟁 중이다. 우리의 피만 훔쳐 갈 뿐만 아니라 가려움 때문에 잠도 훔쳐 간다. 심지어 말라리아, 뎅기열같이 무서운 질병도 옮길 수 있다. 이런 골칫거리 모기에 대해 알아보자●

1. 모기 넌 누구니?

모기는 인간이 구축해 놓은 환경에 적응한 대표적인 곤충이다. 원래 자연 상태의 고인 물이나 하천에서 발견되어야 하지만, 배수로에 남은 물, 하수구, 창문 틈새에도 대량으로 번식한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수많은 생물이 멸종했지만, 모기는 이런 과정에서도 살아남아 인간이 사는 지역 깊숙이 자리 잡았다. 모기는 유충 시기에 천적인 자라, 물방개, 가물치, 송사리, 미꾸라지에 의해 수가 조절됐지만, 경제발전 시기에 무분별한 공업화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상대적으로 천적이 적어짐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났고, 그 수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모기는 매년 4월 말이나 5월에 나타나기 시작해 10월쯤 없어진다. 모기가 가을에도 활동하는 이유는 기후 변화로 기온이 올라가고, 가을에도 집중 호우와 폭염이 반복돼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모기는 습도가 높고 기온이 25℃ 안팎일 때 가장 잘 번식한다.
모기의 대표적인 특징은 흡혈이다. 모기의 흡혈은 암컷에 한정되고,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즙을 빤다. 암컷은 흡혈을 한두 번 하고 알을 낳기 시작한다. 암컷은 흡혈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적합한 사육지가 있으면 모든 알을 3주 이내에 산란하고 죽는다. 반대로 환경이 좋지 못하면 수개월까지도 생존할 수 있다. 

2. 모기의  흡혈

모기 암컷이 수정된 알을 갖게 되면, 알의 성숙에 필요한 단백질 공급을 위해 반드시 흡혈 활동을 해야 한다. 모기가 1회 흡혈하는 양은 약 5㎛ ℓ 정도로 아주 적은 양이다. 그러나 이 양은 모기 몸무게의 2배에서 4배이기 때문에 흡혈한 모기는 배가 불러서 멀리 날아가지 않고 벽면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모기가 충분한 양을 흡혈했다면 더는 사람을 물지 않지만, 사람의 방해로 배부르게 피를 먹지 못했다면 충분한 흡혈이 될 때까지 계속 문다. 모기 암컷은 동물이 발산하는 이산화탄소를 통해서 숙주를 찾아낸다고 한다.

모기는 아무 혈액형이나 빨아도 괜찮을까?

 인간의 혈액은 혈액형이 다르면 혈액 속의 항체도 다르므로 수혈할 수 있는 혈액형이 정해져 있다. 만약 다른 혈액형의 혈액이 수혈되면 혈액이 응고돼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모기는 영양으로서 인간의 피를 흡수하므로 여러 혈액형의 피를 빨아먹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모기는 면역 체계가 없으며 설혹 면역 체계가 있다 하더라도 사람의 피가 모기의 혈액에 직접 섞이는 것이 아니라 위장에서 모두 흡수되어 버려 문제가 없다. 사람이 선지 같은 동물의 피를 섭취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3. 모기에게  물렸다면!

만약 모기가 아무도 모르게 피를 먹고 달아났다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붓고 가려운 모기의 흡혈 흔적뿐이다. 손톱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가려움을 해소하고 싶지만, 이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모기에게 물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기에게 물린 부위가 가렵다고 해서 십자가를 만들거나 긁는 행위는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긁으면 일시적으로는 가려움이 완화되나 궁극적으로는 염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어 가려움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모기에 물렸을 때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은 대표적으로 4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얼음찜질하는 것이다. 붓고 가려운 곳에 얼음찜질하면 피부 감각이 둔해져 일종의 마취 효과처럼 가려움증이 완화된다. 또한, 가려운 부위의 혈액 순환을 늦춰 독소가 주변부로 번지는 것을 막아준다. 두 번째로는 베이킹소다를 이용할 수 있다. 베이킹소다에는 알칼리성 혼합물이 들어있어 모기 때문에 산성화된 피부를 중화시켜준다. 차가운 물에 베이킹소다를 섞어 물린 부위에 15분간 잘 바르면 가려움증이 완화된다. 세 번째로는 알로에를 이용하기도 한다. 알로에 역시 얼음과 마찬가지로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 방법은 열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생소하게 들릴지 몰라도 원리는 이렇다. 모기에게 물린 자리를 가렵게 만드는 물질이 바로 ‘포름산’인데, 이 포름산은 우리 몸에서 히스타민과 백혈구를 불러 모아 강력한 염증 작용을 일으킨다. 이때 포름산의 독성을 약화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바로 ‘열’이다. 48도 이상의 온도로 30초간 유지해주면 포름산이 만들어낸 염증 단백질들이 변성된다. 이것을 응용하여 뜨거운 물에 담갔던 숟가락의 뒷면으로 모기에 물린 자리를 30초 이상 지그시 눌러보면 가려움증을 해소할 수 있다.

4. 모기가 영향을 미친 인류의 역사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에게 질병을 옮긴 동물이 모기다. 인간과 모기와의 경쟁 관계는 농경의 시작에서 출발했다. 농경의 시작은 안정화돼 있는 생태계를 파괴했고, 이와 함께 모기의 서식처에 인간이 침범하게 됐다. 모기 매개 질병인 말라리아, 황열, 뎅기열 등의 감염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이다. 이후 알렉산드로스 대제의 영토확장, 몽골제국의 영토확장, 십자군 전쟁,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나폴레옹의 제국 건설, 영국의 식민지개척, 미국의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인원과 물자가 침략 수송로를 따라 흘러 들어가면서 말라리아, 황열, 뎅기열 등의 질병이 직·간접으로 모기와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했고, 이는 인류 문명발달사에 큰 영향을 주었다.
<신곡>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 또한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로 사망했다. 기원전 2세기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도 모기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는 1880년 전 세계의 해상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파나마 운하 건설사업에 손을 댔다가 백기를 들었는데, 이때도 그 원인은 모기였다. 프랑스 측이 공사 현장에 파놓은 물구덩이에 모기 유충이 집단 서식하면서 말라리아가 창궐했고, 공사 시작 3년 만에 1,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쓰러졌다. 결국, 프랑스는 노동력 부족으로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이후 사업을 이어간 미국은 모기 방역에 힘을 쓴 덕분에 파나마 운하 건설에 성공할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모기가 옮긴 말라리아 때문에 수많은 군사가 죽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당시 말라리아 통제 활동 사무국을 차리고 곤충학자들을 대거 포진시켜 말라리아 감염을 막기 위한 연구에 힘썼다고 한다.

5. 모기의  퇴치법

과거 우리의 조상들은 마른 쑥대를 마당에 태워 모기를 쫓아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예방은 방충망이다. 하지만 방충망은 설치한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방충망에 혹시 작은 구멍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잘 살펴봐야 한다. 모기는 2mm 정도의 작은 구멍만 있어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모기 기피제를 주간 활동 시 노출된 피부에 바르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리고 모기가 번식할 수 있는 수조, 용기 등에 고인 물을 없앤다. 집 근처에 불필요한 웅덩이는 배수하거나 메워버린다.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자극성이 강한 화장품이나 향수 등의 사용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모기는 어두운색을 선호하기 때문에 밝은색 잠옷을 입는 게 좋으며, 모기가 벽에 붙어 있다가 날아서 흡혈하기 때문에, 잠을 잘 때 벽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모기는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접근하므로 몸을 차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흡혈하는 암컷 모기가 수컷 모기를 피한다는 습성을 이용해 수컷 모기의 날갯짓 주파수를 초음파로 내는 앱도 존재한다.

6. 모기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면?

모기는 우리에게 명백한 해충이다. 모기 때문에 위험한 질병이 사람들에게 전파돼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지금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모기에게 전염된 질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인류에 큰 피해를 준 모기가 영원히 사라져버린다면 어떨까? 
모기가 사라진다면 어떤 점이 좋을까? 모기로 인해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은 세계적으로 매년 2억 4천 7백만 명에 이르며 그중 1백만 명이 사망한다. 모기가 없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또한, 모기 때문에 의료분야에 경제적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게 되는데, 네이처 과학학술지에 실린 ‘모기 없는 세상(A world without mosquitoes)’ 따르면 말라리아로 인한 의료비만 세계적으로 한 해 120억 달러(약 14조 5천억 원)가 소요되며, 뎅기열에 의한 의료 경제적 손실은 미국에서만 매년 6천1백만 달러(약 727억 원)에 이른다. 모기의 박멸은 수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으며, 엄청난 액수에 경제적인 손실을 막아준다. 
그러나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에서 사람보다 훨씬 오래전에 등장한 모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쉽사리 무시될 수 없다. 모기가 사라지면 모기를 먹이로 삼는 동물들이 크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모기를 먹고 사는 거미, 박쥐, 잠자리와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먹어 치우는 미꾸라지와 송사리가 줄어들면 자칫 생태계는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먹이사슬은 연쇄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떤 작은 생물의 멸종이라도 전체 먹이사슬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포식자에 속하는 인간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미국 곤충학자 필 로우니보스 박사(이하 필박사)는 모기 박멸은 상상을 초월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필 박사에 따르면 모기는 꽃가루 수분 역할을 하는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생물체이기 때문에, 모기가 사라지면 수천 종, 수만 그루의 식물 역시 멸종될 수 있다. 미국 진화 생태학자 디나 퐁세카 박사는 “모기가 인간에 위험한 질병을 옮기기도 하지만 생태계에서는 카카오와 같은 열대작물의 수분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모기가 사라진다는 것은 결국 지구상에 초콜릿이 사라진다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한다. 
해충과 익충은 사람들의 편의로 분류된 것이다. 한때 익충이었던 곤충이 해충으로 변하는가 하면,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무당벌레의 경우 진딧물을 잡아먹는 익충이다. 그런데 무당벌레는 감자잎을 갉아먹기로 유명하다. 이렇게 보자면 무당벌레는 익충이면서도 동시에 해충이기도 한 셈이다. 해충이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고 해서 박멸하게 되면, 그것이 가져오는 이로운 효과도 따라 없어지게 된다. 해충과 익충은 생태계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기 때문에 해충이라고 해서 반드시 박멸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해충만을 골라 없앤다 해도 결과적으로는 익충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었던 것은 분명하다. 모기가 사라져버린 세상은 평안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생태계는 무너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모기를 사랑할 필요는 없다. 다만 모기도 같은 지구라는 생태계에서 공존하는 생명임을 기억하면 좋겠다.


인체에 해롭지 않은 천연 모기 기피제를 만들 수 없을까?




계피를 활용한 모기퇴치 스프레이!

모기뿐 아니라 벌레 대부분이 싫어하는 대표적인 향이 있으니,
 바로 계피이다. 계피는 모기를 쫓아낼 뿐만 아니라 
정유 성분이 살충 작용까지 하므로 더욱더 유용하다.

준비물: 큰 유리병, 소독용 에탄올, 계피, 스프레이 공병

1 준비해 놓은 
유리병에 3분의 1정도를 계피로
채워준다.


2 에탄올을 계피가
완전히 잠길 때까지
 부어준다.
3 이 상태로 하루나 이틀을 기다린다.

4 색이 갈색으로
 우러났을 때,
    스프레이 공병으로 옮겨 담는다.

WANTED! 모기 수배령


1. 중국 얼룩 날개 모기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지에 분포
말라리아, 사상충병을 매개
어제 잡은 모기 세 마리 중 한 마리!





2. 작은 빨간집 모기

흔히 집모기라고 불림 주로 밤에 활동하며 
사람과 가축에게 일본 뇌염을 옮김
100마리 중에서 3마리가 일본 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고!





3. 금빛 숲모기

웨스트 나일열이라는 병을 옮길 수 있는 종
지난해 유럽에서 22명, 미국에서 137명이 웨스트 나일열로 사망함



장문수 기자 jms20@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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