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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3만 학우의 학식을 책임지는 영양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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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기자 ldg15@knu.ac.kr
편집 진수별 기자 jsb19@knu.ac.kr

식사시간마다 학식센터는 학식을 먹는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학식센터에서 제공하는 학식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이다. 카페테리아 첨성에서 3만 학우들의 학식을 책임지는 김윤화 영양사를 만나보았다●


Q. 영양사로 본교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A. 산업체에서 처음으로 영양사로 일하게 된 이후 고등학교에서 일하다 본교에서 영양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다. 산업체와 고등학교는 연령대가 나와 맞지 않아 그로 인한 고충이 많았는데 본교의 경우는 20대 학생들을 상대하는 것이라 훨씬 수월할 것 같았다. 채용을 할 때 시험을 치르는데 첫해에는 떨어져서 두 번째 해에 다시 지원했고 결국 입사하게 되었다.

Q. 학식 메뉴의 선정기준은 어떻게 되는가?

A. 기존 메뉴를 유지·보수하면서 새로운 메뉴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식 이용률을 높이려면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최신 요리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견학을 많이 가는 편이다. 대구 근처에서는 영남대학교를 가보기도 했고 서울에 있는 곳도 종종 찾아간다. 이렇게 다른 곳을 방문해서 어떤 메뉴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배식을 하는지, 반응은 또 어떤지를 파악한다. 뿐만 아니라 방학마다 본교 식품영양학과에서 학생실습을 오는데 그때 학생들의 선호메뉴를 파악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그런 쪽은 같은 20대가 더 잘 알지 않겠나. 이렇게 신메뉴를 개발하고 학생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반응이 좋은 메뉴는 고정메뉴가 되고 그렇지 못한 메뉴는 사라진다.

Q.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무엇인가?

A. 대표적으로 복돈이(복지관 돈까스 200그램)가 있다. 복돈이는 생협에서 개발한 메뉴로 돼지고기 함량이 70% 이상 되는 건강하고 푸짐한 요리다. 그 외에도 아침 한정메뉴인 브런치나 우동세트, 수육, 짬짜면도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Q. 수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보니 나오는 잔반의 양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잔반은 어떻게 처리하는가?

A. 맞다. 잔반이 정말 많이 나온다. 복지관에서만 하루에 150리터 전후로 나오는데 한 달 치를 계산해보면 정말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잔반은 예전엔 동물 사육을 하는 곳에서 가져갔지만 법이 개정된 이후로는 따로 처리비용을 주고 업체에 위탁한다.

Q. 급식시설에서 나오는 잔반은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데, 잔반을 줄이기 위한 카페테리아 첨성만의 노력이 있다면?

A. 예전에 잔반을 남기지 않으면 스탬프를 찍어주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다. 스탬프 3개를 모으면 학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줬는데, 여럿이서 먹고 잔반을 한 명에게 몰아주고 나머지가 스탬프를 받아가는 식으로 악용하는 학생들 때문에 폐지됐다.
다른 학식센터에서는 수다먹(수요일은 다 먹는 날) 캠페인을 진행했었는데 이것 역시 효과가 별로 없었다.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기본 배식량을 줄이고 부족하면 리필해서 먹는 일종의 반(半)뷔페식 운영도 시도해봤으나, 리필 받는 것이 창피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오지 않아 실패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중요한 것은 학식을 먹는 학생들 개인의 의식인 것 같다.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Q. 지난 1학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생활관생도 크게 줄었었다. 카페테리아 첨성의 운영 상황은 어땠는지.

A. 카페테리아 첨성을 포함한 교내의 모든 학식센터들이 한시적으로 축소 운영됐다. 그런데도 찾는 학생이 줄어들고 식수가 급감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감소한 식수 때문에 모든 직원이 일할 여건이 되지 않아 세 명씩 번갈아가며 근무하고 있다.

Q. 학교나 회사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 중에서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는 식당이 특히 코로나 감염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은?

A. 현재 카페테리아 첨성은 입구에서 방문자의 체온을 체크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테이블에 칸막이를 설치해 철저하게 감염을 예방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이로 인해 방문객이 언성을 높이는 등 트러블이 생긴 적도 많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 지금은 다들 알아서 다 잘한다. 하지만 지금도 대화를 통제하는 것은 힘들다. 밥 먹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은 이해하지만 서로 배려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명심해줬으면 한다.

Q. 본교에서 영양사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더운 여름날 어느 학생이 배식대 앞을 서성이고 있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주머니들 인원을 세고 있다고 말하고 후다닥 도망친 적이 있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싶어서 걱정하고 있는데 그 학생이 더운 날 수고 많다며 음료수를 사와서 나눠주더라. 이 일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또 행정고시나 변호사 시험 등으로 학식센터를 자주 이용하는 수험생들 중 여기서 밥 먹고 합격했다며 음료수를 선물로 주고 가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안 좋은 일들도 많았지만 이런 것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학우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학식센터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곳인 만큼 모두의 입맛을 맞출 수는 없다. 하지만 학식센터에서는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식을 한 번도 먹은 적이 없는 학생의 비율이 50%에 육박한다고 한다. 학식을 만드는 입장에서 학생들이 학식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많은 이용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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