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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플’, 더 이상 ‘나만의 댓글’이 아니다

‘악플’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악플은 악성 댓글(리플, reply)의 줄임말로, 인터넷상에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작성된 악의적인 댓글들을 일컫는다. 특정 인물을 향한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 저주 등이 이에 포함된다.
악플은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직후부터 꾸준히 사회적 문제로 거론됐다. 단순히 누군가를 모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그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름이 잘 알려진 연예인이나 정치인, 공인의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에 대한 공격까지 받게 된다. 인신 공격적 악플은 당사자에게 모욕감을 주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만들며, 대인기피증이나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 스트레스 장애 등 여러 정신적 피해를 입힌다. 심할 경우 최근의 몇몇 연예인 사례처럼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현재까지 악플이 근절되지 않은 데에는 미약한 처벌이 한몫했다. 현행법상 사실 적시 혹은 허위 적시 명예훼손으로 인정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과 5천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 악플 작성자를 고소하더라도 벌금형 1~300만 원 정도로 그치는 실정이다. 악플 작성자가 미성년자라면 처벌 수위는 더 약해지기도 한다. 악플에 대한 법적 규제와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
이에 댓글 작성 시스템에 규제를 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댓글 실명제, 웹사이트 차원의 필터링, 댓글 기능 해제 등 댓글 규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으나, 실제로 시행하기엔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헌법 재판소에서는 지난 2012년에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했다. 실명제나 필터링의 경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자칫 악용될 우려가 있으며, 아예 댓글 창을 막아버리는 것 또한 문제가 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다음은 연예 뉴스 페이지의 댓글 기능을 아예 없앴으나, 누리꾼들이 사회 및 문화 뉴스 페이지로 올라오는 관련 기사에 연예 뉴스 댓글을 올리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악플이 얼마나 치명적인 범죄인지, 이를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이 제대로 인지하는 것이다. 악플로 인해서 피해 당사자가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더욱 강력한 처벌 기준과 판례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교육을 통해 악플의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성년자 중에서는 본인들이 작성한 댓글이 얼마나 악의적인지,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글인지 아닌지 구분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그들이 작성한 악플을 정당화할 수는 없으나, 그게 얼마나 잘못된 행위이며 중대한 범죄가 될 수 있는지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은 사회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전에, 어느 정도의 비판 수위가 바람직한지, 악플로 인한 피해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악플 처벌 사례는 어떠한지 등에 대한 꾸준한 교육을 선행해야 한다.
“누군가 5초 만에 쓴 댓글을 나는 5시간, 5일 동안 생각한다” 악플 피해를 겪은 한 연예인의 말이다. 누군가 겨우 5초 만에 작성한 댓글은 또 다른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무기가 된다. 댓글을 작성하기 전에 이 이야기를 내 가족과 친구, 댓글을 볼 당사자의 앞에서도 소리 내어 말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5초 동안 쓴 그 ‘읽을 수 없는 댓글’은 누군가에게 5시간, 5일, 그 이상의 후유증을 남기는 폭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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