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5 (일)

  • 맑음동두천 -4.4℃
  • 구름조금강릉 2.2℃
  • 연무서울 0.8℃
  • 박무대전 -1.8℃
  • 연무대구 -0.4℃
  • 울산 6.1℃
  • 맑음광주 1.7℃
  • 맑음부산 6.9℃
  • 맑음고창 -2.2℃
  • 맑음제주 9.0℃
  • 맑음강화 -2.8℃
  • 맑음보은 -4.9℃
  • 맑음금산 -4.8℃
  • 맑음강진군 -1.7℃
  • 맑음경주시 0.0℃
  • 맑음거제 3.5℃
기상청 제공

기자가 만난 사람

백학재에서 키운 꿈, 공직에서 펼쳐나가길

-5급 공채 일반 행정직 합격자 본교 재학생 박인혜(행정 15) 씨, 이성식(행정 14) 씨

▲올해 5급 공채 일반 행정직에 합격한 본교 이성식(좌) 씨와 박인혜(우) 씨가 카메라를 향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5급 공채 일반 행정직에서 본교 박인혜(행정 15), 이성식(행정 14), 김동하(약대 약학 12) 씨가 합격했다. 특히 박인혜 씨는 본교 행정학부가 개설된 이래 첫 수석 합격자다. 행정고시는 ▲제1차 선택형 필기시험(PSAT) ▲제2차 논문형 필기시험 ▲제3차 면접으로 나눠 진행된다. 3명의 합격자 중 박인혜, 이성식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행정고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박인혜(이하 박): 행정학부에서는 1학년을 대상으로 논술대회나 PSAT 모의고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시험을 쳤을 때 생각보다 결과가 좋았다. 이후 교수님들이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모아 행정고시를 쳐볼 것을 설득하셨고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이성식(이하 이): 사기업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에서 느껴지는 성취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후에 직업을 가진다면 공무원이 하고 싶었다. 

Q. 합격했을 때의 소감은?

박: 많은 경우 2차 시험만 합격하면 3차 면접의 경우 무난히 통과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합격했다는 느낌을 받은 건 2차 합격 이후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합격에 대한 확신이 없어 2차 합격 발표 날까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험이 거의 끝났다는 안도감과 내년에 다시 PSAT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뻤다. 
이: 2차 합격을 받았을 때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부모님께도 합격 문자가 잘못 온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 오히려 최종 합격 발표날에는 오히려 무덤덤했다.
Q. 합격한 이후 일상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박: 가장 달라진 것은 시험을 위해 억지로 아침형 인간이 돼 공부를 했었는데, 이제는 새벽 늦게 잠들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능 끝난 고3 학생들처럼 친구들과 놀러다니며 편하게 지내고 있다.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축하를 많이 해줬는데, 같이 고시를 준비했던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된 것이 가장 변한 점 인 것 같다.
이: 아침에 눈뜰 때와 밤에 잠들 때 행복하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거나 밤에 늦게 잠들 때도 ‘오늘 하루가 별거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편안하다.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소소한 행복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Q. 시험 치기 직전, 어떤 생각을 했는지?

박: 1차 시험 때는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실수를 하게 된다면 미련 없이 그만두자는 생각을 했고, 긴장도 많이 했다. 2차 시험은 넓은 범위에 비해 한 과목당 3문제 정도 출제된다. 혹시라도 공부하지 않은 곳에서 문제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컸다. 3차 면접 때는 한 조에서 한 명 정도 ‘미흡’ 판정을 받고 떨어지게 되는데, ‘혹시 우리 조에서 내가 제일 면접을 못 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다.
이: 공부 시기가 짧았기 때문에 2차 시험 장소에 들어가면서도 합격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험 한 번 쳐보자는 생각으로 크게 긴장하지 않고 들어갔었다. 

Q. 긴장 해소는 어떻게 했는지?

박: 긴장을 많이 하면 잠을 못자는 편이다. 1차 시험 전에는 학교에서 수면제를 처방 받았었다. 또한 하루라도 잠을 잘 못자면 수면 패턴에 문제가 생기는데, 2차 시험은 5일 동안 치러야 했다. 때문에 2차 시험 때도 수면제를 처방 받았었다. 3차 면접 때는 우황청심환을 먹었다. 2차 시험 때는 공부하지 못한 범위에 대한 두려움이 컸었는데, 오히려 시험이 막상 시작되면 이미 문제는 출제됐는데 걱정해서 뭐하냐는 생각으로 시험을 쳤다.
이: 평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시험 치기 직전에는 긴장이 됐었다.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금 긴장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역시 막상 시험지를 받고 문제를 풀다보니 평소 공부하던 것처럼 편안하게 시험을 쳤다.

Q. 본인만의 공부 방법이 있다면?

박: 보통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식으로 공부한다. 그러나 수험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기본 내용도 잘 모른 채로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는, 중요한 문제들 위주로 여러 번 반복해서 문제를 풀어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체계적인 노트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타이핑해 정리해둔 것이 많이 도움이 됐다.
이: 보통 2차 시험 준비할 때 서울로 많이 상경한다. 그러나 올해 시험에 합격할 것이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구에서 시험을 준비했다. 무작정 학원 강의를 따라가기보다 과목별 챕터의 핵심만 파악할 수 있도록 개괄적 이해를 바탕으로 공부했다. 이렇게 공부하다보면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Q. 시험 준비 기간 동안 힘이 됐던 것이 있다면?

박: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은 힘이 됐다. 1차 시험 준비를 함께 했던 친구들과 같이 2차 시험 준비를 위해 상경했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니 지치고 힘들 때 같이 이야기하며 힘을 낼 수 있었다. 공부를 더 오래 한 선배들로부터 공부 방법을 조언 받는 등 도움도 많이 받았다. 
이: 대부분 서울로 올라갈 때 나만 대구에서 혼자 공부를 했기 때문에 친한 사람이 한 두 명 정도 밖에 없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동기들과 약속을 잡아 놀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시험공부의 원동력이 됐다. 

Q. 백학재의 시설과 분위기가 공부하는데 있어 도움이 됐는지?

박: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다보니 책의 양이 방대하다. 개별 자리에 작은 책장이 있기 때문에 책을 두고 다니면서 공부를 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 가장 좋았던 것은 온전한 내 자리가 있다는 것이다. 공부하다가 그대로 펜을 놓고 집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또한 작년 합격한 선배들의 공부 방법이나 방향에 대한 조언 덕분에 공부의 시행 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이: 조금 더 보태자면, 백학재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을 만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일상을 공유하다 싶이 생활하기 때문에 서로 격려와 동기부여가 잘 된다.

Q. 백학재에서 겪었던 에피소드?

박: 방학기간에는 사람들과 거의 하루종일 함께 공부한다. 백학재 휴게실에 냉장고나 전자레인지가 있기 때문에 같이 도시락을 싸와서 먹거나 해먹는 경우가 많다. 시간을 아껴보겠다고 밥과 반찬을 싸와 고추장과 참기름을 양푼이에 넣고 비빔밥을 해먹기도했다. 음식을 해먹었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 아침에 백학재에 나오는 것과 집에 가는 것에 강제성을 부여해 인증을 했다. 스터디에서 세워 놓은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벌칙이 있었는데, 고등학생 때 많이 하던 빽빽이처럼 ‘나는 할 수 있다’를 100번, 200번씩 점점 늘려가며 썼다. 같이 했던 분들 중에 한 분이 1000번까지 쓰게 됐는데, 백학재에 붙어 있는 그 종이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백학재에 이상한 사람이 있다며 수군거리던 게 기억난다.

Q. 행정고시를 준비하려는 학생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박: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행정고시를 교수님 설득으로 준비하게 된 것도 있지만, 1학년 때 갔던 합격자 간담회에서 군대까지 다녀온 09학번 선배가 합격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걸 보고 짧은 기간에도 합격할 수 있고 본교에서도 행정고시에 많이 합격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때 그 기억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도전하는 데 있어 망설임 없이 할 수 있었다.
이: 행정고시를 너무 어렵고 자신과 거리가 먼 시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한 번 준비해볼까?’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사실 2년 안에 무조건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이왕 시험을 준비할거라면 5급부터 해볼까?’라는 생각에 시작했다.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Q. 행정고시만 남아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 사실상 외무고시가 폐지되긴 했지만 외교관 후보자 시험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오고 있고, 행정고시도 5급 공채로 이름이 바뀌었다. 시험이 남아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급 이상부터는 정책을 만드는 것에 일조하게 되는데 7급이나 9급에서 올라오신 분들은 그만큼의 경험과 연륜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라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채로 들어오는 젊은 2-30대 5급 사무관들의 경우는 젊은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3차 면접을 준비하면서 스터디원들을 만나보면 매우 똑똑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따라서 이 시험을 통해 그중에서도 유능한 사람들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행정고시는 다양성과 같은 좋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험인 것 같다.

Q. 공무원으로서 어떤 일을 해나가고 싶은지?

박: 내가 하는 일이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3차 면접에서 특정 문제에 대한 대처방식에 관련된 질문이 있었다. 나름대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답변을 했지만, 현직에 오래 계신 분들의 입장에서는 말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고 느끼셨을 것이다. 일을 하게 된다면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이: 젊은 세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하고 싶다. 가치관이 덜 정립된 어린 시절부터 자극적인 매체들을 많이 접하다보니 생기는 문제들이 많다. 이런 문제의 해결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다.

Q.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본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박: 7급이나 9급, 공기업, 사기업, 전문직 등 다른 길이 많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5급을 준비하겠다고 결심했다면 단순히 안정적인 직장을 넘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무엇인가 하고 싶기 때문에 시작했을 것이다. 실제로 공부를 할 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의문이 들 때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한 동기가 계속해서 원동력이 된다. 꿈을 가지고 시험을 준비하게 됐으니 그 마음을 쭉 간직하고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에서 공부하며 느낀 것은 시험이 점점 다가올수록 당장 눈앞의 시험보다 내년 시험을 생각하며 공부를 놓아버리는 경향이 있더라. 그러나 그 와중에도 열심히 한 사람들이 붙는다. 마지막까지,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누구나 합격을 확신하고 준비하는 사람은 없다. 지금은 불안함이 가득하더라도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시험을 준비하니 스스로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했으면 좋겠다.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감예진 기자/kyj17@knu.ac.kr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