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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첨단기술이 들어선 대구의 지휘봉을 잡다


▲김현덕 교수가 대구시청별관 스마트시티지원센터에서 3D 프린팅한 대구 83타워의 모델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일 대구시는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래너’로 본교 김현덕 교수(IT대 전자공학)를 임명했다.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래너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일관성 있게 조정하고, 본인의 철학과 가치를 담아 스마트도시를 만드는 기획가다. 그에게 대구시의 스마트시티에 대해 들어봤다●

Q. ‘스마트시티’란 무엇인가?
A. 스마트시티란 ‘똑똑한 도시’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특정 의미를 갖는 명사에 가깝다. 도시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첨단기술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과 결과다.
Q.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래너는 어떤 역할을 하나?
A. 도시에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은 기존의 정보화 시스템과 차이가 있다. 정보화는 종이 문서를 전산 문서로 바꾸는 작업이다. 이런 정보화 시스템은 팀 단위에서 작업이 이뤄지지만, 팀을 넘나드는 협업은 요구되지 않는다. 예컨대 시에는 시장이 있고, 그 아래 국이나 실이 있고, 그 아래 과가 있다. 이때 특정 문서의 디지털화 작업은 한 과, 혹은 한 팀 내에서 모두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스마트시티는 한 팀 내에서 이뤄질 수 없는 서비스다. 가령 교통을 담당하는 부서가 첨단기술을 이용하려면 통신 분야와도 결합돼야 한다. 신기술을 가진 대구 기업이 스마트시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려면 기업 육성도 결합시켜야 한다. 이렇듯 많은 조직들이 결합돼야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존 수직·상하관계 체계의 행정조직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각 조직을 수평관계에서 엮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것이 마스터플래너의 임무이며, 부서와 부서, 조직과 조직 사이 연계를 돕거나 빈틈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Q. 대구시 스마트시티 사업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A. 작년 대구시가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 연구개발 사업 실증도시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작성을 도와주기 위해 참여했다. 선정 후에는 이전까지 진행됐던 여러 프로젝트를 종합해야 하고, 앞으로의 프로젝트도 잘 실행할 전문가가 필요해서 스마트시티 사업에 계속 참여하게 됐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협업 문제가 발생했고, 대구시에서 행정조직간 벽을 허물며 활동하라는 의미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래너가 됐다.

Q. 스마트시티의 장점은 무엇이 있나?
A. 스마트시티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적인 도시가 된다는 점이다. 미국의 연구기관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시티를 통해 1년에 125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125시간은 우리나라 하루 일과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15일 정도의 시간이다. 또 대구시민의 평균 출퇴근 시간이 88분인데, 스마트시티를 통해 여기서 9분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이것이 일주일이 되면 45분을 줄이고, 1년이 되면 3~40시간, 일과시간 기준 5일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시티 시장의 규모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세계 시장만 수백조 원 단위가 넘는다. 이런 시장에서 대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게 되면 장기적으로 세계시장에서 우수 기업이 될 수 있다. 스마트시티 구현 과정에서는 기술력을 가진 지역 기업들의 솔루션과 제품을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기술로 전문화된 기업이 성장하게 되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Q. 현재까지 진행된 대구시의 스마트시티 사업으로 무엇이 있나?
A. 먼저 스마트시티에 들어가는 솔루션이나 제품(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 홈 등)은 시민과 직접적인 연계가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사전에 스마트시티에 대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시스템)를 수성알파시티에 구축했고, 이것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의 큰 축을 지탱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대구시는 에너지, 헬스 케어 등 상황에 맞는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앞서 언급했듯 작년에 대구시가 국가실증도시로 선정된 것도 스마트시티 사업의 성과로 볼 수 있다.

Q. 마스터플래너로서 대구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 스마트시티는 공무원이 먼저 시작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는 인프라, 즉 도시 기반 시설이 똑똑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대구시 버스정보시스템이 굉장히 잘 발달돼 있다. 이 시스템이 좋으면 대중교통 이용률도 높아진다. 이렇듯 스마트시티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인프라를 도입하고 결정하는 권한은 공무원에게 있다. “도입한다고 효과가 있을까?”, “혹시 해킹을 당해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면 스마트시티는 절대 진행될 수 없다. 따라서 공무원이 가장 먼저 도전적으로 변해야 하고, 전문화가 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것이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마스터플래너가 줄 수 있는 도움은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예전에는 창업학교, 스타트업 관련 분야에도 많이 종사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기피하는 인물상이 ‘자기 일만 잘 하는 사람’이다. 스마트시티도 마찬가지다. 서비스 단위로 뭉치는 사업이기 때문에 협업을 잘 하는 사람을 육성해야 한다.

Q. 마스터플래너로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어느 순간부터 도시의 가치가 그 대학의 수준을 결정하게 됐다. 반대로 대학이 잘 되기 위해서는 도시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것은 마스터플래너로서든, 본교 교수로서든 고민해야 할 문제다.
대구시는 전환기다. 전환기라는 것은,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망해버린다는 의미다. 마스터플래너로서 대구시가 이런 상황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동현 기자/ydh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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