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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시대의 학생을 찾아서

지난 11월 3일은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난 지 90주년 된 날이다. 1929년 10월 30일 전남 나주역에서 발생한 일본 남학생의 한국 여학생 희롱사건에 분노한 광주 학생들의 시위가 11월 3일 시작됐다. 11월 12일 2차 항일시위가 광주에서 대규모로 진행되었고, 이 소식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12월 초부터 개성, 인천, 원산을 비롯하여 함경도와 평안도 등지에서도 항일시위가 격화됐다. 항일운동은 일본과 중국, 연해주와 쿠바, 멕시코까지 확산됐다. 
1930년 1월 중순부터는 도시뿐 아니라, 읍면의 보통학교(오늘날의 초등학교) 학생들까지도 시위에 동참했다. 학생들은 시험거부, 백지동맹, 동맹휴업, 격문살포, 교내시위, 거리시위 등을 통해 항일과 독립을 외치며 투쟁의 최전선에 나섰다. 전국으로 확대된 학생운동은 1919년 3.1운동 이후 일어난 최대 규모의 항일운동으로, 194개교 5만4천여 명이 참가했다.
학생운동이 일어난 지 90년이 되는 2019년, 얼마나 많은 학생이 그날의 함성과 분노와 저항과 투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가?! 광주학생운동기념탑에 새겨진 두 문장은 많은 것을 웅변한다. “우리는 피 끓는 학생이다. 오직 바른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 열혈청춘의 학생이며, 동시에 정의로운 길만을 추구하겠다는 서슬 퍼런 맹약(盟約)이 시원스럽다. 옳지 않다면 어떤 고난과 질곡에도 무릎 꿇지 않겠다는 담대한 패기가 눈앞에 선연하다.
그러하되 오늘날 우리 학생들은 어떤 모습인가?! 정의를 위해, 자유를 위해 투신할 준비가 되었는가?! 혹여 자신만의 출세와 생활상의 이득을 위해 자유와 정의를 등질 각오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참지 않겠다는 ‘이익우선주의’로 무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20대에 자유와 정의를 외치지 않은 청춘은, 20대에 불의와 억압에 저항하지 않은 학생은 죽을 때까지 금전과 권력의 사슬과 차꼬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인간이 인간인 까닭은 인간과 인간의 격의 없는 유대관계에 있다는 말이 있다. 학생이 학생인 까닭은 자유와 정의가 조화롭게 손잡고 형제애를 구현하는 데 있다. 나의 최대치인 우리가 너의 최대치인 너희, 그와 그녀의 최대치인 그들과 인간적인 연대와 유대를 맺기 위한 초석의 시간대가 20대 청춘 학생이다. 오늘의 우리가 있도록 90년 전에, 100년 전에 투쟁하다 산화해간 숱한 선배 학생들에게 오늘날 우리 학생들의 모습은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
광주학생운동은 지난 1953년에 ‘학생의 날’로 지정되어 정부기념일이 됐다. 유신통치가 막을 올린 이듬해인 1973년에 학생의 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학생의 날은 군부통치의 유화정책으로 1984년 부활하여 2006년에 ‘학생독립운동 기념일’로 개칭됐다. 지난해부터는 3.1운동·6.10만세운동과 더불어 일제강점기 3대 독립운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가기념일’로 격상되었다. 
‘길가메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인생은 어차피 유한하다. 제한된 시공간에서 인과율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 청년 학도들은 깊이 돌아보기 바란다. “그대들의 피는 아직도 펄펄 끓고 있는가, 언제나 자유와 정의의 바른길을 가겠노라 목숨 걸고 다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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