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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1세기와 지역감정

영화 <그녀Her,2013>는 인공지능 운영체계 사만다와 남자인간 테오도르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0.02초 만에 한 권의 책을 통독하고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는 사만다는 초지능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처럼 생각하고 질투하며 사랑하는 사만다가 테오도르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 장면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를 생생하게 현현한다. 
호모사피엔스의 지구촌은 과학기술이 구현하는 신기원과 대면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 이후 불과 50년 만에 인류에게 닥친 변화의 태풍은 우리에게 인식과 사유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불과 500년 전에 ‘코페르니쿠스의 전환’을 경험한 인류는 급속도로 과학발견과 기술발전을 이룩하여 200년 전에 근대의 틀을 마무리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영국의 산업혁명, 프랑스의 정치혁명 그리고 독일의 정신혁명이다.
그들이 주창한 근대가 불러온 두 번의 전쟁과 살육은 탐욕과 어리석음에서 발원했다. 타국보다 넓은 영토와 부유한 삶과 강력한 지위를 탐하는 제국주의 전쟁이 1차 대전과 2차 대전이었다. 탐욕의 종말은 언제나 파멸 내지 파국이라는 역사의 교훈을 제국들은 간단히 무시했고, 그 결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 버섯구름이 솟아올랐다. 70여 년 전의 일이다. 역사를 잊고 탐한 자들을 응징한 과학의 위력 앞에 그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뒤돌아선 예언자’로서 역사가는 과거를 돌아보면서 다가올 날을 생각한다. 우리가 역사에 주목하는 것은 과거를 배움으로써 미래를 채비하려 함이다. 진보는 역사를 배우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역사를 배움은 과거의 오류반복을 예방하는 것이다. 망각하고 폐기처분한다고 해서 과거는 사라지거나 극복되지 않는다. 과거를 극복하는 유일방도는 과거에 유의하면서 날카로운 역사의식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제1야당 원내대표가 지역감정의 망령에게 숨길을 불어넣고 있다. “현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고 선동하면서 “서울의 24개 구청장 가운데 20개 구청장이 광주와 전남북 출신”이라는 통계수치를 들이민다. 문재인 정권 대표자가 국무총리 혼자가 아니며, 구청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선거로 뽑는다는 자명한 사실도 모른단 말인가?!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에게 혼쭐난 박정희가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것의 확장판이 1992년 대선에서 불거졌던 “우리가 남이가?!” 발언이다. 권력쟁취 욕망에 사로잡힌 전직 법무장관 김기춘과 부산의 권력자들이 모의한 ‘초원복국집’ 사건에서 나온 “우리가 남이가?!” 대권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파렴치한 탐욕이 지역감정 조장으로 분출된 것이다.
이제 그만두라.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처럼 되지 않으려면, 과거를 직시하고, 눈부시게 현현하는 21세기를 바라보라. 그리고 역사를 생각하라. 우리가 물려줄 영광된 조국 대한민국의 후예를 생각하라. 지역감정은 콘크리트 관에 밀봉하고 철근으로 대못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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