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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획

강사법, 그것이 알고 싶다!

올해 교육계에서 가장 큰 파장을 몰고 온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강사법’)이 2012년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후 7년간의 유예 끝에, 작년 11월 통과됐다. 지난 8월 1일부터 시행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강사법에 대해 알아보자●

Ⅰ. 강사법의 의의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인 서정민 씨가 열악한 처우와 임용 비리를 고발하면서 목숨을 끊은 일이 계기가 되었다. 2012년에 국회에 발의된 후 2013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강사법은 4차례나 유예되다가, 2018년 11월이 돼서야 통과되었다. 그리고 올해 8월 1일에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대학 측 대표들과 시간강사 대표, 정부·국회가 추천한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대학 강사 제도 개선 협의회’에서 기존 강사법을 보완 수정했고, 무려 18차례의 토의 과정을 거쳐 합의안을 마련했다. 각 대학이 어렵게 시행된 개정안을 어떻게 지킬지 아니면 또다시 법의 그늘인 사각지대로 피해 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

ⅰ. 교원의 신분 보장
고등교육법 개정안 제14조의 2-⑤는 “강사에게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약칭 교원지위법)을 적용한다”라고 되어있고 이 조항에 
따라 ‘강사’는 교원의 한 종류로 정의됐다. 교원지위법의 제1조에는 ‘교원에 대한 예우와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보장과 교육활동에 대한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교원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교육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제시된 것을 본다면 강사법이 교원의 지위 향상을 지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신분 보장을 위해 임용계약 위반·형의 선고 등 제외하고 임용기간 중 의사에 반하는 면직·권고사직 제한 및 불체포 특권 등이 보장되며, 부당해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강사의 소청심사권이 부여됐다. 이렇듯 교원으로서의 신분 향상 및 보장에 관한 지침을 받은 대학은 법령에 따라 지위를 부여하고 강사가 안정적으로 학교에 정착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ⅱ. 예외 조항이 너무 많은 강사법
그런데 고등교육법 제14조의 2-②에 따라 “강사는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및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을 적용할 때에는 교원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일종의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법률에  이러한 예외 사항을 붙이는 경우 대학은 급여 지급에서의 법적인 위험부담이 적은 예외 조항을 이용하게 된다. 실제로 대학들은 강사들에게 건강보험을 제외한 4대보험만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건강보험법에서 15시간 미만 근로자들은 건강보험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예외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사들의 배당 시수가 6학점(6시간)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 규정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이 안 되는 것이다. 이에 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북대지부 이시활 분회장은 “강사법이 시행됐지만 아직 강사는 초단시간근로자에 지나지 않으며 무늬만 교원일 뿐”이라며 강사법의 맹점을 지적했다.

ⅲ. 강사 임용 절차 및 재임용 
강사법이 시행된 후 크게 변화된 점의 하나로, 임용 기간이 최소 1년부터 최대 3년까지 임용이 가능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존 시간강사는 6개월 단위로, 재임용 여부를 결정 내리곤 했지만 이제는 1년 이상 임용이 원칙이며, 신규임용 포함 3년까지 재임용 절차가 보장된다는 점이 새롭게 조명되었다. 또, 전임교원 임용절차(기초·전공·면접심사 등)와 구분해 공개 임용 원칙으로 되어 있으며, 공정성 담보된 별도 심의원회를 구성해 임용하도록 되었다.
ⅳ. 방중임금 지급
고등교육법 개정안 제14조의2-④에 따르면 “강사에게는 방학기간 중에도 임금을 지급한다. 이 경우 임금수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임용계약으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본교 교무과 이성재 교원인사팀장은 “방학 한 달에 학기 중 강의료의 1주치를 받게 된다”며 “하반기인 7, 8월과 상반기인 1, 2월에 지급할 예정이며, 각각의 학기마다 강사가 수강하는 학점의 시수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Ⅱ. 단호한 교육부, 불편한 대학

교육부는 “강사법 시행에 따라 강사 처우개선에 소요되는 비용 809억 원을 2020년 정부안에 반영하였으며, 강사의 2019년 강의료 단가는 지난해보다 상승했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당초 교육부는 ▲방중임금 2,308억 원(연간 16주 기준) ▲1년 이상 연속 근로 및 1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433억 원(모든 강사에 적용) ▲「국민건강보험법시행령」에 따른 직장 건강보험 216억 원(모든 강사에 적용)등 총 2,965억 원이 강사법 시행에 따라 추가로 투입되어야 한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방중임금으로 한 학기 강의료의 1주치를 지급하는 것에 그치면서 예상금액에서 577억 원이 줄었고 ▲실제 강사들 배당 시수의 6학점 제한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게 되면 232억 원이 줄어들며 ▲현행 강사는 4대보험 중 직장 건강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절감된 예산에 216억이 줄어든다. 그 결과 총 809억 원의 예산을 2020년도 정부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965억 원은 강사가 방학기간 중 통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과 퇴직금, 직장 건강보험 관련 현행법을 고려하지 않아 2,148억 원 가량 과다 산정된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에 법령상으로는 규정돼 있지만, 건강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방중임금의 예산 책정에서의 일방적 규정, 학점 시수 제한을 통해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모든 부분들이 법과 현실을 비껴가고 있으며, 실제적으로 강사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이에 교육부는 대처방안으로 강사의 연구 및 교육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시간강사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한다. 올해 추경예산은 280억 원으로 실직 전업 강사인 2,000명에게 1,400만원씩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내년 2020년도에는 대학 평생교육원 강좌개설지원 사업으로 49억 원을 1,800명에게 지원해 강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거품 예산액을 밝혔다가, 뒷감당이 어려우니 땜질식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내년에는 예산 규모를 더 늘릴 예정이라고 했지만 대학 입장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와 더불어 대학도 마찬가지로 재정 여력만 탓하고 있는 경향이 다분하다. 실직 위기의 강사들을 보장할 방안을 모색하려 머리를 맞대고 힘써야 하는 게 아닐까?

Ⅲ. 강사법의 역설

강사법 시행의 여파로 인해, 전국의 국립대·사립대들이 난감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교육부도 대학도 참신한 당장의 해결방안을 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본교는 2018년 1학기에 886명이던 강사가 같은 해 2학기에 873명, 올해 1학기 851명으로 조금씩 감소 추세에 있다가 강사법 시행에 들어가는 올해 2학기에는 574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5년치 자료만을 봤을 때 역대 최대 감소였다. 국립대니까 안전하다는 편견마저 깨져버린 것이다. 사립대는 더 아우성이다. 성균관대는 2011년 717명이었던 시간강사가 2018년 집계로 29명으로 96%가 줄었다. 이렇듯 본교뿐만 아니라 지역의 대학들이 강사 모집 인원을 크게 줄이면서 비정규교수노조와 강사노조, 대학 측과의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영남대도 2018년 1학기 646명(노조자료 642명), 2학기 624명이던 강사 수가 올해 1학기에는 292명으로 급감했다. 대구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8년 1학기 424명에서 2학기 420명, 올해 1학기에는 202명에서 2학기 121명으로 대폭 줄었다. 교육부가 대학들의 BK21 후속사업 선정 평가에 시간강사 고용 안정성을 반영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 
대학교육연구소 측에 따르면 사립대학들이 지난 7년간 올 8월에 시행될 ‘강사법’에 대비해 시간강사 2만여 명을 해고했다. 법안이 통과된 2011년 전국 사립대학 시간강사는 6만 226명이었지만, 2018년에는 3만 7,829명으로 2만 2,397명(37.2%) 감소했다. 전체 교원 중 시간강사 비율도 7년간 45.3%에서 29.9%로 줄었다.
몇몇 대학들은 이렇게 강사 수를 줄이는 것에 더해 강의 시수와 강사법 적용을 받지 않는 겸임·초빙교수인 비전임교원의 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강사법 시행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피해가려는 무언의 꼼수로 여겨진다. 
강사법의 여파로 인해 미래학문 세대인 대학원생들(석·박사생들)의 설 자리 또한 없어지고 있어 많은 대학들의 대학원생들 또한 향후 5년 뒤를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새로운 학문연구의 주역인 대학원생들과 앞으로의 고학력인구들에게도 위협적인 시기가 온 것이 아닐까?
또한 강사의 수가 줄어듦에 따라 자연적으로 강의의 수가 줄어들고, 대형강의의 수가 늘어나게 되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실제로 본교 2학기 수강신청 때 강사임용이 늦어져 학생들이 수강신청 불편을 겪기도 했으며, 서울의 사립대들은 졸업 이수학점을 축소하는 등 예측됐던 난제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1학기를 비교했을 때 전공과목 74개, 교양과목 161개가 감소됐다. 또 중앙대 역시 지난해 대비 서울캠퍼스 교양과목 61개, 안성캠퍼스 전 공과목 746개가 줄어들었다. 또한 강사 수도 264명 감소했다.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강사를 내쫓는 강사법이 돼버렸다. 또한 나비효과처럼 대학 구성원들에게도 조금씩 조금씩 영향을 끼치고 있다. 깊은 논의와 협의, 피드백 없이 황급히 강사법을 진행하게 되어 군데군데 허점이 생겨 약속과는 다르게 지원금을 축소한 채 밀어부치기만 하는 교육부, 이리저리 꼼수만 부리고 있는 대학, 그리고 예기치 않게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는 비정규 교수들 모두가 각기 난처한 입장이다. 

Ⅳ. 강사법 그 해결점은?

각기 모두 다른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본래의 취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현실화되었지만,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찾고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첫 시행을 하고도 한 달 남짓 지났다. 힘들게 올라선 산인 만큼 미끄러지지 않도록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교육부는 ▲강사의 고용안정 ▲학문후속세대 체계적 지원 ▲제도 안착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새로운 강사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추가 예산 편성은 물론이거니와 강사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과 신분 보장이 되려면 아직까지 많은 시행 착오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박성지 기자/psj17@knu.ac.kr
편집: 곽나영 기자/gny18@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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