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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가는데 외롭진 않아

대학생이 되고 나서 친척들에게 들은 말의 상당수는 “남자친구 있니?”였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남자사람친구와 편의점에라도 함께 걸어가는 것을 보면 화들짝 놀라던 사람들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대학생인 나에게는 할 말이 그것밖에 없는 냥 “애인은 있니?”라니.
대학에 들어와서 할 일은 연애 말고도 많다. 학과 수업을 듣거나 과제를 하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새로 만난 친구들과 시내 이곳저곳을 놀러다니기도 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직접 여행계획을 짜서 떠나보기도 했다. 내가 혼자서 혹은 지인들과 즐겁게 보낸 시간이 ‘나에게 좋은 의도를 가진, 피가 조금 섞인 어른’의 한마디에 오물을 뒤집어 쓴 기분이 들곤 했다.
어딘가에 ‘한국에서 대학생이 된 사람에게는 연애를 하냐고 꼭 물어봐야 한다’는 규정이라도 있는 것 같다. 한 번은 소개라도 해주고 그런 말하라며 넘기고 한 번은 내가 현실에서는 눈에 차는 사람이 없다는 말로 넘겼다. 그러면 마치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라는 눈빛과 함께 사랑을 통해 무엇이든 치유할 수 있고, 혼자 지내는 네 외로움도 없어질 거라는 말들이 돌아왔다. 사실 나도 로맨스 소설을 읽거나 로맨스 영화를 즐긴다. 때론 가볍게 시간을 채우는 용도로 이용하지만 때론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며 나름대로는 심각한 사고에 젖어들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결론 내려진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오늘을 사랑하고 나는 내일을 사랑한다. 나는 내가 보내는 이 날과 함께하는 이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지는 감정을 그들에게 건네고 있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다만 사랑의 유형이 조금씩 달라 내 사랑은 지금 ‘이성’이나 ‘성(性)적인 교제대상’을 향하지 않고 있을 따름이다. 사랑의 유형이나 방향이 달라지는 날에는 나에게 질문하는 사람들의 바람처럼 연애를 할 수도 있겠지. 그렇다고 해도 그 방향이 ‘이성’이라는 보장은 또 어디 있나.
여름이 성큼 다가온 5월, 친척들을 만나면 그들은 내게 또 묻겠지. “이성 친구는 만들었냐고”. 이번에는 그런 그들에게라도 가지고 있는 일말의 가족애를 담아 말해주겠다. “나는 나를 사랑해서 외롭지 않으니 그대는 이성 친구들 많이 만나세요”.


권은정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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