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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island, Ireland

▲ 아일랜드 모허 절벽에서 친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주영 씨의 모습.


지난해,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얻어 아일랜드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영어권 국가라는 이유로 아일랜드를 선택하긴 했지만 사실 아일랜드라는 나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다. 영화 ‘원스(Once)’의 배경, 유명 맥주 기네스(Guinness)의 나라라는 것 정도만 알았다. 하지만 아일랜드는 알수록 아주 매력적인 나라였다. 인구 480만여 명의 작은 나라지만, 1인당 GDP는 6만 달러를 넘어 ‘유럽의 호랑이’라 불리기도 한다. 작가 조지 버나드 쇼와 오스카 와일드의 고향이고, 록 밴드 U2가 탄생한 곳이다. 교통법규 등 사회 시스템은 영국의 것을 따르지만 표지판에 고유어인 ‘게일어’를 영어와 함께 적는 등 고유문화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에 있는 Dublin Institute of Technology(이하 DIT)에서 약 5개월간 수학했다. DIT는 더블린의 중심가에 있어 접근성이 아주 좋았다. 또 학교 주변에 유명한 펍(Pub)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수업을 마친 후 맛좋은 기네스 맥주를 마시며 친구들과 즐겁게 지낼 수도 있었다. DIT에는 외국인과 교환학생의 비율이 높아 다양한 나라의 친구를 만나고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IT에는 ?Society?라고 불리는, 우리나라로 치면 동아리가 잘 갖춰져 있다. 학기 초마다 회원을 모집하며 교환학생들도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다. Society에 가입해서 다른 학생들과 친목을 다지는 것은 교환학생 시절 꼭 해봐야 하는 활동이다.

내가 DIT에서 수강한 수업은 전공 3개와 교양 2개였다. 수업을 들으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어느 수업이든 학생들의 참여도가 아주 높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먼저 스스럼없이 교수에게 질문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며 수업 구성원 모두 함께 토론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방적인 주입식 수업이 아닌, 상호 대화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수업이라는 점이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아일랜드의 문화’라는 교양 수업이었다. 아일랜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었는데, 내가 느끼기엔 영어판 ‘비정상회담’ 그 자체였다. 사회, 정치,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아일랜드인 교수님과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학생들이 매시간 열띤 토론을 펼쳤다. 한 번은 견해 차이로 교수님과 학생이 언성을 높인 적도 있었다. 다행히도 나중에는 웃으며 수업을 마쳤지만. 

아일랜드에 갈 기회가 있을 때 꼭 방문해야 할 곳을 한 군데 꼽는다면 단연 모허 절벽이다. 여러 영화와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었던 모허 절벽을 방문하면 절벽과 바다, 들판과 하늘이 조화를 이루는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약간의 안개가 꼈었는데, 안개 사이로 모허 절벽이 더욱 신비롭게 보였다. 더블린에서는 아일랜드 최대의 공원인 피닉스 파크, 버스킹 거리인 그라프턴 스트리트, 기네스의 옛 공장을 둘러볼 수 있는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도 가볼 만하다. 그밖에도 아일랜드 고유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인 골웨이와 코크에 방문하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좋았던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집을 구하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DIT는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아 직접 방을 구해야 했는데,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서 집을 구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적당한 위치에 겨우 방을 구했지만, 본교 인근에서 자취할 때의 두세 배 가격을 내야 했고 시설은 더 나빴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지구 반대편 낯선 나라에서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본교와 DIT의 선생님, 관계자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또 같이 갔던 학부 친구들이 있었기에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며 지낼 수 있었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시야와 생각을 넓힐 수 있었다. 아일랜드에서 보낸 5개월은 참 좋은 시간이었다. 푸른 공원들도, 운하의 백조들도 좋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친절했고, 마시는 맥주마다 맛있었다. 내가 경험한 아일랜드는 작지만 아름다웠다.


이주영

(IT대 컴퓨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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