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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 역사교과서는 폐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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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지난 한 달여 동안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주말마다 100만이 넘는 촛불집회에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의 손을 잡은 가족 단위의 사람들, 중장년 및 노년의 시민들이 참여하여 대통령의 퇴진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 중대 범죄의 피의자 신분이 되는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국회에서는 본격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논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현정권에겐 국정수행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초등학생들까지도 인식할 정도이다. 
이런 와중에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정책에 따라 11월 28일에 예정대로 역사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역사학계 및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대다수 시민들의 강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현정권은 내년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는 단 하나의 역사교과서만을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는 현 시국의 민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르쇠식 불통의 자세이다. 
대통령의 의지로부터 시작한 국정화 역사교과서의 문제는 누누이 지적돼왔다. 두 가지 점만 언급해보자. 첫째, 부정한 권력이 주도하는 단일한 역사교육은 특정한 이념을 강제적으로 주입하는 독재의 교과서가 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정부수립’이 아니라 ‘국가의 수립’으로 본다는 건국절 논란 속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정교과서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상해임시정부를 부정하여 1948년 이전의 일제에 항거하는 모든 활동을 의도적으로 무시함으로써 친일파의 행적을 용서할 것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독재자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가 될 것이고, 친일의 행적을 지우고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대한민국 발전의 최대 공로자가 될 것이다. 이처럼 국정교과서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입각한 뉴라이트 계열의 일방적 역사관을 반영하여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교과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시도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둘째, 편찬기준과 집필진 명단도 떳떳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밀실편찬과 복면집필을 통해 만들어낸 국정교과서는 부정한 현 정권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위한 홍보책자의 불과하다는 점이다. 교과서를 편찬하려면 2년 내지 3년의 시간에 걸쳐 면밀하게 검토하여야 한다. 1년도 되지 않는 단시간에 이루어진 졸속 집필의 국정교과서는 현 정권의 정치적 의도가 노골적으로 개입되어 있다. 독일 나치 정권이나 일본 군국주의 정권, 한국의 유신독재와 군부정권에서도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역사적 사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정치권력이 역사교과서 편찬에 참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박근혜 정권의 정치관을 반영하는 국정교과서는 역사 교육을 과거 유신과 군부독재의 시대로 회귀시키는 행위라 할 수 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정교과서는 최순실·박근혜 교과서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이미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주권자 국민의 명령으로 퇴진해야 할 대통령이 힘으로 밀어붙이면서 추진한 정책들에 대해 교육부는 최소한 전면 재검토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이 현 시국에서 취할 바람직한 행동일 것이다. 그 재검토의 첫걸음은 바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폐기이다. 그래야만 역사는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통해 입체적인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이것이 올바른 역사교육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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