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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

환경보호, 업그레이드 해요! 대구에 싹튼 ‘업사이클링’

재활용은 현대인들이 가장 하기 쉬운 환경 보호 방법 중 하나다. 기자 역시 책상 한 구석에 다 먹은 음료 컵을 연필꽂이로 재활용하고 있다. 이 재활용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개념이 등장했다. ‘Upgrade’와 ‘Recycle’의 합성어인 ‘업사이클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의 무엇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대구에 위치한 ‘한국업사이클센터’를 방문했다 ●

‘업사이클’, Recycle의 Upgrade
업사이클링(Up-cycling)은 2002년 건축가 윌리엄 맥도너의 저서 「요람에서 요람으로」에서 처음 명명된 개념이다. 분리수거가 아무리 활성화 돼 있어도 이를 통해 나온 재활용품들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비효율적이라는 목소리가 업사이클링의 탄생배경이 됐다. 소비자들은 재활용품이라 할지라도 ‘소비하고 싶은’, ‘미적인’ 재활용품들을 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재활용품 시장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디자인 방안도 등장했고, 폐원단목재 등 재활용 소재들을 활용하는 디자이너들도 점차 늘어났다. 하지만 국내에서 업사이클링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한국업사이클센터의 최하예 주임은 “리사이클이 폐지를 재생지휴지로 만들고 빈 깡통을 다시 고철알루미늄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라면, 업사이클은 재활용품을 비롯해 버려진 가구나 옷가지 등 소재에 창의적 상상력을 가미하는 것”이라며 “물건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미래지향적 친환경 사업이 바로 업사이클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업사이클링은 디자인 등 창작 활동을 통해 물건 자체는 물론이고 물건의 의미도 탈바꿈시키는 개념이다.

대구에서 시작된 한국 업사이클링의 걸음마,  한국업사이클센터(Korea Upcycle center)
대구광역시 서구 평리동 국채보상로, 서구청 바로 옆에 위치한 ‘한국업사이클센터(이하 KUP)’는 지난 6월 30일에 개관했다. 경기도 광명시에 업사이클 아트 사업을 다루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가 지난 2015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나, 예술적인 부분을 아울러 업사이클 자체를 광범위하게 다루는 기관은 KUP가 국내 최초다. 대구지방가정법원의 옛 건물을 리모델링증축한 KUP 건물은 오래된 벽돌 외관 위에 ‘미디어 파사드’를 씌워 새 단장을 마쳤다. 해가 지면 건물을 감싼 통면 유리 스크린에 센터 소개 및 업사이클링 관련 영상이 재생된다.
KUP는 업사이클 산업의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 인적 자원 및 역량 강화, 새로운 국내 업사이클 시장 창출 등 업사이클 문화와 관련한 여러 비전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건물 내부 공간도 층을 나눠 각각의 용도를 달리해서 사용하고 있다. 최 주임은 “한국업사이클센터는 업사이클 제품 제작실, 기업 사무실, 제품 전시장 등으로 구성 돼있다”며 “센터 1층에는 국내외 업사이클 제품과 업사이클링에 이용되는 소재 등을 전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1층에는 카페, 개관 기념 전시회, 휴식 공간 등도 자리해있어 ‘감성공간’으로 불린다.
현재 KUP 1층 입구 바로 왼쪽에서는 개관 기념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업사이클링 관련 기업들의 인테리어 소품 및 각종 생활 제품들로 구성된 이 전시는 누구나 방문해 관람할 수 있다. 전시공간 옆에는 관람 소감을 적은 시민들의 쪽지가 알록달록하게 붙어있다. 그중에서도 “전시를 보고 업사이클이란 개념에 대해 알게 됐다”는 쪽지가 눈에 띈다. 최 주임은 “개관 전시는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내부 논의 중”이라며 “향후에는 현재 전시장으로 이용되는 공간을 한쪽은 전시, 한쪽은 제품 판매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1층으로 제한돼있다.

지역과 상생하는 업사이클링
‘실험공간’인 2층에는 3D 프린터기와 봉제기기 등 다양한 시설들을 사용할 수 있는 설비실들이 있다. 계단을 올라오면 바로 보이는 중앙 공간에는 대구경북디자인센터(이하 DGDC)의 자체 브랜드 전시가 소규모로 설치돼있다. 최 주임은 “KUP가 DGDC의 진흥본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두 곳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DGDC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더나누기’는 섬유사업이 발달한 대구 특성상 대량으로 발생하는 자투리 원단들을 이용해 가방, 파우치 등의 제품들을 만든다”고 말했다. 최 주임은 이어 “‘더나누기’에서 제품을 제작하는 인력은 ‘시니어클럽’의 중장년층 어르신들이 대다수”라며 “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만든 제품을 지역 봉사단체나 굿 네이버스 등 공익기관에 기부할 계획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3층은 ‘비즈니스공간’으로서 업사이클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임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입주 기업은 2층의 설비를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절반 이상의 사무실이 입주를 완료해 활발하게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최 주임은 KUP가 “업사이클링 문화가 확산되도록, 환경을 생각하는 일자리 창출과 이와 관련한 새로운 산업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며 3층 공간의 의의를 설명했다.
KUP가 위치한 서구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이다. 최 주임은 “지역에 사람들을 많이 모으고, 지역 도시재생으로 저변을 확장하려는 목표도 있다”며 “도심에 위치해있어 지역 사람들, 인근 기관들과의 교류도 더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작은 소품 하나를 재생하는 것에서부터 도시를 재생하는 것까지 업사이클 산업이 지닌 범위와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KUP 3층에 위치한 대구 기반의 업사이클링 기업 ‘아트코파’. 이곳 사무실을 방문해 심영숙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Q. ‘아트코파’는 어떤 사업을 하는 곳인가?
블라인드를 제작할 때 자투리 원단이 생긴다. 대부분 이를 소각해서 처리한다. 이 원단들이 꽤 비싼데, 이렇게 버려지는 것이 애석하다는 생각을 했다. 서양화 전공을 살려 자투리 블라인드 천을 가져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작품들이 완성되면 이를 프린트해서 가방, 필통, 파우치 등의 제품들을 제작한다. 제품 소재도 블라인드 천 등을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제품들이다. ‘Recycling’이 기존의 물품을 재생해서 이용하는 것이라면 ‘Upcycling’은 그 위에 문화를 입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아트코파에서도 그런 일을 하고 있다. 청년, 지역과의 연계 사업도 진행 중이다.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작품으로 제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제품 제작 과정에 참여해 아르바이트처럼 일할 수 있게끔 하는 프로그램과 서문시장 등 지역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지역 전시회에도 참여한다. 오는 9월 27일부터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우리 제품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Q. 업사이클링 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업사이클링을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평소 기관지가 약해 공해 문제에 민감한 편이다. 그런데 블라인드 원단이 방염 소재여서 이 자투리 원단들을 소각할 때 유독 가스가 유발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소각하는 데에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환경에도 유해하고. 그래서 버려지는 블라인드 원단들을 가져와 작업을 하게 됐다. 또 단순히 자투리 원단으로 제품을 제작하기보다는 그 위에 문화를 입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그린 그림, 소비자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제품 위에 새기는 것이다.

Q. 대구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우선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대구이기도 했고, 대구가 이전부터 섬유도시로 활약해온 만큼 섬유 가공 및 제작사들이 활성화돼 있어 사업을 하기에 최적지라는 판단이 들었다. 자투리 원단을 구할 수 있는 회사들이 많으니 제품 소재를 구하는 데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입지다. 그래서 대구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온라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제품 판매와 광고를 하려 기획 중이다. 해외 수출도 상당량 진행되고 있다. 해외의 박람회에도 아트코파의 제품들을 출품하려고 한다.

Q. 학생들에게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에 관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은 유행이 지나서, 싫증이 나서 버리는 물건들의 양도 상당하다. 이걸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을지, 버리기 전에 한 번쯤 고민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유행 지난 청바지로 파우치를 만들어 사용한다든지. 그런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도 있다. 일상에서 무심코 버리는 물건들 중에는 더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를 인지하고 최대한 자원을 절약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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