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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행동, 세대 이기주의 아니다

지난달 7일 10개 대학의 총학생회와 청년 단체로 구성된 ‘대학생 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이하 청년네크워크)’가 발족했다. 그리고 이틀 뒤 모 일간지에 ‘청년행동, 세대 이기주의 맞다’라는 제목의 칼럼 한편이 게재 됐다. 칼럼은 한 노인단체가 고령자 공동행동을 만든 가상의 상황을 보여주고, 뒤이어 청년네트워크를 보여줬다. 그리고 청년네트워크가 ‘세대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칼럼을 읽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보다는 의아했다. 청년들의 공약 제안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논리는 간단했다. ‘다른 세대에서 그렇게 하면 욕할거잖아?’라는 말을 ‘세대 이기주의’라는 고급진 말로 포장했다. 고구마 100개를 한 번에 먹은 정도의 답답함이다.
또한 칼럼에서는 이들의 청년네트워크가 불평등을 포함한 사회 정의의 문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책과 제도의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보편적 당면 과제에 대한 도전·개선의지가 없다고 말한다. 청년들의 목소리에서 이것밖에 못 읽어냈다니! 청년들이 제기한 문제는 분명히 우리 사회의 보편적 문제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의견 개진이 민주주의 기본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한편으로 무서웠다. 이 칼럼이 기성세대가 청년을 바라보는 눈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기성세대에게 청년은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본인의 ‘노력’으로 채워야 하는 세대, 기성세대의 말을 순종적으로 들어야 하는 세대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청년들의 말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조차 이기주의로 폄하하는 것이 씁쓸하다. 과연 누가 이기주의를 실현하고 있는지 고민을 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나무 아래서 가만히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라고 하며 나무 아래의 사람들이 목소리 내는 것마저 재단하려고 하는 것이 더 이기적인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정책제안 중에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제안도 없이 무엇을 기다리라는 말인가? 감나무 아래서 입을 벌리고 있는다고 해서 감은 입으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 입 벌리고 있을 때의 결과는 뻔하다. 청년들은 고픈 배를 ‘노력’으로 채워야 할 것이다. 그래도 청년네트워크는 일간지 기자님의 칼럼 소재로 언급이라도 됐으니 그것도 하나의 좋은 신호로 생각된다.
감을 그냥 기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20대 총선! 대구지역 청년정책 포럼’ 역시 반가웠다. 그 안에 오갔던 이야기들도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이 포럼에는 일간지 기자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들의 목소리가 더 멀리 퍼져나가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포럼을 시작으로 더 많은 자리들이 만들어지고 알려질 것이라 믿는다. 
정치는 가만히 있을 때 이뤄지지 않는다. 투표는 당연하고 나아가 평상시에도 지속적으로 우리의 의견을 말해야 한다. 정치 때만 반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4년에 딱 한 번 종이에 도장을 찍고 그 사람이 우리를 대변해 줄 것이라고 믿는 것도 어쩌면 순진하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이슬기
기획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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