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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껍질 속에서 보이지 않는 곳을 긁어주다, ‘쉘넛(Shell Nut)’

스타트업 기업 ‘쉘넛’ 정호준(IT대 컴퓨터 09) 대표

‘쉘넛’은 본교 컴퓨터학부 학생 4명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 기업이다. 창업한 지 2년 남짓, 그동안 이들은 메모, 플릿 등 여러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제작했다. 지금은 모두 휴학한 채 대구콘텐츠코리아랩(이하 콘텐츠랩)의 스타트업리그에서 대상을 수상한 SNS 서비스 ‘플릿’(Plit: 모바일 명찰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서울에서 다 같이 합숙 중인 쉘넛의 대표 정호준 씨를 만나봤다●


Q. 쉘넛이 만들어진 계기는?
초창기에는 혼자 시작했다. 군대에 있을 때 ‘앞으로 세상이 이렇게 되면 좋지 않을까’에 대해 일기장에 적고 상상하고는 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것들을 진짜 실천에 옮긴다면 재밌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창업이라는 단어도 모르던 때였다. 제대하고 보니 그게 흔히 말하는 창업이더라.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봐야겠다!’고 한 게 창업의 계기가 된 듯하다.


Q. 2년 전부터 쉘넛 활동을 시작했다면 여러 앱을 만들었을 것 같다. 그동안 운영했던 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플릿이 5번째고 그 전에 4개의 아이템이 있었다. 아무한테도 공개하지 않은 서비스도 있고 만들다가 그만둔 것도 있다. 처음 만든 것은 스마트폰을 열자마자 1초 안에 바로 메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간편한 앱이었다. 메모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걷다가 갑자기 떠오르면 이것저것 찾아 들어가 새 메모 하게 되면 불편함을 겪는 데서 아이디어를 착안했기에 홍보는 하지 않았지만 매니악하게 사랑받은 앱이었다. 1년쯤 지나니까 빨리 메모할 수 있는 앱이 많이 나와 서비스를 내리게 됐다.


Q. 플릿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착안했나?
대부분의 창업 아이디어는 자기 자신의 단점 같은 것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플릿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실 저는 내성적이라 저를 드러내는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타인을 만날 때 외향적인 사람이 더 메리트가 있는 편이다. 그런 점이 안타까웠다. 어느 순간 ‘내가 첫 매력을 어필하지 못해 놓쳤던 인연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 만약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내가 누군지 알릴 수 있다면 친구든 동료든 ‘더 많은 네트워킹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는 그런 해결책이 있다면 이 답답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Q. 현재 팀원은 어떻게 모이게 됐나?
‘같이 하자’해서 모인 친구도 있고 과마다 게시판에서 패기 있게 ‘와라’ 했던 것도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플릿에 대한 확신을 더 가지게 됐다. 알고 보니 제 뒷자리에서 한 학기 내내 강의를 듣던 친구였고 원래 다 연결고리가 있던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가 저를 만나서 “난 니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


Q. 콘텐츠랩의 스타트업리그에서 특전으로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다녀왔다. 한국과의 차이점이 있었다면?
보통 IT업계에서 말하는 미국은 실리콘 밸리를 떠올린다. 그래서 마치 실리콘밸리에 가면 뭐라도 할 수 있는 광산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제가 봤던 실리콘밸리는 시장이 과열돼 있어 준비를 한 사람이 아니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그 사람들은 네트워킹을 진짜 잘한다. 저희는 사람이 친해지는 데 거리가 있고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넘어가면 “형!”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친구들은 존댓말을 안 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만나고 대화하고 아이템 얘기를 한다. 우리는 숨기거나 조심스럽게 말하는데 거기는 그냥 말한다. 그렇게 되니까 계속 좋은 아이템이 나오는 것 같다.


Q. 창업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원래 앱개발 쪽으로 관심이 있었는지?
제가 컴퓨터학부생이었기 때문에 가장 편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기도 했고 IT 서비스에 관심도 많았다. 요즘 인터넷에 웬만한 정보들은 검색하면 다 나온다. 그런데 막상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검색하기 힘들었던 부분에 아쉬움이 많았다. 예를 들어 누구와 친해져야 하는데 이때 커뮤니케이션 지식을 좀 빨리 가지고 올 수 있다면 도움이 되는 것처럼, 제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그 정보가 저에게 그때그때 잘 전달되는 그런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었다.


Q. 전국적으로 스타트업이 활발해졌고 대구에도 다른 스타트업 기업이 많다. 그들 중 쉘넛만의 차별성을 꼽는다면?
‘튼튼한 팀’. 다들 그렇다면 할 말은 없지만 제가 봤을 때 우리는 팀워크가 굉장히 좋다. 싸워도 욕은 절대 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한다. 인건비를 바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동기와 열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에 대한 분쟁과 같은 부분이 굉장히 잘 정리가 돼있다. 아직 졸업도 안한 친구들이 서울에 올라와서 숙소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게 숙소생활까지 하다보니 아무래도 더 끈끈한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다들 개발자로 구성돼 개발은 굉장히 잘한다. 부족한 점은 이 서비스를 다른 사람에게 써보라고 권유할 수 있는 마케터와 20·30대들이 봤을 때 좀 더 예뻐 보일 수 있는 디자인작업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플릿의 대중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 실험적으로 사용자를 선정해 반응을 확인해보고 있다. 홈페이지는 아직 없다. 저희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일이 이걸 만들어서 선보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홈페이지 같은 외적인 부분은 이제 출시할 예정이다.


이한솔 기자/lhs15@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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