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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대학의 문화로 세상을 바라보다

문화기획가 김인호(공대 기계공학 08) 씨

▲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고 있는 김인호 씨

도시 재생과 마을 사업은 파편화된 도시를 응집하고 치유하는 방안으로 대두돼 많은 도시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사람들을 모으고 움직이게 하는 문화 기획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가 없다. 대학생 문화연구소 Ban:D(이하 반디)는 ‘대구·경북의 대학 문화를 만든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골목 연극제, 북성로 워터 페스티벌, 치맥 페스티벌, 사랑의 몰래산타 등을 기획해 왔다. 반디의 대표이자 미담장학회 대표, 대구시민센터에서 선정한 사회 혁신가,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인 김인호 씨를 만나봤다●


Q. 반디는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목적으로 활동을 했는가?
원래 반디는 잡지를 만들던 곳이었는데 제가 중간에 대표로 들어와서 문화 기획 쪽으로 뛰어들게 됐어요. 저희가 문화 기획 분야에서 대체재, 보완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당시 시장설정을 잘해서 기획을 의뢰받고 협업하거나 사업을 주면 진행하는 일을 많이 했어요. 저희는 즐거움과 공익이 함께 존재하는 기획을 만들고자 하는 게 목표예요. 그 예가 작년에 진행한 플리마켓 연극제예요. 계명대 대명캠퍼스는 원래 본 캠퍼스였는데 성서 쪽으로 다 빠지니까 사람이 없고 작은 거리에 소극장만 7개가 있는 거에요. 사실 연극만 보러오면 끝나고 나서 할 게 없잖아요. 사람이 없는 골목이 돼서 연극만 보러가기에는 재미가 없는 거죠. 그래서 소극장과 반디가 협력해서 행사를 열었어요. 소극장은 연극을 하고, 저희는 밖에서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등의 축제를 열었죠. 소극장 거리를 살리자는 공익적인 요소도 있지만 거기에 재미가 더해지면 골목이나 마을이 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반디가 가지는 기획 철학이에요.


Q. 현재 반디는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가?
반디에는 현재 총 17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학생들이 함께하고 있어요. 50%가 경북대 학생들이고요. 지금은 재학생만 받아 1년마다 멤버가 바뀌는 구조를 취하고 있어요. 반디는 사무국, 운영팀, 교육팀으로 나눠서 활동해요. 교육팀은 아카데미를 진행해요. 재미와 공익을 추구하면서 실현가능성이 있는가, 기대효과가 나오는가를 기획하고 문서화하는 것을 1년 동안 훈련하죠. 어려운 일이죠. 그리고 문화 기획과 관련된 사람들을 초청해요. 그런 것에 돈 아까워하면 안 돼요. 초청을 통해 저희가 모르는 것들을 배우는 거죠. 회의를 할 때도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실현 가능성을 조목조목 따져요. 보통 대외활동에는 친목 쌓기도 포함되지만 저희는 그것보다 실력을 쌓으려고 해요. 예산은 저희가 비영리 법인이니까 국가에 신청을 해서 사업권을 계약해요. 거기에서 운영비를 받고 있어요.


Q. 원래 동구에 있던 반디가 얼마 전 본교 정문으로 사무실을 옮겨왔다. 어떤 이유인가?
현재 반디가 주력으로 삼는 것이 마을 골목 기획이에요. 청년, 대학생이 맞닿아 있는 마을 골목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생각했고, 이미 영남대나 계명대 캠퍼스 내에도 사무공간을 받았어요. 그렇지만 본교는 좁다보니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거에요. 그래도 본교에도 마을 골목, 마을 상권 기획을 해보자 해서 큰맘 먹고 빌려 교육공간과 사무공간을 마련했어요.


Q. 골목 축제, 행복마을 만들기 등을 기획했는데, 왜 하필 마을에 집중하는가?
지금까지 수출경제라고 밖으로 발전시키다 보니 우리 사회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왔어요. 스트레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사람들은 가족이거나 마을공동체밖에 없어요. 마을 공동체가 형성된다면 현대사회가 주는 불안감이 해소될 확률이 크다는 거죠. 행복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도구가 있어야 하고요. 그 도구가 마을인 거예요.


Q. 문화 기획자를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한 조직을 구체화시키고 키워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구체화시켰나?
어느 조직이든 그 조직에서 신뢰를 얻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갑자기 반디에 대표로 들어가서 사람들이 많이 반대를 했어요. 그때 1년 휴학을 하고 반디 활동에 목숨을 걸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후원 같은 거 받아 보셨어요? 큰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는데 장소, 시간은 주되 돈은 못 주겠대요. 다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받아들였지만 돈을 구해야 했죠. 그때 살면서 제일 힘들었어요. 후원을 받으려고 3주 동안 새벽에 동성로를 돌아다녔어요. 그 결과 아무것도 아닌 저희가 700만 원정도의 후원금을 모았어요. 그러고 나니까 사람들이 ‘저랑 하면 망하지는 않겠다’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Q. 대학생 문화의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반디가 만들고자 하는 대학생 문화는 대학교 밖을 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대학 안에 있지만 대학 안에만 시선이 쏠려 있는 것이 아니라 밖을 보는 시선이 있어야 하니까요. 대학 안에 갇힌 대학생 문화는 점점 변질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대학 안의 문화를 가지고 밖을 볼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문화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방에서 문화 기획을 하면서 실제 그 격차를 느끼는가?
골목 축제의 경우에도 거의 다 서울 쪽에만 있어요. 수도권에는 굉장히 골목 축제가 많아요. 경상권 지방에서는 문화라고 하면 관주도형으로 벽화나 그리는 거에요. 문화를 만들려면 거버넌스가 필요한데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Q. 문화 기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준다면
문화 기획은 방대한 분야라 콘텐츠 개발, 실행, 마케팅 등 여러 가지로 나눠지거든요. 문화 기획이라는 큰 틀만 보지 말고 섹션을 나눠보고 그것이 내게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한 간·직접 체험을 해보고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글, 사진: 김서현 기자/ksh15@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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