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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아버지가 됐을 때



‘어, 쟤 걔 아냐? 할아버지?’ 처음엔 날 알아보는 사람들이 굉장히 부담스러웠어. 축제 때 뮤지컬을 하고 나서 며칠간은 그런 사람들 덕분에 여기저기서 칭찬 받아 어색했지. 예전부터 재밌는 무대에 한번쯤은 서서 나를 선보이면 좋겠다 싶었거든. 아이러니하게도 날 보여는 주고 싶은데 잘했다며 박수 받기는 싫었어. 근데 장기자랑 같은 무대는 설 용기는 안 나고 그러다가 우연히 뮤지컬을 할 기회가 온 거야.
사실 처음부터 뮤지컬에 크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야. 내게 많은 영향을 주셨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은 수업도 무척 재밌게 하고 가볍게 던진 말을 진짜로 실현시키는 분이셨거든. 선생님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어느 날 대구창작뮤지컬 ‘빨래’를 보게 되었어. 영감을 받으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하자는 말을 무심코 던진 줄 알았는데 진짜로 뮤지컬 부원을 모집하시는 거야.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날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참여하게 되었어. 갑작스럽게 하게 된 뮤지컬이라 엄청 당황스러웠어. 사실 뮤지컬이라기 보단 노래가 가미된 연극에 가까웠지만 말이야. 첫 배역이 할아버지라는 것도 맘에 들진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괜찮았었던 것 같아. 그 역할이 가슴으로 하는 연기보다는 소리 지르는 연기를 많이 해서 몸은 후들후들 떨렸지만 목소리만큼은 떨리지 않았거든. 처음에는 정말 많이 떨었어. 
난 어렸을 때부터 소심한 아이였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자주 얘기하다보니까 성격이 고쳐진 것 같아. 마지막으로 올해 2월에 연기를 했었는데 처음보다는 더 나아졌어. 지금도 예전보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하게 된 것 같아. 그러면서 연극을 더 좋아하게 됐어. 그런데 연극이란 건 여러 명이 같이 오랫동안 연습해야 되는 거라 시간을 많이 뺏겼어. 지금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 연극은 하지 않고 여러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을 하고 있어. 그래도 언젠가 ‘늙어서 부르면 바로 뛰쳐나와야 된디’라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처럼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선생님이 불러주신다면 언제든지 다시 하고 싶어.

김주현(공대 환경공학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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