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깬 도자기 때문에 그래? 내가 물어준다고 했잖아! 같이 이천 가자.’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천송이의 대사다. 드라마를 보던 이들을 박장대소 하게 만들어준 바로 그 대사. 톱스타 천송이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술에 취해 겨우 보낸 메시지. 그래, 천송이도 인정하는 마성의 도자기. 그 아름다운 도자기를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가자, 이천으로!미적 호기심에 이끌려 도자기 세계로의 여행을 결정했지만, 경기도 이천이라는 곳이 대구에서 그리 쉽게 가지는 곳이 아니다. 상경은 출세를 위해서만 하는 게 아니었던가.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상경하게 될 줄이야. 장장 3시간동안 울렁이는 고속버스 안에서 도자기에 대한 사랑이 식지 않도록 마음을 빚어야 할 것이다.이번 여행의 주제는 ‘미적 탐구’, 그를 위해 여행 경비를 철저하게 아끼도록 하자. 돌아오는 길에 사랑스러운 도자기 하나씩을 품어오고 싶다면, 다리를 고생시키든 배를 굶주리든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예술은 배고픈 것이라고 한다. 눈이 행복하면 하루쯤 배고파도 괜찮지 않을까.이천종합터미널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관고전통시장이 있다. 관고전통시장을 지나 큰 대로변으로 나오면…
맑은 물, 푸른 산, 쪽빛 바다. 거제를 표현하는 데 이 세 가지는 필수 요소다. 유려한 자연경관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블루 시티 거제로 함께 떠나보자.거제는 대구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다. 2011년 대구 동부와 거제 간 버스 노선이 개통된 덕분이다. 비수기라 긴 배차시간 탓에 한 시간을 기다려 56번 버스를 탔고 학동 삼거리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학동 삼거리에서 410번을 타고 해금강에 도착했다.해금강도 식후경. 주변에 식당이 많이 있기 때문에 식사를 쉽게 할 수 있다. 참기름이 맛을 더하는 고소한 회덮밥은 같이 나오는 생선매운탕 덕분에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회덮밥도 있지만 거제 8미 중 하나로 유명한 멍게·성게 비빔밥도 인기 메뉴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만원을 내고 식당을 나서면서 바로 해금강 유람선 선착장으로 걸어갔다. 유람선을 타지 않아도 해금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해금강은 거제 남동쪽에 불쑥 튀어나온 갈곶(乫串) 끝에서 떨어져 나간 한 덩어리의 돌섬으로, 빼어난 자연경관 덕분에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되었다. 실제로도 해금강 자체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서쪽에서 만난 유쾌한 잉여들지난 8, 9일 양일간 서문에서 축제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국의 청년 사회적 기업가들이 ‘모두가 지역을 떠날 때 지역에 남아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강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북대의 밴드공연, 대구지역 청년 문화예술가들과 외국인들이 함께하는 벽화그리기, 위안부 역사관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프로젝트 ‘길빅 프로젝트’같은 참여형 축제 Hey! Throw the D’art!, 또한 지역 청년 음악가들과 자립예술가 한받(야마가타 트윅스터)이 함께 펼치는 콘서트 세상의 뒤뜰을 노래하다? 우리, 그대로의 쓸모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의 강성규씨는 “이런 행사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사회적 대안의 모델이 확산되는 그런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대표 박성익 씨와 antifreeze 대표 신윤호 씨를 통해 이번 서문축제 ‘유쾌한 잉여’-서문, 먼데?의 기획의도를 들어봤다● 서문, 동문, 정문, 쪽문은 비슷한 동지들이다. 학생들이 발길이 잦고 시끌벅적한 북문과는 달리 조용하고 오랜 세월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동지이다. 그런데 이 조용하기만 했던 동문과 서
우리지역 전공,‘로컬임팩트학’개론금요일 늦은 밤, 서문의 ‘어색하지 않은 창고’에는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바로 ‘로컬임팩트학’ 개론을 강의하러온 사회적 기업가들과, 그것을 수강하러 온 학생들이었다. 교수(?)님들과 학생들은 처음 만난 사이일텐데도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로컬임팩트학이란 지역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안 경제,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모색하는 것이다. 춘천, 금산, 인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대안적 문화공간을 꾸리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수강해보았다●▲왼쪽부터 박은영 씨, 민지홍 씨, 조한솔 씨, 정윤호 씨로컬임팩트학 개론 Talk Talk Talk!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되던 로컬임팩트학 개론 2부는 토크 콘서트로 진행됐다. 참석자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집중력과 열정은 서문을 뜨겁게 달궜다. 예정된 강연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참 참석자들은 지친 기색 없이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오히려 더 만족스럽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열정은 우리를 조금 더 가깝게 했다. 일상이 곧 여행이라는 생각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한 남학생은 박은영 대표에게 “여행을 하면서 이루고픈
두 발로 걷고, 버스를 타는 여행만 하다 보면 그 방식에 질려 버릴지도 모른다. 창원은 자칭 ‘자전거 특별시’다. 창원의 공영 자전거인 ‘누비자’를 타고 창원을 누벼보자. 단돈 천 원만 내면 두 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누비자는 창원 시내 전역의 230여 개 무인 대여소에서 이용할 수 있다(단, 대여시간이 2시간을 초과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하니 명심할 것!). 창원중앙역에서 내려 정문으로 나서면 무인 대여소가 있는데, 휴대폰 결제를 이용하면 편하다. 이때 디스플레이의 대여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필히 어떤 자전거를 탈지 선택한다. 무인 대여소의 자전거는 저마다 상태가 다르고 간혹 불량인 것도 있으므로 반드시 선 점검, 후 결제를 할 것!잘 빠진 자전거를 골랐다면 오늘 하루 당신의 발이 되어 줄 그의 안장이라도 쓰다듬어 주자. 자전거를 타고 창원대학교 캠퍼스를 가로질러 정문으로 나온다. 캠퍼스 밖에서 바로 보이는 왼편 길로 들어선다. 시작부터 경사가 높아서 힘이 빠질 수 있으나 걱정 마시라. 이만한 급경사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평소 본인 허벅지의 근력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내려서 끌고 가도 무방하다. 자전거 여행은 기어를 느슨하게 풀고 천천히 달리는 것
작아 보이는 장거살롱은 놀랍게도 3층까지 있다. 1층에는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과 자전거 작업실이 있고 지하로 내려가게 되면 목공 작업실 하나가 또 나온다. 2층에는 예술가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과 추후 주민목공소로 활용되는 공간이 또 야외에 마련되어 있다. 3층은 바비큐 파티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대여가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설명만으로는 뭘 하는 곳인지 모를 수 있다. ‘도대체 여기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대답은 장거살롱이라는 이름에 있다. 목공을 담당하고 있는 최현석씨가 설명을 이어갔다. 일제시대 때 대구역은 수탈의 근거지였다. 대구 최초에 근대식 공간이 있던 곳이기도 해서 주변에 다방이 많았다. 전쟁 때 피난 온 조지훈, 이중섭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다방에서 차를 마시면서 예술을 논하고 삶을 논했었다고 한다. 주변에 일본인들이 주로 살다가 광복 후에 미군부대에서 나온 공구 같은 것을 판매하면서 공구거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북성로는 서울의 문래동과 같이 도면만 있으면 탱크도, 총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일들을 회상하면서 다방과 기술자, 예술가들을 복합적으로 상징할 수 있는 공
우리 모두 방학 숙제를 하러, 혹은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문화예술회관’에 가본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그 이름 문화예술회관. 그러나 성인이 된 후로 그곳에서 ‘문화예술’을 즐겨 본 사람이 있는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706버스를 타고 문화예술회관으로 가보자. 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하는 대구아트페스티벌은 매해 2만 명이 넘게 다녀간 대구지역 대표 가을 미술축제다. 각양각색 선물세트 같은 ‘대구아트페스티벌 2013’으로 떠나보자●최근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명절에 맛있는 음식을 과식해 배가 빵빵히 부른 아이 같다. 292명의 작가들의 작품과 가을의 문화잔치를 찾은 수많은 관람객들 때문이다. 올해로 3회 째를 맞는 ‘대구아트페스티벌2013’이 바로 즐거운 명절이다.‘대구아트페스티벌2013’은 시민들이 작품을 전시해 축제의 한 주체로 참여함으로써 대중과 미술의 거리감을 좁히고자 하는 전시다. 1층과 2층에 걸쳐 마련된 1~11전시실에는 작가의 신청을 받아, 심사에 의해 최종 선정된 180여 명 작가의 작품을 1, 2부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또 9일부터 12일까지 특별전으로 유명작가 112인을 초대해 ‘감성의 공유’를 테마로 전시를 진행했
정관호 씨는 계명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해, 2001년 봉산문화거리 2인 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대구의 작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여한 대구아트페스티벌에 참여한 그의 작품세계와 대구아트페스티벌에 대해 물어봤다.Q. 대구의 작가로서 대구아트페스티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대구아트페스티벌은 아마추어작가든 프로작가든 높고 낮음의 격이 없는 행사입니다. 작가들만의 소통이 대구 시민과의 소통으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대구아트페스티벌은 대구에서 활동하는 미술작가들이 한데 어우러져 선보이는 아트페어입니다. 한 곳에서 이렇게 많은 작품을 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최근 미술의 동향을 알 수 있어 매우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며, 가족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또한 취미로 그림을 그리시다가 전문 화가로 자리 매김하는데도 괜찮은 행사이기도 합니다.한 번의 전시를 하기 위해 작가들이 1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서 이룬 작가들의 결과인 만큼, 작품을 감상할 때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보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Q. 이번에 출품하신 ‘숲속물고기’는 어떤 작품인가요?“숲속물고기는 가상의 동물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