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학문의 요람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대학은 고대사회에서 한 명의 스승을 따라다니며 배움을 갈구하던 것과는 다른 형태로 배움이 이루어진다. 지금의 대학은, 특히나 경북대학교처럼 규모가 있는 국립대학의 경우 그 자체로 작은 사회가 된다. 학생들은 대학이라는 공간 안에서 생활하고 살아가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생각한다. 이 사회는 학생인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는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학교는 이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학평의회의 구성이나 공간비용채산제의 실행은 조금 안타깝다. 대학평의회는 대학 내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의 중요한 사항들에 대해 학생들과 대학 구성원들이 이를 견제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정당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학생회의 부재로 학생들이 대학평의원회의 구성에 관해 잘 알 수 없었고, 그만큼 평의원회에서 학생들의 입지도 꽤나 좁아진 채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공간비용채산제의 경우 학교 학생들의 실질적인 생활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 단순하게 학생 수대로 공간을 배분하는 단순한 산수 끝에, 학생들은 오히려 새로운 공간을 찾아 공강 시간 동안 떠돌아다닐 위험에 마주하게 되었다. 하루빨리 공간 분배에 관한 새로운 대책이 마련되면 좋겠다. 

대학 사회에서 학생회는 학생들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학생회 운영 속에서 출범한 이번 학생회는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며 학생회 활동을 알리고,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늘품 운동도 그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조금 더 다양한 경로에서 소통함으로써 학생들의 실제적 요구와 필요가 학생회의 이후 활동에 반영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학생들 또한 적극적으로, 그리고 정당하게 의견을 내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학생이라면 또 자신의 자리에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매번 시험기간이 지나고 나면 학교 관련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에는 소위 ‘컨닝 썰’이 들려온다. 자신이 강의실에서 본 학생의 부당한 행위들이 속속들이 고발된다. 사회적으로 ‘어른’의 지위를 주장하는 대학생들이 요행을 통해 시험을 치고자 하는 모습이 씁쓸하다. 적어도 우리 학생들은 각자가 노력한 만큼의 성적을 받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은 물론, 학교 측에서도 적절한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부당한 행위를 한 사람들 때문에 올바른 행동을 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5월은 흔히들 ‘과제의 달’이라고 부른다. 중간고사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학생들은 다시 과제의 늪에 빠져있다. 그렇지만 짧은 좋은 날들을 만끽하고, 오랜만에 찾아온 것만 같은 축제도 신나게 보내는 5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정원

(사범대 국어교육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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