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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업 중도 포기자를 위한 변명

수도권 집중, 지방 공동화, 지역 인재유출. 군부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국사회를 표현하는 구절들이다. 1960-70년대의 무작정 상경이 목적 의식적인 상경으로 변모한 80년대 강남 3구는 5공의 티케이(TK) 탄생과 긴밀하게 결합한다. 그것이 세대를 넘어 일상화된 풍경으로 고착화한 결과가 지역 인재유출, 지방 공동화, 수도권 집중 현상이다. 대구권 대학생의 학업 중도 포기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또 나왔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경북대 877, 영남대 1071, 계명대 1321, 대구대 1400명의 학생이 학업을 포기했다. 10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얘기다. 흔히 반수나 재수로 표현되는 신분변동이 낯설지 않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점은 학업 중도 포기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정시합격자이며, 학종출신의 포기비율은 정시합격자의 31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후자는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문제의식으로 무장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수능과 단 1점으로 떨어진 자들의 분노와 절망이 중도포기와 연결돼 있다.

재수의 길이 아닌 다른 선택지는 편입학을 통한 대구 탈출이다. ‘인서울로 회자되는 서울행 열차에 올라타는 것이다. 한 세대 전에는 비교하는 것조차 쑥스러웠던 서울의 “3류대학편입학을 위해 경북대 학생증을 자진 반납하는 놀라운 행태! 이런 풍조는 이웃 나라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동경대나 동경에 자리한 대학으로 오사카나 경도 지역의 대학생들이 옮겨가는 것이 다반사라 한다. 수도권 블랙홀이 두 나라 거악의 근원인 셈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자유로운 전과제도, 다양한 복수-연계-융합 전공의 개설과 운용으로 중도 이탈자를 최소화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국립 경북대의 조직 특성상 그것은 공염불에 가깝다. 위인설관(爲人設官)으로 만들어진 전공과 학과의 벽이 은산철벽(銀山鐵壁)으로 높은 마당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절실한 전공과 학과 및 단과대학 개설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근자에 경북대를 떠들썩하게 만든 계약학과 신설을 둘러싼 논란을 돌이켜 보라.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된 권력과 부와 욕망과 일자리와 매력적인 문화예술 공연과 제반시설이 상황을 악화시킨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재벌 대기업과 공기업 상당수가 수도권에 포진하고 있다. 얼마 전 SK하이닉스 구미 유치가 무산된 예가 대표적이다. 자본과 물류, 인적자원이 고도로 밀집된 수도권의 위력이 여타 지역을 압도한다. 더욱이 민선시장과 도지사들은 정치적 야망에만 사로잡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이지 않다.

우리는 학업 중도 포기자를 나무랄 수 없다. 오히려 거기서 문제해결의 단서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광속의 시간대인 21세기에도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적-문화적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하는 낙후한 정치문화. 대학의 존재이유와 목적에 어긋난 엉터리 대학들, 목전의 이해관계에 사로잡힌 교수집단, 역사의식과 장기적인 안목 없는 총장들... 이런 까닭에 중도 포기자들은 보내고, 남아있는 학생들에게 최선의 교육과 미래전망과 장쾌한 기획을 제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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