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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돼지를 통해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다

- ‘2019 올해의 청년작가’ 중 한 명, 안효찬 작가(대학원 미술 17)

자신의 작품인 생산적 미완#2’를 가리키고 있는 안효찬 작가. 그의 많은 작품에서 돼지는 사람들의 발밑에 깔려있다.



지난 3월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019 올해의 청년작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선정된 5명의 작가들은 3D 프린터를 이용하거나, 설치미술을 통해 생명체의 생존 본능을 주제로 표현하는 등 다양한 개성을 뽐냈다. 그 중 본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안효찬 작가(대학원 미술 17)의 작품에는 돼지가 빠지지 않는다. 안 작가는 돼지를 통해 인간 문명에게 착취당하는 자연을 표현해왔다. 지난달 28일 안 작가를 만나 청년, 그리고 지역 작가로서의 생각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2016년도에 본교를 졸업해 가창창작스튜디오, 경기창작센터, 그리고 화이트블럭 레지던시를 거쳐 올해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본교 대학원에서 조소 공부도 하고 있다.

 

Q. 청년작가에 선정된 소감은 어떤가?

 

A.‘올해의 청년작가 전시전은 수준 있는 전시라고 생각했고, 매년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대구에서 활동한 기간이 오래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Q. 예술계에 종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중학교에 다닐 때까지 운동선수를 했으나 중학교 3학년 때 대회를 앞두고 큰 부상을 입었다. 운동을 할 수 없으니 어떤 걸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했다. 그러다 취미로 하던 미술을 하기로 하고 포항예고에 진학했고, 다양한 장르의 미술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림도 매력이 있었지만, 고등학교에 오자마자 해본 흙 조소에 관심이 많이 갔다. 입체로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Q. 주로 어떤 작품을 만드는가?

 

A. 시멘트, 철근, 오브제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입체 작업을 하고 있다. 돼지라는 형태를 지지대 삼아 무엇인가를 짓고 있는 건설 현장, 그리고 그 안에 구성 요소를 담당하는 오브제들이 표현되어 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의 본질과, 탐욕과 욕망,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 내가 바라보는 시선은 이처럼 굉장히 모순된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이러한 것들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은유적으로 동물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돼지의 형태와 함께 대칭을 이루고 있는, 짓고 자르고 재단하고 부수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은 내가 바라본, 혹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두 가지의 요소가 하나의 조각의 구조를 이루면서 사회의 또 다른 이면 혹은 모순들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

 

Q. 가장 마음에 드는 본인의 작품 혹은 전시는 무엇인가?

 

A. 2017년 경기창작센터에서 작업한 우리안의 우리-state’라는 작품이다. 그 전 작품까지는 알록달록한 돼지 형태의 작업이었다면,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실제 돼지를 캐스팅하며 작업을 이어나갔다. 1년 동안 구상 끝에 한 작품이 나왔으며, 앞으로의 작업 활동에 있어서 또 다른 진행과정이 나온 작품이다. 지금은 경기도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Q. 다수의 전시전, 아트페어 등을 통해 짧지만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A. 졸업 후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서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모든 공모전에 지원하며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전공으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런 걸 살리고 싶은 오기가 발동하기도 했다. 특정 전시에 참가하거나 레지던스에 들어간다는 목표보다는 작품으로 표현한 것을 최대한 많은 관객이 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활동했다. 또 학부생 때 전시전이나 아트페어에 참가해본 경험도 많은 힘이 됐다.

 

Q. 아트페어는 예술가에게 어떤 의미인가?

 

A. 학부생때 처음 아트페어를 나가봤다. 또 지금도 간간이 아트페어에 나가고 있다. 전시라는 개념보다는, 대중과 작품이 가장 쉽게 소통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아트페어 자체에서 예술가는 수입이 발생하고, 구매자들은 선호하는 작품을 찾을 수 있으니 서로 좋다.

 

Q.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표현은 너무 진부하다. 다만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특정한 주제의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내가 느낀 것들이면 그만이다. 이런 점에서 예술은 우리 삶에 녹아들어있다.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예술가는 예술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공유하는 역할을 맡는다.

 

Q.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무엇인가?

 

A. 작품에 진정성을 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공간에서 전시하고 많은 관객들과 소통할 것이다. 다가오는 올해의 청년작가전에서도 똑같은 주제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Q. 본교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성실하게, 많이 도전해보셨으면 좋겠다. 갓 졸업한 대학생, 특히 예술대학은 진로가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작가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본인의 가치를 스스로 높이는 일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9 올해의 청년작가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매년 대구·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만 25~40세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 심사를 통해 올해의 청년작가를 선정한다. 올해의 청년작가에 선정된 작가들은 창작지원금 500만원과 도록 제작 등의 지원을 받는다. 2019 올해의 청년작가전은 오는 103~112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광희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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